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잡지를 즐겨 찾는 나에게 강렬한 색감으로 다가온 책 한권 <런던의 잇스타일>

 

 잡지가 아닌, 책이 가져다 주는 이점은 지나친 광고를 흡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다.

 작은 포켓 요리책처럼, 맛있는 색깔은 살아 넘치고, 정돈된 공간은 그 적막을 깨고서라도,

 쇼파 한자리를 차지하고싶다.

 

 나에게 걸려든 색은 레드!

 나무 화병에 담긴 붉은 꽃, 붉은 중국제 서랍장, 붉은 쿠션, 쇼파, 스텐드, 커튼, 라디오, 벽

 지까지,..당장 패브릭 시장으로 달려가 여러 천들을 사게 만들었다.

 눈의 시선을 쫓아 나의 공간도 변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던져 준 책. 아마 내게 이 책은

 그리 평가 될 것이다. 오래된 것에 대한 미련한 집착을 고수하는 나에게 세월의 멋스러움을

 함께 동조 해 주는 고마운 책. 내가 런던이 아닌 이 땅에서, 그리고, 나의 집. 나의 방 한칸을

 마음껏 나 자신을 표현하고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

 

 그저 하룻밤 쉬어가는 호텔 객실이 아닌, 나만의 역사가 숨쉬는 공간.

 '집'의 개념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단락 단락별 인테리어 중심을 사진 자료만이

  있어 아쉽지만, 한테마당 부연 설명과 집주인과의 인터뷰, 자세한 팁을 가미했더라면, 많은

  집을 소개하진 못했을 것이다. (다음 책을 출간한다면 팁을 상세히 보태주었으면 좋겠다.)

 

 각자의 직업군이 예술과 건축, 인테리어 쪽에 집중 되어 있어서 집들이 평범치 않았음을 인정

 한다. 그러나, 런던의 고집스러움과 전통을 비껴나가지 않은 창조성에 박수를 보내며, 그들의

 팁들을 일상에 적용해보길 시도한다.

 

 런던 잇스타일 인테리어 따라잡기와 인테리어 아이템들을 소개해주는 사이트들은 유용하다.

 

 간결하게 마무리 된 "런던의 감각적인 인테리어 따라하는 방법"

 

 1. 콘셉트와 메인 컬러를 정한다.

 2. 색과 무늬의 조합 원칙을 세운다.

 3. 간접 조명으로 집의 분위기를 살린다.

 4. 수납하지 않은 듯한 수납으로 공간을 활용한다.

 5. 올드앤뉴 믹스매치로 실용성과 나만의 개성을 살린다.

 

 지금부터 화사한 봄맞이로 집의 분위기를 바꿔볼 용기가 생겼다. 그들의 삶의 방식처럼,

 런던의 잇스타일대로,...

"마음을 흔들지 못하면 가짜다."라는 말이 독서에도 적용된다.

지난 몇년간 책이라는 세상이 가져다주는 방대함에 허우적 거리며, 많은 시간을 쏟았다.

읽으며, 즐거웠고, 나의 일상 바깥의 별세계를 만난 기분이었다. 하루에 출간되는 책이 얼마인데, 나는 막무가내식으로 책을 이기려들었다. 책장에 쌓여가는 책과 나의 지식이 비례되는냥 우쭐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작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나의 독서는 시들해졌다. 목록을 채워나가는 실적형 책읽기로 전환된 것이다. 잠시 주춤할줄 알았던 책과의 만남에 구멍이 생기기 시작했다.

책과 동반자의 개념으로 평생의 취미로 확신했는데 말이다. 재미를 찾아서, 그리고 늘어진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책장에서 안상헌님의 <생산적 책읽기>를 다시 꺼내 들었다. 그리고, 그 다음주 나의 마음을 읽었던 지인의 선물로 <미치도록 나를 바꾸고 싶을때>를 만나고, 그 다음 <생산적 책읽기 - 두번째 이야기> 출간 소식과 함께 내 책상 위에 도착했다. 며칠간의 격차로 나는 안상헌님의 책 3권을 만났다.

 

책 속에서 새로운 지식을 만났을때의 경이로움보다, 마음을 뒤흔드는 문장을 만났을때 나는 희열한다.

그리고, 어거지식 독서로 다독의 희열을 밀어내고, 나는 생산적 책읽기의 초보자가 되었다. 독서기록장에 늘어나는 순번보다, 읽고,느끼고, 나누는 독서에 초점을 맞추는 중이다. "읽고, 정리하고, 실천하기"를 목표로 책읽기에도 시간을 내어 주기로 했다.

"독서 뒤에 생각하지 않는 것은 식사 뒤에 소화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에드먼드 버크- (23p) 의 말처럼, 읽기 전과 후의 시간적 여유를 두며, 사유하고자 한다.

 

내가 좋아하는 책은 무엇인가? 항상 질문하고, "왜"라는 의문문을 가슴에 품고, 배우는 것을 두겹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포스트잇을 가위질로 나눠 표시해두는 습관은 작가와 닮아있어 괜한 웃음이 나왔다. TV와 인터넷에 빠져 보낸 밤이면 다음날 허탈했는데, 아직까지 균형을 잡지는 못했으니, 작가의 권고대로 독서의 습관을 위해서, 노력해볼일이다.

 

"아무리 훌륭한 지식이라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것은 닥쳐오는 자기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251p

 

생산적 책읽기의 종국엔 나만의 생산적 글쓰기를 꿈꾼다.

독서가 가져다 주는 삶의 여유와 깊은 사유로의 통로를 만끽하고 싶다.

남들이 펼쳐놓은 화면을 그대로 읽어나가는 수동적 삶이 아닌, 생각을 입히는 능동적 삶을 새로운 독서습관으로 돕고자 한다.

의무적 책읽기와 다독의 욕심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해본다.

달력의 숫자들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다가, 한해의 끝을 가리킬때면 살아온날의 안도감보다 내년 이맘때의 나를 생각하게 되고, 허락없이 나이만 먹어가는건 아닌지 반문하게 된다. 서른이 다가오던 날의 극심한 불면증도 잊을만한데, 나는 아직 서른 언저리에서 이십대의 불안을 안고 산다. 청춘이라는 단어가 마냥 설레였던건 아닌데, 서른이후의 날들에서는 청춘 이면의 현실을 알게되었다. 그러니, 다들 서른이 되고부턴 마냥 어리지 않다는 사회적 나이에 충실하려 두려운 표시를 내지 못하는가보다.

 

누군가 내 심장 한켠에 돋보기를 놓고 갔다.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의 시선으로 똑똑 두드려 보라는 응원이 담긴 돋보기.

 

"나를 다시 바라보는 나이 서른다섯, 더 이상 아파하지 마라." 성장통은 십대, 이십대에만 겪는것이 아니다. 삶의 매 순간 곳곳에 여기서 잠깐이라는 테스트가 기다리고 있다. 일도,사랑도 전 생애를 걸쳐 발전해 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른다섯 어쩌면 생의 사계절중 여름에 속해 있으니 더 치열하고 가을 준비로 마음까지 지친다는 생각이 든다.

 

<서른다섯의 사춘기>를 덮으며, 책장에 밀어 넣기엔 삐져나와있는 포스트잇이 화려하다. 밑줄을 쫓아 박수를 치던 마음이 나만 이런건 아니구나 하는 동조와 위로가 되었다. 번아웃 상태를 체크하는 일곱가지 문항에서 한참 페이지를 넘길수 없기도 했다. 서른다섯의 일, 결혼, 사랑, 가족, 관계에 대한 포괄적인 두려움과 쉽게 속마음을 드러낼수 없는 마음 속 질문들을 답해준다.

 

아마 나의 마흔에도 그에 마땅한 청춘의 분주함을 만날 것이다. 내 인생의 입 맞추기편에서 알려준 메세지들을 꺼내 볼 것이다.

나 자신을 믿는 것, 나 자신을 끌어안고 인정하는 것. 나 자신을 알고, 나를 다독일줄 아는 마음이 있다면 새로운 에너지로 헤쳐나갈것이다.

 

지금 손에 쥐어진 돋보기를 잘 활용해보자.

서른 다섯은 전진과 후진이 망설여지는 나이가 아니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나이.

그러니, 치열한 여름을 즐기고,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