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리산에 자주 가는 편이다. 산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올라가기 힘들어 즐기지는 않는 나이지만 이상하게도 지리산이랑은 인연이 깊다. 2박3일, 3박4일, 1박2일로도 여러번 가봤고 체력이 딸리는 지금은 주로 둘레길을 걸으러 찾아간다. 그렇게 지리산은 나에게 올라야 하고 즐기기 위해 걷는 곳이었지 사람이 사는 터전은 아니었다.

지리산 행복학교는 이런 내 고정관념을 깨뜨려준 책이다. 사실 처음 읽을때는 소설을 기대했다. 학교에 걸맞게 어린 아이들이 나오는.. 하지만 그것도 고정관념이었다는.. 사실을 금방 깨달았다.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끼는 이들이 지리산에 새로운 터전을 잡고 그곳에서 이래저래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다.

도시에 사는 작장인들의 대부분은 아마그런 생각을 한번씩은 해봤을 것이다. 아 떠나고 싶다... 하지만 정작 떠나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사람들은 진짜 떠나서 지리산에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정형화된 삶을 살지 않고 없으면 없는데로 있으면 있는데로 자연스러운 삶을 살아간다. 그런 사람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기 위해 지리산 행복학교를 만들었다. 억지로 무엇을 가르치거나 강제되는 그런 학교가 아니라 서로의 삶을 나눌 수 있는...

이 책은 꽁지작가가 지리산에서 만난 버들치시인, 최도사, 낙장불입시인, 알피엠여사, 강남좌파, 등이 왜 지리산에 내려오게 됬는지 또 어떻게 살아가는지 에피소드를 잡지에 연재한 것을 책으로 묶은 것이다.

 제니퍼 이건의 "깡패단의 방문"은 '소즈 이어 레코드 레이블' 사장인  베니와 습관적으로 남의 물건을 훔치는 도벽을 가지고 있는 그의 비서인 샤샤를 중심으로 인물들이 뻗어나간다. 베니와 고교 밴드 '플레이밍 딜도스'를  같이하던 어릴적 친구들, 그리고 그 친구와의 인연으로 만나게 된 왕년의 록스타 루, 샤샤의 삼촌과 연인이었던 사람들.. 13장 동안  뒤죽박죽인 시간대로로 정신없이 나왔다가 또 어느샌가 들어가 버리고 또 다른 장에서 어느새 슬며시 기어나오곤 한다. 정신없이 살아가던 중 "깡패"인 "시간"의 공격을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런 듯 싶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깡패"에게 빼앗긴 "시간"을 생각하며 아쉬워하게 된다.

 

사실 너무 읽기 어려운 소설이었다. 2011년 부커상 수상작인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읽고 또 다른 부커상 수상작을 고른것이 깡패단의 방문 이었는데 인물과 시간이 워낙 뒤죽박죽인 것이 특색인 소설이라 잘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또 미국 록과 히피문화가 지배했던 시대이기 때문에 공감이 가지않는 장면이 너무 많다. 또한 한 장을 읽는 동안 줄곧 "너"가 화자인 것이 특이하기도 했지만 그 "너"가 누구인지 다음장에나 나오는 식인 익숙하지 않은 기법? 이어서 보는 내내 도대체 "너"가 누구인지 궁금증인지 답답증인지 하여튼 힘들게 읽게 된 소설이었다.

정리라고 하면 항상 책상정리에 대해서만 떠올렸었는데 이 책에서는 물건정리만이 아니라 시간정리, 인맥정리까지 큰 세가지 틀을 가지고 이야기 한다. 물건과 시간은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데 인맥도 정리가 필요하다는 말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정리 컨설턴트라는 것이 있는 것도 처음 들어봤다. 사람들이 정리를 못하는 이유와 정리를 하면 좋은 것들, 또한 정리를 통해 성공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아놨다. 오케이아웃도어닷컴과 옐로우햇, 이랜드 그룹 등등 정리 정돈을 생활화하여 크게 성공한 회사들이다.

정리를 함으로써 깨끗한 환경을 만든는 것만이 아니라 정리는 돈이다, 정리는 시간이다, 정리는 인테리어다, 정리는 삶의 의욕이다, 정리는 여유다, 정리는 실행력이다, 정리는 창조력이다, 정리는 기회다 등등의 여러가지 광범위한 가능성을 제공해준다.

쓸것과 버릴것을 정하는 것이 정리이고, 쓸것을 어떻게 분류하고 놓을것인가가 정돈이고, 내가 사는 공간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청소라는 글을 보면서 그 세가지 어느것도 지키지 못하고 있던 나를 반성하게 하여 다음날 바로 회사 책상부터 정리, 정돈, 청소했다.

처음에 정리 그까이거 가지고 책까지 쓰나 했지만 물건을 버리지 못해 쓰레기들을 떠안고 사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요새 현실에 비추어볼때 나같이 정리를 못하는 사람에게는 유용한 내용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책은 정리정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세부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정리 정돈을 함으로써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영감을 얻는 주는 책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