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기는 인생도 괜찮다 -

단국대학교 영문학과 교수이자, 시인, 문화평론가인 저자 오민석.
쭉 모범생이었던 그는 고등학생때 난생처음 공부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그가 찾고자 하는 해답을 책에서 찾으려고 했다.
그 일탈로 그는 대학을 재수하였지만 책 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알게 되었고, 해답도 찾았다.
그런 그가 말하는 '개기는 인생'이란 무엇일까?
책 제목에서 풍기는 '개기는 인생'은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개기는 인생'이라는 냄새가 물씬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개기는 인생을 과연 괜찮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런 삶을 살아도 된다는 것인가?
내가 생각하는 인생은,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 수는 없다.
하기 싫다고 개기는 건 옳은 일이 아니다.
하기 싫어도 하면서 사는것이다.

그의 책을 천천히 드려다보았다.
그가 말하는 '개기는 인생'이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다름을 알았다.
무작정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개기는 것이 아니라, 남들처럼 똑같이 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과 경쟁하며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살 필요는 없다.
스펙을 쌓아 대기업에 취업하려는 건 사회적 인지도가 높고 연봉이 많기 때문, 공기업에 들어가고 싶은건 대우가 좋고 직업의 안전성이 있기 때문, 공무원이 되고 싶은건 은퇴 후의 연금때문.
이것이 내가 진짜 바라는 삶인가? 그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우리들은 끊임없이 보여주는 삶을 산다. 
외모를 꾸미고 내가 알고 있는 것을 과시하며 타인들을 의식하며 산다.
이런 '보여주기' 삶을 저자는 소비적이라 이야기한다..
보여줄수록 점점 보여줄것이 줄어들고, 더이상 보여줄것이 없을때 열등감을 느낀다.
한국 사회에서 타인을 의식하지 않으며 살아가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우리 사회가 그렇다.
하지만 우리는 보여주는 삶보다는 보는 삶을 살아야한다.
'보기' 는 수많은 자료와 정보를 수집하여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그런 삶은 우리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우리를 성숙하게 만든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은 다양하다.
커다랗고 넓은 도로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길이 하나만 있다는 생각은 위험하고 어리석은 것이다.
시야를 바꾸면 다른 세상이 보인다.
골목도 있고, 계단도 있고, 시골길도 있다.
저자가 말하는 것이 이것인것 같다.
남들이 하는데로 그저 따라갈것이 아니라,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나의 길을 찾아 개기면서 나아가는 것.
그렇게 살아도 인생은 괜찮다는 것을... 

 

- 한국의 경제 생태계 -

​

한국의 경제 생태계는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를 자연 생태계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다.
자연 생태계는 통상 생성과 성장, 소멸의 과정을 거친다. 생성되어 성장 과정을 거쳐 소멸하며 그 과정에서 변화하고 진화한다.
이렇듯 우리의 경제도 생성되고 성장의 과정을 거쳐 소멸할 것은 소멸하고 다시 태어날 것은 다시 태어나야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제 생태계는 경제 문제를 생태 구조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분야별로 분석하였다.
가계생태계, 금융생태계, 노동생태계, 기업생태계, 중소기업생태계, 산업생태계, 과학기술생태계, 복지생태계, 인구생태계, 교육생태계, 정책생태계.
지속되는 저성장은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하고, 낮아지는 금리는 가계의 부채를 높이는 현상을 낳고, 사교육은 여성을 일하게 만들고, 일하는 여성에 대한 복지문제는 저출산을 초래하고, 노동인구는 줄어드는데 고령화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고령화에 맞춰 복지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정책은 짧은 임기동안 단기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고, 소멸되어야 할 기업은 정부의 정책으로 소멸되지 않고 좀비 기업으로 남으니 악순환의 반복이다.
처음에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을꺼라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가 안고 있는 한국  경제의 문제는 심각해도 너무 심각했다. 도저히 해결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급성장한 우리 나라의 경제가 무너져내리고 있는 듯 했다.
급하게 빠른 속도로 성장을 하다 보니 채워지고 다져져야 할 것들의 대한 빈틈이 지금에 와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 구멍을 들어내고 있는 느낌이다.
이대로 경제가 흘러가게 내버려둬서는 안된다.
쓰러져가는 한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
기존의 수직적인 정책이 아닌 제대로 작용하고 효율적으로 예산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 그것이 혁신이다.
책은 경제를 환자에 비유하였다.
환자의 기초 체력이 약화되고 체질이 변질되어 더 이상 약의 효과를 볼 수 없는 환자에게 약이 아닌 선순환 구조에 들어갈 수 있는 체질 개선이 필요함을 알리는 것이다.
이대로는 우리가 안고 있는 커다란 과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부터가 시작인 것 같다.
그리고 하나씩 혁신을 해 나가는 것이 한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희망일 것이다.

- 내 이름은 도도-

얼마전 태안에 방문을 했다. 해안 숲길을 걷다 생태해설사께서 이젠 쇠똥구리를 볼수 없다고 했다.
해설사분은 쇠똥구리는 이제 거의 멸종되었다고 말했다. 확실히 멸종이 되었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집에 돌아와서 쇠똥구리를 찾아보았다. 
쇠똥구리는 멸종 위기 2등급이었다.
소똥이 있는 곳에는 내가 보지 못하더라도 당연히 쇠똥구리가 있을꺼라 생각했던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그리고 나는 '내 이름은 도도'라는 책을 만났다.
한 동물이 지구상에서 이토록 빨리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믿어지지 않는 사실을 만들어 낸 것이 인간이라는 사실에 공포가 느껴졌다.
지구에서 가장 잔인한 동물이 인간이라고 하지만, 얼마나 잔인하길래 이토록 쉽게 한 종을 멸종시킬수 있는 것일까...
모리셔스, 평화로운 섬에 천적없이 살던 도도새는 단백질 보충을 위해 선원들에게 잡혀 먹혔다. 천적이 없던 도도새는 날개가 퇴화되어 날지를 못했고 빨리 달릴수도 없었으므로 쉽게 잡을 수 있는 새였던 것이다. 재미로 잡고, 먹기 위해 잡고, 그 결과 도도새는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존경의 표시로 마오리 원주민이 모자에 꽂아 준 후이아의 꽁지깃이 후이아를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들었다. 아름다운 깃털을 보고 유럽에서는 모자에 후이아의 깃털을 다는 것이 유행이 되어 한 마리도 남기지 않고 후이아를 모두 잡은 것이다.
아름다워 보이고 싶은 욕망이, 유행에 뒤쳐지기 싫은 마음이 한 종의 새를 모두 없애버린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작고 일본에서만 살았던 일본늑대.
신사까지 지어 자연의 법칙을 집행하는 신이라 여겨졌던 일본늑대는 '양 도둑'으로 낙인 찍혀 몰살되고 만다.
모든 생명을 존중하던 아이누족은 같은 인간에게 가장 잔인한 대우를 받으며 그들이 살고 있던 곳에서 내쫓기고 박해를 받는다.  척박한 황무지인 '급여지'로 쫓겨난 아이누족은 생존의 위협을 느꼈다. 아이누족을 내쫓은 야마토족은 늑대 무리의 서식지도 점점 차지하게 되고, 자신의 서식지에서 밀려난 일본늑대에게는 급여지 조차도 주지 않았다. 결국 일본늑대는 가축들을 덮치게 되고 그로 인해 '양 도둑'이라는 낙인이 찍혀 포상금이 걸리게 된다.
일본 늑대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100년도 되지 않아 숲의 면적이 현저히 줄어들고, 사슴이 늘어나게 되자 그때서야 인간은 늑대를 외국에서 수입하자는 말을 하게 된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어둠과 공포를 느껴졌다. 지금 지구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것도 모두 인간들이 만들어낸 결과고, 지구상에서 사라진 동물들 역시 모두 인간들이 한 일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어디까지 할수 있는걸까? 
자신의 욕망만 채울수 있다면 사라지는 동물들쯤은 아무것도 아닌것일까?
먹먹한 마음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