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시작하면서 상당히 당황했다. 굉장히 긴 나열하는 듯한 문장.. 정체모를 단어들.. 주인공이 토끼라니!!!!  
세상이 뒤집힐 만한 일인데 소설속의 등장인물들은 금방 수긍하고 만다 뭔가 이유가 있겠지.. 알고보니 세상에 여기저기서 토끼가 태어나고 있고 그런 토끼들을 연구하고 교육하기 위한 학교도 세워져 있단다.. 책을 읽으며 세상에서 토끼를 그냥 받아들이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책을 읽고나니 이해가 간다. 토끼가 사람이 아니라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이 세상에 사람만이 살고 있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차상문이 항상 얘기하는 것이 있다. "쿵쾅거리지고 걸어다니지 마라 땅이 놀란다."

자기중심적이고 겁쟁이이고 소심한 토끼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차상문에 빠져있다.  그런 차상문이 나중에 나름 과격하게 변하게 된다. 사실 과격하다고 해도 귀여운 과격이다. 인간들이 얼마나 잔인해 질수 있는지 또 그래왔는지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625전쟁, 4.19의거, 광주항쟁 등 인간세상의 모든 것을 겪어나가면서 차상문은 결국 왜 인간이 세상의 중심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는다.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실연을 당하기도 하고 그러다 산으로 들어가서 사람들에게 경고를 담은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제목에 흥미를 느꼈다. 토끼가 주인공이라니.. 거기다 천재라니.. 그러다가 알고보니 시크릿 가든에 현빈이 읽고 잇어서 유명해 진 책이란다.주저하다.. 읽기 시작했다. 

작가의 말을 보니 시어도어 존 카진스키, 일명 유나바머의 행적이 모티브가 되엇다고 한다. 열일곱살에 하버드에 입학하고 버클리 대학 종신교수 등 승승장구 하다가 은둔해 홀로 산업 문명 전체를 상대로 한 전쟁을 전개한 인물.... 그러고 보니 차상문과 비슷한 점이 너무 많다. 사실 인간이 특별한 존재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인간만이 특별한 존재는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별한 존재라면 다른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는 생각은 누구나 해야 할 것 같다. 우리가 사는 이 지구가 없어지면 특별한 것도 아무 소용이 없을테니 말이다.
실은 결말이 좀 싱거워서 아쉽다. 갑작스런 토끼영장류의 사라짐이라니..토도사는 어디로 간 것일까..

김진명씨의 책을 읽다보면 항상 느끼게 되지만 상당히 사람을 선동하는 부분이 많다. 일본에 대한 적대감.. 일본인이 아닌 특정 일본 세력에 대한.. 이 책에서도 본인들의 과오를 인정하고 양심적으로 행동하려는 일본인과 이를 부정하고 덮으로 하는 일본인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우와좌왕하는 사람들까지..극명하게 갈리게 된다.
황태자비 납치사건은 흔치않게 일본인의 관점에서 시작되고 진행되고 끝이난다. 일본의 황태자비가 공연장에서 여고 동창에게 납치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하지만 동창이라고 생각했던 납치범이 전혀 다른 인물이라는 것이 드러나면서 수사는 더이상의 단서를 찾지 못하고 난항을 겪게된다. 
구원투수로 나타난 것이 황태자비와 같이 공부를 했으며 유명한 수사관인 다나카이다.  다나카는 수사를 진행해 나가면서 전혀 없었던 것 같은 단서를 하나씩 찾아나가면서 결국에는 황태자비를 납치한 것이 한국인 이라는 결론에이르게 된다. 
이런 줄거리와 함께 나오는 것이 일본을 뒤에서 움직이고 있는 조직의 실체, 그리고 이들이 패배주의적 역사관(전쟁종범이라는 것을 인정하는)을 타파하고 공격적이고 자부심을 가질수 잇는 역사관을 심어주겠다고 교과서를 개정하려는 움직임이다.  여기에서 일본인의 무서움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소설이긴 하지만 사실이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포인트는 사실 이것이 아니라 명성왕후(일본에서는 민비라 부르고 있다)가 일본인들에게 처참하게 시해되지만 이것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일본인에 대한 복수(?)로 그나마 가장 동일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 일본의 황태자비를 납치하면서 명성왕후의 죽음을 주도한 것을 인정하라고 종용한다. 이 과정에서 일본인 다나카와 황태자비는 잘몰랐던 역사에 대해 차차 알아가게 되고.. 그로 인해 크나큰 결심을 하게 된다.

마르텡이 리스환자가 되엇을때 그때 충격이 가장 가깝게 느껴졌다. 생각은 온전히 할 수 있으나 그것을 전혀 표현하지 못할때의 그 막막함과 절실함이 만약 내가 그렇게 된다면.. 하는 감정이입에 까지 빠지게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육체적 한계를 인정하고 핀치박사의 도움을 받아 그 이상으로 의식의 한계를 넓혀 나가기 시작한다. 이 과정이 흥미롭다. 그러다가 인터넷 정보의 바다를 돌아다니다가 인간의 최후의 비밀이라는 비밀에 도달하게 된다. 여기서 핀치 박사의 죽음을 쫒던 두 기자가 인간을 살아가게 하는 동기를 정리하는과정이 만나게 된다. 마르텡과 핀치박사는 인간이나 동물이나 어떤 것을 얻기 위한 동기를 위해서라면 본인의 한계를 뛰어넘는 엄청난 힘을 발휘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물론 그 동기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뇌의 숨겨진 한 부분을 자극 함으로써 얻어지게 되고 그것이 최후의 비밀이다. 1편에서 말한 핀치박사가 컴퓨터를 이기게 된 동기도 바로 이 지점을 자극받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핀치 박사의 죽음을 조사하는 기자 이지도르 카첸버그와 뤼크레르 넴로드도 핀치박사의 삶을 되짚어 나가는 과정에서 이 최후의 비밀에 다가가게 된다. 그러면서 이 최후의 비밀을 무기로 단결해 나가는 섬의 정신병자 무리들, 의사들과 한판 싸움을 하게 되는데..

그러면서 밝혀지는 핀치 박사의 죽음의 비밀.. 사실 핀치박사의 죽음의 이유는 좀 어이가 없었다.  이 소설에서 제일 맥없는 결말이 아닌가 싶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은 항상 약간의 환타지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는것 같다. 그리고 군데 군데 나오는 뇌에 대한 섬세하고 생생한 묘사가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