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상처 곁에서 오래 서성인 당신에게로 시작된 글은 나를 오래도록 책과 함께 묶어 두었다.

치료와 치유의 차이는 어떻게 다를까?
치유는 물리적인 현상을 넘어 시간과 자발적인 의지가 더해진다.
작가는 주체성과 자발성을 가지고, 마음의 글들을 쏟아 놓으라 말한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중에 하나는, 몇달전부터 일기를 써내려 가지 못하는 
일상에서부터 시작 되었다.

처음엔 피곤함으로 지난치던 일이 하루, 이틀, 한달, 두달, 반년이 되기까지
나를 기록하는 일에서 멀어져 왔다.
그림과 함께 낙서처럼, 매일을 기록하던 웃고, 울고, 섭섭했던 순간까지 일기에
소상히 기록하던 나는, 어느 순간 이유도 알지 못하고, 펜을 놓았다.
그리곤 기록되지 않은 감정의 순간들을 잃어버렸다.

세심하게 기록되지 못한 반년 사이 나는 글쓰는 일이 낯설어 졌다.
그리고, 마음에 답답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불면증과 건망증까지...

생활 습관에서 달라진 것은 하나뿐이었다. 
하루를 정리하며 쓰던 일기. 글쓰기. 그 뿐이었다.

이 책을 덮고 표시해둔 단락은 소제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다.

-때로는 낙서가 당신을 구원한다.

-꺼내놓아야 직면 할 수 있다.

-분노의 근원을 찾는 시간

-네 안의 ’미친년’을 숨쉬게 하라

-괜찮아 네 탓이 아니야

-셀프인터뷰 : 나에게 나를 묻다

 

타인과 함께 한 치유프로그램도 자기 자신을 객관화하며, 따뜻한 말과 글들로
큰 발전을 가져오지만, 이 글을 읽으며 공감하는 내용은 치유하는 글쓰기의
시작과 끝에 자기자신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 누구도 아닌, 본인 스스로 치유의 과정을 자발적으로 걸어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란으로 비워둔 일기장을 다시 채워 나가기 시작했다.
미친년 글쓰기가 되어도 좋고,
시를 쓰는 문학의 표상이어도 좋고,
오늘 하루 소소한 일상의 나열이여도 좋았다.

나 스스로 마음을 다독여 나간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벼워졌기 때문이다.

공책을 펼치고 자문자답 하길 권한다.

글쓰기는 정말 아주 쉽습니다.
혈관 꼭지를 따서 종이 위에 흘려 보내세요.
다른 모든 건 그냥 기술적인 것이에요.

- 데린 젠슨, <<네 멋대로 써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