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청춘에게]
청춘이란 설레고 가슴뜨거운 단어이다. 나는 아직 청춘이라고 생각하지만 일찍 철들어버린 청춘은 아니다. 철이 아직 안들었으면 안들었지 일찍 철이 들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책을 보고 좀더 철들어 보려고 책을 펼쳤다.
작가는 시인이다. 시인을 통해 다른 시인이 해석하고 받아들인 시를 읽는 것은 그 자체로 색다른 재미가 있다. 여러 시를 맛보고 그것의 해설을 통해 또한번 시를 감상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시를 읽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견줘 감정이 화사해지고, 감수성과 취향의 세계가 풍성해지며, 결과적으로 삶이 윤택해진다"
작가의 말을 통해 나의 감수성을 불러오고 감정이 화사해지길 바라면서 책을 읽어 나갔다.
1장은 사랑과 이별에 대한 시 위주,
2장은 친구, 추억에 대한 시
3장인 삶에 희망을 주고 힘을 주는 시 위주로 이루어져 있었다.
책의 구성은 시를 소개하고, 시를 쓴 시인의 생각이 잘 드러나는 또 다른 작품을 소개하면서 장석주 시인이 맛본 해설을 읽을 수 있게 되어 있다.
1장의 시작은 신경림의 시인의 <가난한 사랑노래>이다.
시 한편이 등장하고 이 시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중간중간에 <쓰러진 것들을 위하여>, <가난한 아내와 아내보다 더 가난한 나는> 등과 같이 작가의 다른 작품을 포함하여 시의 의미를 풍부하게 제시해 준다.
시 한편 소개한 끝부분에는 시인에 대해 기록한 글도 있어 시인의 삶을 간단하게나마 엿볼 수 있어 유익했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로 시작되는 기형도 시인의 <빈집>이라는 시를 처음 읽었을 때는 단순히 이별 노래인줄 알았다. 장석주 시인의 해설을 읽고 나는 이 시가 비명이라는 것을 알았다. 해설을 읽고 시를 다시 읽었다. 색다르게 읽혔다. 사랑하는 이를 묻을 때의 그 아픈 마음을 형상화한 표현법에 감탄하면서, 괜히 시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푼짜리 친구로 있어줄게
서푼짜리 한 친구로서 언제라도 찾을 수 있는
거리에 서 있어줄게"
로 시작하는 정숙자 시인의 <무인도>는 친구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시의 해설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인용되어 있다.
"조선시대 선비 이덕무에 따르면 친구란 먼저 나지도 않고 뒤에 나지도 않으며 한 시대에 함께 태어나야 하며, 한 고장에 함께 태어나는 공교롭고도 오묘한 인연이 닿아야만 한다고 말한다."
이와 같이 우리에게 이렇게 무인도 같이 항상 그 자리를 지켜주는 친구가 몇이나 될지 생각해본다. 진정한 친구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이 시를 읽고 나는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친구의 정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시 이외에도 중간중간 인생의 진리를 깨우쳐 주는 글귀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림에서와 같이 청춘의 권리 또한 지금 누려보고 싶다. 다른 곳에서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다고 꿈꾸는 것, 지금 도전해봐도 되지 않을까.
처음 접한 시였는데 기억에 남는 시는 장인수 시인의 <온순한 뿔>이다. 이 시는 옛 정취가 드러나고 특히 염소에 대해 쓴 시. 염소와 얽힌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하고 염소를 재미있게 모사한다. 염소의 긴 눈썹 때문에 눈가에 하늘거리는 멋진 그늘이 드리워진다고 말한다. 읽어면서 픽픽 웃음이 났다. 신선한 표현이다. 천방지축 염소들에 대한 그리웠던 시인의 추억을 읽을 수 있는 시였다.
이 시는 읽을 때마다 힘을 준다. 누구나 시련과 고통을 겪을 것이다. 보통 좌절하고 절망하는데 , 이에 그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풀과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서 그런가 보다.
시를 통해서 위로받고, 힘을 얻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위로를 받고 힘을 얻었다.
작가의 말처럼 오늘 내 삶이 좀더 윤택해졌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