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게이에 대한 편견이 꽤나 있었다. 과연 저들은 남자도 여자도 아닌 외계인일까 하는 생각도 있었고 왜 그들을 힘든 길을 선택했을까 하는 고민도 해보았다. 이 한권의 책으로 남자와 여자사이에 있는 중성적인 세계의 사람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저자인 황의건 씨는 어떻게 보면 순탄한 길을 걸어오는 도중에 자신의 성정체성을 알게 되고 게이의 길을 선택한 사람이다. 또한 그 와중에 많은 고통과 힘든 나날이 있었겠지만 이렇게 책까지 쓰면서 자신의 소신대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다. 홍석천 사태를 보면서 많이 씁쓸하고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이 책 한권으로 게이의 세계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저자는 10년간 게이로 살아가면서 게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그들의 언어와 문화에 대해서 확실히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책 중간 중간에 게이의 스타일이라든지 게이의 문화, 습성, 태도 등 게이와 일반 스트레이트와의 차이점을 잘 부각시켜서 설명해 주고 있다. 가끔 그도 구분을 못할 정도로 게이와 일반 사람과의 차이가 적어졌음을 인정하고 있다.

 이 저자는 우리나라에도 적어도 200만 명 내외의 게이가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솔직히 놀랄만한 숫자인거 같다. 주변에 보이는 사람 중에서 몇 명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인데 더 이상의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은 삼가 해야 할 거 같다. 게이에 대해서 알고 싶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볼만 한 좋은 지침서인거 같다.

 역사에 관련된 책들을 많이 읽어봤지만 대부분 로마시대나 중국의 장대한 역사에 관한 책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 면에서 힐러리맨틀의 장편소설인 울프홀은 좀 더 색다르고 특이한 역사책으로 인식될 수 있을 듯싶다. 특히 이 책의 배경무대인 헨리8세와 앤불린 시대는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기간인 듯싶다.

 주인공인 토머스 크롬웰은 미천한 태생이지만 결국 한 국가의 정점까지 이르게 되고 그 과정 속에서 무수히 많은 권력다툼을 겪게 된다. 어떤 면에서 이 책은 크롬웰을 위한 책은 아니다. 인간 본성에 관한 책이고 특히 권력이라는 마약과 같은 특성을 다룬 다소 무거운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이유는 흥미진진한 구도와 다양한 인물들에 대한 묘사, 그리고 어떻게 보면 몰입력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인 듯싶다.

 비록 토머스는 나중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지만 한 인간의 권력에 대한 욕망은 사라지지 않은 듯싶다. 그 누구도 권력을 놓치고 싶지 않고 한번 얻은 권력을 상실했을 때의 허무감은 이루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현대의 정치와 많은 유사점을 가지는 거 같다.

 생각보다 책이 두꺼웠고 분량도 많아서 만만치는 않았다. 하지만 힐러리맨틀이 독자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권력과 인간과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거 같았다. 그렇게 머릿속에 많은 내용이 남아 있지는 않지만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서 보여 지는 권력에 대한 높은 통찰은 확실하게 남아있는 거 같다. 좀 더 읽게 된다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을듯 싶다.

 이 책은 철학과를 나오신 현직 강사님이 지난 강의동안 학생들과 많이 논의된 이야기들에 관한 책이다. 실제로 대학교에서 철학이라는 강의를 들어본 적은 있지만 거의 이해를 하지 못하고 넘어간 적이 있었다. 다행히 이 책은 좀 더 쉽게 철학에 대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잘 펼친 책이라고 생각된다.
 
 여러 가지 부수 주제들이 차례에 나와 있다. 정체성이라든지 자유, 지혜, 죽음, 질서, 동일성 등등 실증적이면서 다소 이론적인 단어들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책에서 말하는 핵심은 우리나라를 예로 들면 수십 년간 경제성장이라는 목표아래에서 인문학이나 철학과 같은 사색이 필요한 학문에 대한 관심을 경제와 경영, 과학 등으로 집중해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지만 자기정체성의 부실로 인한 최근의 자살이나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일종의 비판의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거 같다.

 저자는 수단과 목적을 잘 구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젊은이들의 목표가 단순하게 돈이고 여자들이 원하는 남편으로 돈 많고 좋은 직장 다니는 사람으로 단순화하는 논의 원인으로 인문학의 부재와 정체성의 상실로 말하고 있고 다양한 성인들의 말과 여유, 용서, 인정 등을 통해서 개개인의 인격을 발전해야 한다는 논리를 주장하고 있다.

 솔직히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내용을 100%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왠지 이 책이 지금까지의 삶을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여유를 주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물질적인 만족은 없지만 정신적인 만족을 원한다면 이런 인문학 책이 도움이 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