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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탑 115페이지
이 상황을 빠져나갈 묘안이 없을까 잿빛 뇌세포를 헤집어 보았지만, 알몸으로 바람을 맞는 자신의 모습만 떠오를 뿐이었다. 할아버지의 유품인 코트 주머니를 뒤적여 봤지만, 나온 건 귤껍질 하나. 급기야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자, 길 위에 마른 개똥이 덩그러니 떨어져 있어서 일단은 지푸라기 대신 개똥을 움켜쥐었다. 나 스스로도 대체 그걸로 어쩔 셈이었는지 이해가 안간다. 매서운 12월 한밤중, 머리 위에는 찬란하게 빛나는 오리온, 뇌에는 솟구치는 아드레날린, 뺨에는 구슬 같은 땀방울, 입술에는 얼룩말의 미소, 오른손에는 귤껍질, 왼손에는 개똥.
: 이 부분을 읽고 터져나오는 웃음을 어쩔 줄 몰라 주변을 놀라게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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