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두번째는 장치기 대회부터 시작된다. 성균관에서 동재와 서재로 갈라질 수 밖에 없는 정치적, 시대적 배경과 아직 학생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거기서 자유로울 수 없는 성균관 유생들의 대립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장치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암울한 배경을 가지고 굉장히 경쾌하고 격렬하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동재에 속해있는 잘금 4인방 정윤희, 이선준, 구용하, 문재신, 그리고 이선준을 동재에서 뺏어갔다고 생각하고 앙심을 품고 있는 서재생들이 공격하게 된다. 특히 만만한 대물 정윤희를 향해 공격이 집중되는데.. 이런 난장판에 상감마마(정조)가 납시게 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져 간다. 이 와중에 대물을 사랑하는 초선이 가랑과 대물의 사이를 의심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어딜가나 사랑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그러면서 선준과 윤희의 밝히지 못한 서로의 사랑은 깊어져만 가고 특히 윤희를 남자로 알고 있는 선준의 고민은 하늘을 찌르고 땅을 가를 정도다.  이러저러한 사건을 겪고 선준은 드디어 성균관을 그만두고 산으로 들어가기에 이르고.. 이에 가만히 있을 구용하가 아니라 구용하의 잔꾀로 선준과 윤희는 다시 만나게 되고 사실을 알게되며 두사람의 애정전선은 급격하게 발전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도 넘고 넘어야 할 산은 태산이니 두사람의 사랑을 어떻게 선준의 부모님에게 인정받을 것이며, 동인과 서인의 골은 어떻게 메울 것이며 정윤희와 동생을 어떻게 바꿔칠 것인지 등.. 아직 책 몇권은 너끈히 나올 것 같다.

처음에는 그냥 로맨스 소설인줄 알고 읽지 않다가 하도 평이 좋아 읽기 시작했다.

 

첫번째로는 그냥 로맨스가 우선이 아니라 성균관 유생들의 생활을 역사적 사실을 곁들여서 무궁무진한 상상력으로 풍부하게 만들어놓은 것이 마음에 들었다. 실제 공부하는 것, 잠자는 것, 먹는 것, 노는 것까지 이런저런 사건을 엮어 참으로 다양하게 이야기를 엮어놓았다.

 

두번째로는 참으로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이다. 동생의 약값을 대기 위해서 어쩔수 없이 남장을 하고 과거를 치르게 되는 정윤희, 최고 명문가의 자제이나 겸손하기 이를데 없어 과거를 보지 않고 있다가 정조의 명에 의해 어쩔수 없이 과거를 치르게 된 이선준, 뛰어난 글솜씨를 지녔으나 과거의 아픈 기억과 자유분방한 성정 때문에 성균관에서 계속 있을 수 밖에 없는 문재신, 재미를 위해서라믄 불구덩이에라도 뛰어들 거부의 아들 구용하, 최고의 기생이나 정윤희에게 빠져 해바라기하는 초선, 등등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재미있는 인물들이 엮어나가는 이야기는 정말 최고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사랑이야기는 두말할 것 없고, 지금과 다름없는 신입생 길들이기 등등 정말 다양한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내 지루할 틈이 없게 만든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드라마로 만들었다고 해서 반신반의 하면서 보기시작했는데 책하고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어서 재미가 약간은 반감되었다. 결론은 드라마도 재미있었지만 책은 그 곱절로 재미잇다는 것이다. 드라마만 봤던 사람이라면 책으로 새로운 재미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절대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드라마의 재미가 책으로 이어지게 한 작품이다. 이런것을 보면 드라마나 영화도 좋은 면이 많이 있는것 같다. 둘이 비교해가면서 보는 재미가 제법 솔솔하다. 드라마에서는 세종대왕의 비중이 많이 큰것에 비해 책에서는 그 주변인물들의 비중이 더욱 크다. 유교를 근본으로 삼는 조선이고 아직 건국 초기이기 때문에 그 근본을 조금이라도 의심하려 한다면 비록 왕일지라도 자유로울 수 없는 시대적 상황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그런 와중에서도 백성을 위한 것이라면 농업, 천문학, 수학, 언어 등 모든 방면의 금지되어 있는 실학을 연구하고 전파하려고 하는 세종대왕과 그 지지세력인 집현전 학사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겸사복 강채윤은 죽음을 막으려는 세력과 죽이려는 세력의 가운데서 가리온의 도움을 받아 이 사건을 풀어나가려 피나는 노력을 한다.  드라마에서는 좀 능글능글하고 대가 센 캐릭터이지만 소설에서는 여리고 심성약하지만 집요한 구석이 있는 좀더 평면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의사가 되고싶지만 신분때문에 검시관이 된 가리온, 강채윤의 눈에는 세종과 모종의 은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여겨지는 궁녀 소이, 내시관이지만 강력한 무공을 지니고 있는 뮤휼, 집현전 학사인 성삼문, 이순지, 정인지로 이루어진 개혁세력과 유교사상으로 똘똘뭉친 최만리, 심종수등 많은 인물들을 찾아다니면서 강채윤은 사건의 실마리를 잡아나가기 시작하며 그 복잡성때문에 좌절에 빠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