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쪽

세상은 이런 식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계속 돌다가 내가 어딜 향해 가는지 알 수 없게 되는게 지금의 세상이다. 이럴 때 나만 멈추면 세상 사람들에게 괴짜 취급을 당한다. 나야 괴짜 취급을 당해도 상관없지만, 아내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일단은 같이 돌고 있다. 분명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빙글빙글 돌고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불만과 불안을 안고 빙글빙글 돌고 있다.

: 이 작가의 적절한 세상사 표현이 눈에 띄어서 발췌해본다. 이 작가의 매력은 표현을 감칠맛이 나게 한다고 해야하나? 표현이 재미있으면서도 공감이 가는 표현이 많이 볼 수 있다.

 

21쪽

무지막지하게 진한 인스턴트 커피는 괴수가 몹시 좋아하는 음식이다.

장난인가 싶을 정도로 다량의 커피 분말을 녹여서 대단히 쓰게 만든 다음, 이번에는 설탕을 듬뿍 집어넣는다. 그렇게 쓴 건지 단 건지 알 수 없는, 진한 스나야마 블렌드가 완성된다. 철야를 마친 입안에 이 커피를 주입하면 혀가 얼얼해지는데, 어떻게 평가해도 이 커피는 독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다. 덧붙여, 철야를 마치고 판단력이 흐려졌을 때가 아니면 무서워서 절대 마실 수 없다.

: 진한 커피 한잔을 마시는 모습과 전날 응급실 당직으로 인해 피곤에 머리가 띵한 상황을 재미있게 표현해주고 있다. 점점 끌린다.

 

32쪽

따라서 이러한 중증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당뇨병 환자의 애로 사항이다. 즉, 식사나 운동지도를 행하는 교육 입원의 의의는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녀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먹지 않으면 떠든다. 교육 입원 환자에게서 종종 볼 수 있는 모습인데, 그들은 결코 움직이지 않는다. 절대 걷지 않는다. 그래서 당뇨병에 걸리는 것이다. 따라서 지도하는 것은 두가지밖에 없다.

먹지마라, 움직여라

이상.

그러나 그녀들은 내 지도 같은 건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내 품평을 하면서 마구 흥분한다. 물론 주먹밥이나 과자 같은 것을 손에 쥐고 말이다.

무심코 거기에 응수하여 "제가 그렇게 인기인입니까?"라고 물으면, "어머, 선생님 너무하시네. 젊은 남자라면 누구라도 상관없어요."라고 대답한다.

과연 합쳐서 2백 년의 세ㅇ월은 겉멋이 아니다.

카르테에 기재했다.

'조기 퇴원'

: 이 책의 이러한 재미있는 표현의 정점이다. 69세 평균연령의 할머니 셋과 이치토의 대화를 통해서 이 작가의 매력에 푹 빠져든다. 거참 여태 글을 쓰지 않고 무얼하다가 이제 나타나셨는지 쿡~

154쪽

"네 친구 토마스는 재능이 있단다. 하지만 현실 감각이 부족해. 그리고 좀 뻔뻔할 필요도 있지. 성공하는 데는 그게 필요하거든." 페르민이 자기 의견을 말했다. "과학자들의 머리란게 대개 좀 그런 편이지. 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알버트 아인슈타인을 보라고. 경이로운 것들을 그렇게 많이 발명했는데도 사람들이 실제적으로 적용시킨 첫번째 것이 원자폭탄이야. 그것도 그의 허락 없이 말야. 게다가, 토마스가 가지고 있는 권투 선수 같은 외모는 학계에서 그를 어렵게 할 거야. 왜냐하면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결정적인 게 선입관이거든."

몰이해와 궁핍으로 고통 받을 게 뻔한 이런 삶으로부터 토마스를 구워나고자, 페르민은 그에게 잠재된 웅변술과 사교성을 연습시키기로 마음먹었다.

"사람은 착한 원숭이처럼, 사회적인 동물로서 친구나 친척을 싸고돌고 그 밖의 인간들에 대해선 기만과 험담을 하곤 하지. 그게 바로 우리들의 윤리적 행동의 본질적 기준이야." 그가 주장했다. "그건 순수하게 생물학적인 거라구."

"그런 건 이제 점점 사라질 거에요."

"가끔씩 넌 참 순진하기도 하구나, 다니엘"

: 페르민을 통해서 저자는 참 많은 철학적 이야기를 하고 있다. ㅋ

저자 - 넬레 노이하우스

법학, 역사학, 독문학을 전공했으며 대학 졸업후에는 광고회사에 근무했고 결혼 후 남편의 사업을 돕는 틈틈이 미스터리를 집필해 자비로 출판했다 한다. 보덴슈타인 반장과 피아 형사 콤비물

 

아~ 이 책 제목이 뭐 참... 할 말이 없게 만드네...

백설공주랑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구만 하기사 책 제목 정하기가 어디 쉬운일인가? 좀 동화와 관련된 이야기겠거니 했건만 그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영미소설인줄 알았건만 독일 작가의 소설이었다.

 

이 형사 콤비 시리즈 물의 4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앞선 작품들은 접하지 못했고 , 여느 영미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콤비의 활약이고, 진행방식은 날짜 형식으로 하루 하루 지나는 방식이고 각각의 주변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방식이다. 이러한 유사한 방식은 많이 있지만 이렇게 한날짜씩 지나가면서 다양한 시각으로 사건을 묘사하는 건 처음 보는 듯하다. 나름 속도감 있는 전개와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종합해놓아 읽는 내내 긴장감을 주는 것 같아 좋았고, 마지막에 던져지는 증거와 단서들은 이 책을 몰입하기에 충분한 동기가 된듯하다.

 

하지만, 뭐랄까 ...

좀 작위적이라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고나 해야할까... 고등학교 시절 짝사랑한 남자를 10년이 넘어 여배우로 성공을 하고 나서도 계속 사랑하고 있는 설정이라던가, 용의자로 잡히는 사람 족족 술술 풀어놓는 범행들은 너무 작위적이라는 듯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고 마지막, 전체적인 범행동기가 나올때 쯤에는 뭐 작위의 절정을 이룬다고 봐야하겠다. 추리물이라고 하기에는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단서들이 너무 없고 마지막에 반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설정해놓은 틀에 껴맞추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한다.

 

사건과 병행하여 보덴슈타인의 아내와의 결별하게되는 사연과 피아의 사생활에 대해서도 진행이 되는데 시리즈라는 점을 감안하면 괜찮은 방법이겠지만,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나로서는 그리 썩 공감이 가지 않는다.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고 나서 마지막 반전에 너무 힘을 준 경향이 없지않아 있다. 억지로 상속과 관련된 불륜을 이끌어낸 점이 약간 미간을 찌푸리게 해던 것 말고는 전형적인 미스터리 물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요새 개인적으로 이러한 미스터리 분야의 이야기로서는 손색이 없지만 무엇을 주장하고 싶은지가 없다. 무언가 처절한 복수라던가... 철두철미한 계산이라던가... 천재적 사건해결이라던가... 무언가 테마가 부족한게 아닌가라는 느낌이든다.(그럼 니가 한번 써봐라~)

 

..........................여기서부터 스포일러가 있으니 읽지 마세요.........................

두 건의 로라와 스테파니(백설공주역을 맡은 매력적인 여자친구)살인사건으로 출소하게 되는 토비아스는 마을로 돌아와

아버지와의 같이 삶을 살아가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의 냉대로 고통받는 나날을 보내다가 에밀리라는 아이의 도움으로 과거

사건의 비밀에 접근하게 된다. 두 형사 콤비의 끈질긴 추적끝에 사건의 전말을 알게된다는 전체적인 내용. 범인은 토비아스의

친구들이 로라를 성추행한 후 당시 마을 유지인 테를린덴의 쌍둥이 멀쩡한 아들을 보고 놀라 자빠져 죽는 사건이고,

스테파니의 사건은 당시 담임선생과의 불륜을 스테파니가 담임의 아내에게 모두 발설하고 말겠다던 협박에 못이겨 저지른

담임의 범행으로 밝혀진다. 하지만, 이 모든 범행의 뒷 배경에는 그 마을 유지였던 테를린덴 가의 상속과 관계가 있으며

당시 담임의 아내와 테를린덴의 불륜 사실이 밝혀지고, 이들의 상속관계의 비밀을 알고 있던 토비아스의 아버지까지 사고사로

죽게되고만다. 토비아스와 두 콤비의 노력으로 모두 밝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