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방학 때
우린 엄청난 모험을 감행했다.
하루만에 서울의 과학관 두 곳을 보고 내려오기...
엄마가 조금 바쁜 탓도 있었지만 
아직 초등 2학년인 아이에겐 무리가 아닐까 고민도 많이했다.

그래도 엄마와 아이는 용감하게 새벽 5시에 일어나 6시 서울행 기차를 타고 출발했다.
혹시 비가 오면 어쩌나 접는 우산도 두 개나 챙겨서...

그렇게 서울에 가서 방문한 곳은 과천국립과학관 특별전 
"다윈전"이었다.
다윈 탄생 200주년과 종의 기원 출간 150주년 기념 특별전...
물론 시간이 지나면 부산에서도 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추운 겨울에 서울까지 간 이유는 ???

다윈이 비글호를 타고 출발해서 
어떤 과정을 어떻게 거쳐 "종의 기원"이라는 책을 쓰게 되었는지
조금은 알게 된 아이와 함께 좀 더 다윈에 대해 알아보고 싶어서 선택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엄마인 나는 다른 책들도 많이 읽어서 종의 기원에 대한 내용을 알고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의 종의기원이나 다윈 전기 책과는 다른 구성이다.
이 책의 첫 페이지에서 기술했듯이 실제 기록을 엮은 것이라서인지
독자들로 하여금 다윈 자신과 함께 탐험을 시작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배멀미도 같이 하고
항해에 필요한 것들도 같이 알아보고
적도제도 같이 지내는 느낌...

다윈 따라 잡기는 참으로 유익한 페이지였다.
단순하게 다윈의 항해기를 따라가기만 한 것이 아니라
독자들에게 또 다른 정보를 주고자한 작가의 알뜰함이 엿보이기도 했다.
일단 다윈이나 종의 기원하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진화 부분일 것이다.
그런데 처음부터 진화 이야기보다는
진화를 이야기 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보들부터 차근차근 정리해서
독자들의 충분한 이해를 이끌어 내고 있었다.

그리고 벤의 탐험일지도 참으로 도움이 많이 된다.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제일 마지막 페이지(커버 있는 부분)
비글호의 구조를 보면서 또 다른 배 구조 관련 전문 책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 책 한권만 착실하게 읽는다면
다윈 따라잡기는 확실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면의 경험을 접할 수 있었던 좋은 책이었다.

생물을 관찰할 때 우리의 자세라든지...

귀여운 아기 토끼 한마리가 너무나 힘들게 앉아 있는 표지를 보면서
그리고 그 위에 적혀 있는 제목을 보면서
참 뻔한 책이다.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다.
이렇게 단정 짓고 읽기 시작한 책

그런데 다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아니다.
뻔한 책이 아니었다.

다른 책에서처럼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았다.
아직도 우리의 주인공 아기 토끼 데이지는
진행형이다.
노력한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아직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왜냐고

괜찮아, 넌 할 수 있어 ! 이니까

오늘날 우리의 현실과 딱 들어 맞는 이야기가 아닐까한다.
아이들 책을 가지고 어른들의 세상을 비교한 다는 걸 이상하게 볼지도 모르겠지만
우리 어른들에게 많은 힘든 시간이 왔었고
계속 오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올 것이다.
그래도 엄마 토끼가 데이지에게 말 한 것처럼

괜찮아, 우린 할 수 있어 ! 를 외치고 싶다.

그리고 나의 아이에게도
엄마 토끼처럼 기다랴 주고 싶다.
비록의 엄마가 원하는 대로 따라가 주지 못 하고 있지만
오늘도 아이에게 한마디 건네 주고 싶다.

괜찮아, 넌 할 수 있어!

딸아이와 친정에 가면 가끔 추억의 앨범을 들춰 본다.
엄마인 나의 앨범을 같이 보다가 흑백의 꼬마 소녀를 보고는 자신이라고 우기는 아이와
늘 재미난 추억의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가 자주 들춰보는 앨범은 친정 아버지 즉 나의 아빠 군대 사진첩이다.
아주 조그마한 책 같은 곳에 사진을 붙이고
나름 꾸미기 한 흔적이 있는 작은 사진첩
제일 첫장을 장식하고 있는 사진은
아빠의 것도 아닌 엄마의 것도 아닌
이상한 제목의 사진 몇 장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왜 성난 얼굴로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 봐야하나 ?
이것이 내가 철들고 아빠의 사진첩을 보면서 늘 느꼈던 의문이었다.
군대 시절이 그렇게 힘들었나...

그런데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이번에서야 얻었다.
그것도 아이랑 책을 보다가...
바로 이 책
<한권으로 보는 세계문화사전>
분야별로 나누어 정리를 살짝 살짝 해 두어 한번씩 들쳐 보면 재미나고
과거 여행도 해 보고 참 재미나는 책이다.
그리고 아빠의 사진첩 제일 앞장을 장식하고 있던 그 제목도 이 책 안에서 찾을 수 있었다.

요즘엔 인터넷 검색을 하면 쉽게 찾을 수 있었을지도 모를 내용이었지만
간략하지만 내용과 한 장면을 보면서 맞아 바로 이거야...

내가 전혀 모르던 아빠의 젊었을 적 추억과
시간이 많이 흐른 후 나와 나의 아이가 함께 할아버지의 추억을 다시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였다.

사진 자료들도 깔끔하게 잘 처리되어 있어서 아이들 학교 숙제할 때
정말 도움이 되었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딱 들어 맞는 이 시기에
참으로 유용한 책이 아닌가 생각한다. 
단순한 지식들만을 꾀고 있는 아이들에게
폭 넓은 지식의 세계를 알려 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그 속에서 우리가 일미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전혀 다르게 알고 있었던 것들을 찾아 보기도 하고
자신이 알고 있던 걸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재미난 책 읽기 시간이었다.

한 페이지 펴 놓고 
그 페이지에에 나오는 내용에 대하여 알고 있는 것 이야기 하고
모르는 것은 읽어보고
엄마와 딸아이가 오랫만에 신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외할아버지의 추억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