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 일어난 비극적 사건의 결말. 그 숨가쁜 복수의 행적.
저자 정유정 - 내 심장을 쏴라라는 작품을 통해 꽤 실력있는 작가이구나 라 생각했던 작가.
며칠동안 여름을 이겨낼 책을 고르던 중 정유정이라는 작가라는 것만 믿고 샀던 책. 물론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책중에서 고른 책이다. 역시나 책선택은 항상 어렵다. 어렵게 어렵게 고른 책이 실망을 안겨주면 그 좌절이란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
하지만, 이 책은 아줄 잘 고른 편에 속한다. 내 심장을 쏴라에서 보여주었던 작가적 상상력과 필력이 나를 사로잡았고 길고긴 분량의 소설이지만 그 속 짜임새가 이 책을 쓰기위해 작가가 얼마나 많은 공을 기울였는지 한눈에 보였기 때문이리라.
7년의 밤은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구성으로 씌여있다. 각각 등장인물의 시점을 오가면서 서술해 놓아 읽어가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이런 복잡한 이야기를 기술해나가는 방식으로 이런 서술 시점을 도입하는 것은 독자로 하여금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빠른속도로 사건을 진행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7년전의 밤. 그 사건이 발생한 배경과 그 사건을 중심으로 나타난 인물들의 묘사가 기가막히게 적절한 표현으로 잘 어우러진 한편의 추리소설 같은 이미지 마저 남는다고 해야할까... 세령마을을 중심으로 한 소녀의 죽음으로 인해 일어나는 복수와 한 아이를 지키고자 하는 아버지의 처절한 몸부림. 그 사건의 전말이 점차 들어나며 느끼는 긴장감과 하나하나 밝혀지는 사실들을 추적해나가며 진실에 다가서는 추리소설적 느낌. 이러한 부분부분들이 합쳐 독자들로 하여금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장잠이 있는 소설이라 하겠다.
중강 중간 묘사되는 배경이나 인물의 심리, 리얼리티가 모여서 전체적인 이야기에 독자들을 끌어들여 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강하고 묘한 흡입력이 이 소설의 강점이라 할 수 있겠다. 500페이지를 넘는 분량의 소설이 지루하지 않게 느껴지는건 중간 중간 묘사되는 표현들이 참신해서 읽는 내내 즐겁게 만들어준 작품으로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중간에 싸우는 장면이라던가 수몰되어가는 과정을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너무 장황하게 설명해서 그런지 약간 지루함을 감출 수 없었다. 곧 영화화가 될꺼라는 이야기를 얼핏 넷상에서 본듯한데, 영화화가 어떻게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소설적 심리묘사나 사건을 추리해나가는 주인공의 표현등이 이 소설의 압권이라 이런것들을 영화가 어떻게 담아낼런지가 성공의 관건이라 하겠다. 모처럼 한여름 싹 잊게 해줄만한 소설을 찾은듯 해서 개인적으로 너무 기뻤으며 이 책을 계기로 다시 책홀릭으로 접어들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까지.....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해 '예스'라고 대답할 수 있기를... 이라고 외치며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을 끝내 지켜낸 부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