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석의 글은 맛있다.

어려운 글이든 쉬운 글이든 좋아하는 내용이든 싫어하는 내용이든 읽고본다.

그가 선택하는 단어 하나하나와 문장은 참 신선하다.

같은 내용을 이런 단어로 표현하다니... 하는 재미있는 요소를 그의 글에서는 쉽게 볼 수 있다.

코드 훔치기를 이제서야 일기 시작했다는 데에 대해 좀 늦은 감을 느끼긴 하지만 다양한 주제에 대한 그의 글을 읽는 즐거움이 있다.

물론 그의 시각에 대해서는 모두 긍정 또는 부정할 수는 없지만...

모처럼 지식과 더불어 맛깔나는 문장을 대접받은 것 같다.

정말 대단한 반전이 있다고 해서 망설임 없이 집어든 책이다.

표지와 제목이 내용과 상관 없다는 것은 익히 들었고 각종 추리상을 수상한 것을 보면서 얼마나 흥미진진한지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내용은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그 사건과 관련된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그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는 것이다.

과연 추리소설의 전형적인 틀을 벗어나지 않은 정직한 형식과 내용을 지닌 책이었다.

그리고 모두가 경악했던 그 반전...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지만 읽으면서 어찌나 믿을 수 없다며 앞장을 다시 뒤적였는지...

이 책을 읽은 모든 독자들이 이 반전에 놀라워 하는 것은 단 하나다.

내용의 반전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무리 앞부분을 다시 읽고 또 읽어도 내용은 변하는 것이 없다.

단지 그 내용을 감싸고 있던 그 무엇이 정말 읽으면서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허를 찔린 곳이기에 놀라는 것이다.

읽고나서 보니 이 반전을 눈치채고 읽었다면 내용을 상상하며 읽기 힘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런 반전을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보지만 말이다.

그 자체만으로 저자가 얼마나 문장 표현력과 치밀함을 가졌는지 알 수 있다.

결국 반전을 대입해 다시 읽어도 전혀 문제가 없는 내용이니 말이다.

아무튼 이렇게 새로운 전개의 추리소설을 경험했다는 것은 고맙고도 재미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