이 책은 제목에 반해 내용은 펼쳐보지도 않고 바로 구매했다

지난해 가을에 사놓고 몇 페이지정도 읽다가 꽤 오랜시간을 방치해 뒀다

사실 앞부분은 살짝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다

글을 읽으면서 여행을 떠났다는 설렘보다 생선의 과연 이 선택이 옳은 것일까 하는 불안감이 더 크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마음만이라도 떠나보내고 싶다는 대리만족을 느끼기 힘들 것 같아 덮어버렸던 책을 며칠 전 책장에서 발견하고 처음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장 한장 페이지를 새로 넘길 때마다 불안함 자체도 여행의 매력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생선이라는 비릿한 이름을 가진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글이 충분히 감성적이고 부드러워 맘편히 읽을 수 있었다

가끔씩 외로움에 불안함에 과거에 현재에 미래에 흔들리는 저자의 모습이 인간적으로 다가왔고, 시간이 지날수록 여행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 느껴졌다

어쩌면 떠나지 않았지만 조금은 떠난 사람의 마음을 알게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남들이 깊어지고 있을지 몰라도 너는 지금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는 작가의 친구가 한 말에 가슴이 두근거렸고, 유명관광지를 포기하고 얻은 게스트 하우스 주인 아주머니의 따뜻한 마음에 '이 사람 정말 매력적인 여행을 하고 돌아왔구나'란 생각을 했다

다만 너무 자주 등장해 어지럽고 조잡하게 느껴졌던 물방울 패턴이 거슬렸다

어떤 페이지는 사진 위를 물방울 무늬가 덮고 있기도 했는데

디자인이 글과 사진을 방해하는 것 같아 아쉽다

겉모습은 미중년, 그러나 속은 아줌마 처럼 매일 뭘 먹을지 고민하는 카케이 변호사와

귀여운 헤어 디자이너 켄지~

외모도 성격도 정대인 이 언발란스한 그래서 귀여운 게이 커플(?)이라긴 부담스런 아저씨 커플의 이야기는 소박하다.

사실 보이즈 러브는 별로 취향이 아니지만 앤티크를 높이 평가하는 데다가 요리 만화를 좋아하는 탓에 읽기로 했다.

결로은!!

2편도 읽어야지!!

게이 커플의 이야기지만 결코 치근덕거리지 않는다.

오히려 더 깔끔하고 헛헛하달까...

그래서 요리의 내용도 기죽지 않고 자연스레 버무려져 있다.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도 독특해서 요리라는 일관된 주제가 결코 지루하지 않다.

무엇보다 맘에 든 건 겉표지...

지나치게 만화스럽지 않아서 좋다

만화라고 하면 무조건 원색에 형형색색을 강조하려는 책과 달리 아이보리톤의 표지 이미지는 따뜻하다.

얼핏 보니 2권이 얼마전에 나왔던데 읽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