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는 ’신곡’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시인이기에 단테의~라고 제목이 붙은 이 책에 막연한 호감을 가지고 접근했는데, 우리가 생각하던 단테의 이미지와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단테 이야기에 조금은 놀랐습니다. 

중세를 배경으로 한 이 책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건들과 깊은 배경을 두고 있습니다. 교황청까지 연관지어 사건은 어쩌면 과연 미력한 인간의 힘으로 과연 풀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게 하면서 소설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이기에 충분합니다. 

단테는 우리에게 내 앞에서 일어나는 일을 주의집중하여 열정을 쏟아보라고 소리죽여 속삭이는 듯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는 자신 앞에 일어난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려 걸단을 감행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비밀을 간직한 채 떠나버린 여인을 찾아나서 로마까지 가게 되는 단테의 행적과 로마에서 더 큰 사건들을 목격하며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 주도면밀하게 계획하고 실행하는 단테를 만나면 가슴이 저절로 두근거리는 듯 하지요. 단테에게 가지고 있던 기존의 이미지를 완전히 탈바꿈시킨 이야기여서 더 흥미롭게 진중해지게 됩니다. 역사적 인물과 적절한, 그러면서도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이 책이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독자를 강력하게 잡아끌며 집중하게 하는 것은 작가의 상상력과 필력이 아닐까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됩니다. 

중세의 단테와 그의 대표작인 '신곡' 그리고 신곡을 쓸 당시의 어려움과 연관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 분들에게 꼭 권해서 함께 숨죽여 읽고 싶은 책으로 단연 꼽고 싶습니다.

일본 단편 소설을 읽는 즐거움에 일본 문화의 단상들도 살펴보는 좋은 기회를 이 책으로 마련할 수 있어서 너무나도 의미깊었던 책이네요. 오사와 아리마사의 작품부터 시작해서 아홉 편이나 되는 일본 단편 소설을 수록하고 있는 책이어서 다양한 일본 소설 들여다보기의 체험을 하는 기분으로 대할 수 있었습니다. 각기 다른 색깔을 가지고 단편인 만큼 짧은 숨이지만 강렬한 인상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어느 때보다 기억에 남았고, 이 책에서 감흥을 얻은 일본 단편 소설들을 출발로 본격적으로 일본 소설 문학을 앞으로도 계속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지요. 그것만으로도 저에게는 큰 수확을 준 책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독특해 보이는 소재들 속에서도 소설의 정의가 그러하듯,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실에 허구를 더한 것이어서 현실적으로 우리가 가장 많이 몰두하고 고민하는 인간 본연에 대한 문제들을 곱씹어 볼 수 있었습니다. 애증의 양면성과 인간의 욕정과 진정한 사랑에 대한 의미를 파고드는 심리 등 인간에 대한 끊임없는 본래적 질문이 가능하다는 것이 바로 이 색색깔 다른 개성을 자랑하는 단편 소설들의 공통점임도 알게 되었지요.

인간이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사색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전망까지 모두 이 단편들 속에 빠지다보면 마음 속의 물음표와 느낌표가 교차함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