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하나. '경제학'이라는 단어의 정의는 ?

나는 '경제학'이 돈의 흐름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만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 '경제학'의 정의는 '사회가 어떻게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나름대로 경제는 어렵지만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경제학의 정의조차 모르고 있었다니 ! 이런 나에게 <청소년을 위한 세계경제원론 - 01. 경제학 입문>은 경제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쌓아주는 데에 좋은 역할을 해 주었다.

<청소년을 위한 세계경제원론> 1권에서는 수요와 공급, 통화 저책, 재정 정책과 세금, 경제 체제, 국제 무역에 대해서 주로 배우게 된다. 그 중에서도 나는 경제학의 기본 상식이 되는 수요와 공급, 재화와 서비스에 대해서 들어만 봤지 자세한 세부내용들은 알지 못했다.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경제학을 전문적으로 접하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더불어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관계, 대출과 이자. 어려울 수 있는 개념들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등 최근의 경제사태들과 연결 해 이해하기 쉽게 정리 해 놓았다. 평소에 알지 못했던 복리와 단리, 뱅크런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세계경제원론 1>에는 짐바브웨의 인플레이션 이야기를 통화의 가치 문제와 연결시켰다. 짐바브웨의 통화가치가 엄청나게 떨어져 인플레이션이 계속되었고, 아이스크림을 200000짐바브웨 달러로 살 수 있을 만큼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져 2009년 1월에 짐바브웨 달러의 사용을 중지하고 미국달러를 가져다 쓰기 시작했다는 내용이었다. 며칠 전 설날 선물로 실시간 검색어에 "짐바브웨 100 000달러"가 떴다. 이제는 없어진 통화지만, 사람들 사이에 돈을 갖다주는 행운의 미신이 있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다. 그 기사를 읽으며 짐바브웨 인플레이션이 이상하게 반갑고, 내가 아는 경제상식이 나와서 신기하기도 했다.  

경제학 책을 예전에도 하나 사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나와 동떨어진 것 같아서, 내용이 너무 어려운 듯해 포기하고 말았다. 그만큼 경제책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르다. 경제기자와 경제교수의 탄탄한 감수로 경제에 대해서 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확실히 <세계경제원론>은 내가 읽은 경제학 책 중, 가장 최고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썼습니다.)

<사료를 드립니다> ? 언뜻 보아서는 애견관련 책일것만 같은 <사료를 드립니다>는 아동 청소년 문학작가로 유명한 이금이 선생님의 신작이다. 5편의 평범한 일상 속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단편동화들이 펼쳐진다.

 <조폭 모녀>는 투닥투닥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담았다. 밤늦게 우리 집에 학습지 선생님이 오실 때마다 선생님의 초등학생이라는 자녀들에 대한 걱정이 되고는 했는데, 동생에게 친절하기만 하신 선생님도 <조폭 모녀>의 학습지 선생님인 엄마처럼 야누스같은 부모님일까?

<조목 모녀>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영민이가 민지의 많고많은 별명 중 '조폭 마누라'가 가장 좋다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조폭 엄마'에 '조폭 마누라', 딱 모전여전이다.

한편 두 번째 이야기 <건조 주의보>는 모범생 누나, 술독에 빠진 아빠, 드라마에 울고 웃는 전형적인 한국 아줌마를 대표하는 엄마 사이에서 게임만 바라보는 한 소년의 이야다. <건조 주의보>를 읽다보면 눈에 띄는 한 사람이 더 있다. 바로 윤서다. "남의 마음도 모르고, 사람도 막 죽이고, 마음이 건조한 거 맞잖아!"라고 외치면서 겉으로 차갑지만 속으로는 건우를 좋아하는 마음을 가끔가끔 내비친다. 그런 윤서의 마음도 모르고 "누나는 안구 건조증, 아빠는 피부 건조증, 엄마는 구강 건조증, 나는 마음 건조증 ! 이제 나도 당당히 건조 가족의 일원이다!"라며 윤서에게 고맙다는 건우. 철없는 귀여운 초등학생의 눈치없는 행동에 웃음이 난다.

<이상한 숙제>는 '아름다운 사람'의 정의를 다시 한 번 생각 해 보게 한다. 아름다운 사람? 몰래 남을 돕는 사람일까? 아니면 남자아이들이 말하는 '얼굴이 예쁜 사람'일까?

가만히 생각 해 보면 내 주위에 '아름다운 사람'이 참 많다. 아니, 내가 아는 사람은 전부 '아름다운 사람'일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사람'의 정의를 확실히 내릴 수는 없지만, 만약에 그 사람의 존재가 다른사람에게 고맙다면, 그 사람은 아름다운 사람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상한 숙제>에서 '그 바보'는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다.

마지막 이야기, 이번 책의 제목이 되기도 했던 <사료를 드립니다>. 아끼는 시베리안 허스키 장군이를 큰 맘 먹고 다른 사람의 품에 안겼건만, 장우와 아빠가 우여곡절 끝에 찾아간 새 주인의 집에는 김성달 씨가 없었다. 차 사고를 냈는데 함의금이 없어 감옥에 갔다니! 순간 마음이 철렁했다. 차 사고라고? 그럼 아이들은 ?

장군이를 데려갈 핑계거리를 찾고 있던 장우의 손에 들려진 여동생의 일기가 내 궁금증을 대신해 주었다. 삐뚤삐뚤 어설프지만 정성이 담긴 여동생의 일기에는 장군이를 이미 어엿한 한 가족으로 받아들였다는 증거가 남겨져 있었다.

결국 장우는 장군이와 새 가족이 즐겁게 달리는 것을 보면서 장군이의 곁을 순식간에 지나쳐 갔다. 이미 아이들에게 떼어 낼 수 없는 소중한 존재가 된 장군이. 장우의 가장 큰 친구이던 장군이는 아이들에게 아빠의 부재의 상흔을 덮어주는 새로운 가족이 되었다.

<사료를 드립니다>에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아이들이 주인공이 된다. 다른 날과 다름없던 그들의 삶에서 <사료를 드립니다>에 담긴 이야기들은 일상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나에게 <사료를 드립니다> 속 이야기들은 평범한 일상 속 특별한 이야기로 다가왔다. 이금이 선생님은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평범한 아이들의 마음의 응달진 곳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대신 이야기 해 주고 싶으셨다고 한다. 그렇다면 대성공이다. 덕분에 내 주위의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들에 귀 기울이게 될 것 같으니까.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있고 쓰여졌습니다.)

 

서평단이 되어 <개가 전해 준 쪽지>를 받자마자 형광빛을 띄는 예쁜 분홍색의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신경쓴 빈티지체의 원제, 지은이와 고개를 숙이고 꼬리를 흔들고 있는 것 같은 표지의 개. 이 개는 주인공 핀이 기르는, 그의 좋은 친구 딜런이다.

<개가 전해 준 쪽지>의 시작은 도발적인 한 마디다. "친구가 있다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핀의 진심이 담긴 이 한 마디는 핀이 사회에서 고립된 아이라는 걸 보여준다. 심지어 여름방학 계획이 '말을 나눌 사람을 열 사람으로 제한하기'라니! 보통 사람은 상상할 수 없는, 핀의 고립도는 생각 이상인가보다.

그렇게 나름대로 '평범한 생활'을 하려는 핀의 계획을 와장창 깨뜨릴 사람이 나타난다. 바로 조해나. 조해나 누나는 유방암 환자다. 전에 TV에서 유방암때문에 가슴의 일부분을 자른 연예인이 유방암 관련 홍보를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녀가 아픈 과거를 당당히 밝히고 유방암에 대한 인식을 바꾸려고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응원하면서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개가 전해 준 쪽지>에서도 암과 투병하는 발랄한 조해나가 나오다니. 그녀의 환한 주위를 밝히는 힘은 핀이 "조해나는 어떻게든 병을 이기고 어느새 말짱히 걸을 것 같았다'고 생각할 만 하다. 나도 책을 읽는 내내 철인 삼종 경기, 정원 바인더 만들기까지, 보통사람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일을 해내는 그녀가 언젠가는 말끔히 나을 거라는 근거 없는 확신을 했으니까. 그만큼 조해나는 주위를 밝히는 등불같은 존재다.

그런 조해나도 엄연히 '유방암 환자'다. 그녀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투병 중인 할머니를 치료했던 매슈가 어른스럽게 조해나를 간병하는 모습은 애잔하다. 투박한 건설일을 하고 (실제로 주요임무는 도넛배달이라지만) 언제나 활발한 매슈가 구토물을 치우고, 핀의 간병까지 진두지휘하는 모습은 매슈의 또 다른 면을 보여준다. 
<개가 전해 준 쪽지>는 자극적이지 않다. 일상에서 평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친숙한 소재들로 유방암 환자와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마지막 순간에 매슈와 핀은 바닷가로 사람들을 초대한다. 할아버지, 강낭콩 이모, 페르난다와 아빠, 유방암을 가진 한 아내와 그녀의 남편까지.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하루의 마지막을 즐긴다. 주인공은 핀, 매슈, 딜런, 조해나지만, 모두가 해피엔딩인, 딱히 주인공이 없는, 모든 등장인물이 주인공인 것 같은, <개가 전해 준 쪽지>는 뻔하지만 눈물겨운 한 편의 가족시트콤 같다.

 

 " 남은 것은 결코 조해나의 환상만이 아니다. "

(핀, 203p)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