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붉은 손가락>을 처음으로 읽었다. 읽는 동안 결말이 어떻게 될지가 궁금해 뒷장을 펼쳐보고 싶었던것을 마음속으로 꾹꾹 누르며 참았던 기억이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방과후>역시 그의 추리작중의 하나이다. 범인이 누구일지가 궁금해 혹시 이사람이 아닐까 아니면 저사람은 아닐까 머리속으로 수없이 많은 생각들을 하며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지금의 학교생활을 잘 묘사해 놓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또래의 고민들과 방황, 생각들이 마치 작가가 학창시절로 돌아가서 이 책을 써내려간것 같았다. 사건의 발생과 진행, 수사과정에서는 독자가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그림과 자세한 글로 설명해놓았다. 꼼꼼하게 범인을 파악해 가는 과정이 흥미로웠기는 했지만 책에서 다만 아쉬운점은 이야기를 너무 자세하게 풀어나가 대략 범인이 누굴일지가 예상이 되었다는 단점이 더해졌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이럴줄알았어'라는 생각이 드는 추리소설은 대략 독자를 잘 속이지 못했다는 생각이 더해진다. 추리소설을 읽는 동안의 즐거움은 독자 스스로가 내용속으로 들어가 범인을 생각해 나가지만 결말은 예상외에 있었음을 알게될때의 그 느낌은 말로 설명할수가 없다. 하지만 유미코의 이야기는 중간부터 생각하고 있던데로 결말이 진행되었고 살인사건의 범인도 대략의 윤곽을 잡아갈수 있었다.

여자 사립고등학교 수학교사 마에시마는 양궁부의 고문이다. 5년전 교사가 된 마에시마는 최근들어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수영장에 넣어놓은 백볼트짜리 가정용 연장 코드를 통해 자신을 감전시켜 죽이려는 것과 지하철의 플랫폼에서 자신을 밀치려는 것, 제라늄 화분을 던진것으로 살의를 느낀다. 그러던 어느날 탈의실에 죽어있는 무라하시 선생님을 발견한다. 결론은 타살로 인한 살인사건이다. 형사들이 사건을 조사해가던중 또 한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가장행렬을 준비하던중 체육교사인 다케이 선생님이 마에시마 선생에게 역할을 바꾸기를 제안한다. 마에시마의 동의를 얻어 가장행렬을 하던 도중 다케이 선생이 술병을 들어올려 마시다가 결국 죽게된다. 두 사건모두 청산가리 중독이다. 이 이야기는 두사건을 풀어나가며 범인을 찾아간다. 결말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적어놓을수 없음은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즐겨읽는 독자들에게 범인을 찾아가고 추리할수 있는 기회와 마지막 범인이 밝혀졌을때의 느낌을 느껴보게 하기 위해서이다.

소설을 마지막장을 읽으며 사람을 죽이는일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이 여고생을 소설로 쓰여진 책임을 명심하고 있어야 할것 같다. 상처받기 쉽고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가지고 살아가는 소녀들에게는 사소한 것조차 죽음을 느낄만큼 큰 의미로 다가올것이다. 또한 꿈많은 여고생들의 모습을 책을 통해 같이 느껴볼수 있을것이다. 다만 나오키상 수상작가이며 <방과후>로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작인데 반해 조금은 실망감을 느꼈던게 사실이다. 많은 기대감으로 읽었던 책이었던 만큼 특별한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뜻밖의 인물이 범인이라기 보다 단지 예상했던 바와 다른 느낌을 가지기를 바랬었다. 그게 바로 추리소설의 매력일것이다. 그런부분에 있어서 내게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지만 치밀하게 풀어나가는 추리방법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쉽게 읽을수 있고 다시한번 여고시절을 돌아보고 생각해볼수 있게 만든 책이었음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