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두려운 마음에 무엇이라도 알아야 겠길래 덜컥 구매했다.  책을 읽고 나면 아주 잘 그 동네를 이해하고 현지인 처럼, 하나도 빠짐없이 이곳저곳을 모두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그래서 파리를 사랑할 수 있게 될거라는 생각에 구매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하여, 파리 공항에 도착하고, 우버를 타고 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풀면서 드는 생각은, 참 여행책자에서 읽은 그 무엇도 이 도시에서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겠구나, 였다.

 

모르면 물어보고, 유명하다고 하는 곳이 나에게도 감동을 줄 수 없다는, 맛있다고 하는 곳이 나에게도 감동을 줄 수 없고, 책에 가득 적혀있는 교통편 카드 구매는, 내 여행에 유익하지 않고, 한마디로 책에 있는 내용이 나에게 꼭 필요있는 정보가 없었다.

 

파리는 그런 곳이였다.  지하철 표 한장 사는 것 조차 이러면 유리할까, 저러면 유리할까 고민하다가 제일 불리한 표를 사는게 파리 여행의 첫걸음을 내민 여행자의 운명이였다. 

 

미리 알고 싶으나, 미리 알 수 없는게, 인생이듯이, 가보기전에 준비하고 싶으나, 준비해봐야 소용없는게 파리 여행인 듯 하다.   

 

그 사람이 감동받은 지점과, 내가 감동받는 지점이 동일하지 않다. 

 

그냥 무작정 가는게 여행인가보다.  돈만 있다면....

제목을 가리고 책을 판다.  이 책을 산 이벤트는 그러한 내용이였다.  말 그대로, 이벤트이다.  사실, 책을 제목만 보고 사는 것이기 때문에, 제목만 가지고 내용을 판단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니, 책을 가리고 판다고 해서, 책을 읽을 목적이라면, 안 살 이유가 없다.  사실 국내소설의 경우, 신인작가의 경우,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똑같은 것 아닌가 싶다.  신인 작가의 글을 호기심을 갖고 읽게 해 주어 감사한 기획이 아니었나 싶다.  오늘 현재 인터파크의 해당책의 판매지수는 14,649이다.   참 아쉬운 판매지수이나,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읽어 제낄 예정이다.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문화로 먹고 자라는 나라로, 읽지 않으면 창작이 멈추는 자본의 논리에 이끌려, 읽는다.  이나라의 도서관에서 한권씩만 사도 14000권은 넘을 것 같은데, 안이한 생각인다.

 

여흥상사의 이야기는 젊은이들의 이야기 이다.  돈이 있어서 Spoil 된 젊은이들과 돈이 없어서 spoil 된 젊은 이들의 이야기다.  스릴이 있는 이야기 임은 특별하지만, 시대정신 부분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모든게 평화롭고, 행복하고, 안이하여, 어떤 걱정이 필요없는 시대에는 재미나게 읽혀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치, 사회, 경제가 모두 불안한 오늘 이 시기에는 spoil 된 젊은이들의 이야기에, 스릴이 있다 정도 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 한명한명이 귀한 이 시점, 박유경 작가의 다음행보가 기대된다.

공감능력이 없어도 사람은 살 수 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전제를 둔다면, 공감능력없는 이가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까?  이 소설에 따르면 살 수 있다.  그리고, 공감능력이라는 것은 사회생활이라고 하는 사람과의 교류가 이어지기만 한다면, 없던 능력도 생긴다.  실제로 있을 법한 허구로써의 소설로 이 소설에 점수를 줄 수 있다.   글을 읽어 나가면서, 타인과 공감한다는 것은 능력에 해당한다는 것을 새삼 깨닳았다.  뭐든지 서툴기만 한 우리들이 관계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싹트는 그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없더라도 키울 수 있다는 희망에 대한 이야기 였다.   재미있게 읽어 나갔다.   주인공의 공감능력을 위해, 아몬드를 먹이는 엄마의 마음을 그리고, 어느날 갑자기 없어져버린 주인공을 유일하게 사회로 연결했던 엄마와 할머니의 불행.  이 모든게 주인공은 느끼지 못하고, 필자만 느끼는 불행과 슬픔의 감정이다.  관계라는 것이 어떻게든 이어져 나간다는 데에, 사회란 그 존재의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불행에 무릎꿇지 않는 주인공의 선택들은 공감하지 못하는 능력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긍정에 공감하고, 불행에 공감하지 않는 특별한 능력을 키우는 것이, 나이를 먹어가는것 세월을 보내는 것이다.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