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 탄생 200주년 종의 기원 발간 150주년 기념이라
많은 관련 행사들이 있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서울 과천 국립과학관까지 가서 다윈전을 보고 왔고
다윈 관련 최근 출판된 책들도 많이 읽었다.

아이도 어느정도 다윈이라는 할아버지에 대하여
그리고 종의 개념도 어느 정도 이해했으며
과학 시간에 동물이 나오면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 듯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점은 도시에 사는
지극히 동물을 싫어하는 엄마 밑에서 자라는 여자 아이의 경우에는
동식물을 직접적으로 접할 기회가 너무나 없다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문제였다.

그런데 이 비교 동물의 진화편을 읽는 순간
우린 피식하고 웃고 말았다.

단순한 동물들의 비교가 아니었다.

분류가 되어 있다 보니
그림만 휘리릭 쳐다 봐도 이 동물은 어느 곳에 사는 동물인지 알 수 가 있다.
그 뿐이 아니다.
다음 페이지엔 정확한 모습과 함께 
우리가 그토록 헷갈려하는 분류를 정확하게 줄 그어가며 해 놓아
정보의 양을 늘리는데 한 없이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구성 역시 일목요연하게 정리 되어 있다.
우선 큰 명제를 던져 주고
그 다음 페이지에 전체적인 윤곽으로 보여 주므로서
우리로 하여금 전반적인 것들을 알 수 있게 해 주고
다음 페이지부터 다시 상세한 설명을 도입하여
책만 읽고 있는 와중에 책 속으로 쏙 빠져들게 하는
즐거움이 가득한 책이다.

지나가다 한번 씩만 들쳐 봐도 도움이 엄청나다. 

새의 부리는 자주 학과목에 나오는 내용인데
아이랑 재미나게 보고 트레이싱 페이퍼로 따라 그려 보기도 했다.
잘 그리지는 못했지만
따라 그려 봄으로써
새 부리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었다. 
새의 다리 모습도 정리가 잘되 있었다.

동물 새끼 수 비교에서 에뮤가 한 한마디로 우리는 신나게 웃었다.
과연 12배로 속상한지...

다정한(?) 엄아의 목소리로
아이의 잠자리에서 읽어주다 보면
아이보다 엄마가 먼저 잠드는 일이 참 많았다.
다정한 목소리가 자장가가 되어서인지
아니면 피곤해서인지
책을 읽어주다 보면 어느새 잠에 빠져 들다가
아이가 엄마 책 내용이 이상해 왜 그래하고 물어 볼 때마다
놀라서 깨곤 했던 기억이 참 많이 있다.

어쨌던 엄마의 목소리로 책을 읽어 주는 분위기의 책들은 많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엄마가 읽어주는 책에는 엄마를 위한 주석이 없다.
그냥 엄마가 처음 접하는 이야기도 나름대로 읽어야 한다.

그런데 이 책에는 엄마가 얼마나 실감나게 읽어 줄 수 있는지를
또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미리 엄마에게 귀뜸 해 주고 있다.
포인트...
어떤 느낌으로 읽어야 하고
이 이야기에서 주고자 하는 내용은 어떤 것인지...
중간 중간에 나오는 지문은 엄마를 긴장하게 만든다.
어떤 느김으로 이 부분을 읽어야 할지...

그리고 등장 인물도 미리 알려 줘서 엄마가 준비하기에 도움이 된다.
어쩜 나중에 아이랑 엄마랑 연극을 해 봐도 좋을듯 하다.
지문까지 잘 나와 있으니...

그런데 잠자리에서만 읽기에는 너무 아까운 책이다.
그림도 재미나다.
아이랑 그림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많이 커 버린 나의 아이가 읽어 달라고 하도 졸라서
일요일 낮에 연극을 하기로 했다.
배역도 정하고 필요한 소품들도 챙기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감정을 실어서 열연을 하기로...
나중에 배우 한다면 곤란하지만
그래도 재미있을 것 같다.
옛날 옛날 이야기
할머니가 손주 등 문질러 주시면서 이야기 해 주신던
구수한 이야기를 아이와 엄마가 함께 연극으로 꾸며 보는 것도...

늘 비종교인라서 어려운거야...
국어 시험에서
역사 시험에서...
중고등학생 시절 늘 국어와 역사 시험에서 내가 주장했던 이야기이다.

절에 가더라도 단순한 관광의 차원으로만 방문하는 나에게 있어서
가람배치니
부도가 어떻고
당간지주에 관한 것들은 한갓 어려운 단어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어려운 단어들은 아직까지도 어려워 하고
절에 가도 그다지 무관심하게 쳐다 보고만 왔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무릎을 치는 일이 너무 많았다.
왜 이걸 몰랐을까...
아아 그렇구나....
불국사의 대웅전에 왜 탑이 두 개나 있을까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쳐왔던 문들에서도
그냥 석가탄신일은 휴일로만 생각해 왔던 이 엄마의 무지를 느낄 수 있었던 책이다.
게다가 석등에까지 오묘한 의미가 있었으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단순하게 밤을 밝히는 등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비록 종교적으로는 무관하지만
우리의 역사 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는
문화이기에 역사이기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봐야 했던 부분들이었는데...
너무 무관심하게만 접해 왔던 나의 무감각이 부끄러워진다.
탑의 층 수를 세는 방법
부처님의 수인의 의미를 알려주고
만화의 형식이지만
정확한 사진과 이미지의 적절한 사용은 어린이 뿐만 아니라
우리와 같이 관심은 있으나 잘 모르는 초보자들에게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이 책을 찬찬하게 다시 읽어 보고
아이와 가까운 범어사부터 찾아가 봐야겠다. 

책 표지엔 앉아 계시는 달마도사를 만날 수도 있겠지...
우리 문화 유산부터 정확하게 알아가야 할 것이다. 

우리의 곁에서 살아 숨쉬고 있는 우리의 문화 유산을
좀 더 의미 있는 시선으로 바라 봐야겠다.
얼마나 훌륭한 예술이 선조들의 혼이 깃들여 있는지
관심 깊게 봐야겠다.
단순한 종교의 차원이 아닌
우리 조상들의 손 끝에서 나온 예술의 혼을...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