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어린시절에 학교는 구속과 답답함으로 느꼈을 것이다. 학교 가는 날이 그렇게 싫고, 행여 하루 휴교라도 있는 날에는 그렇게 기쁘고 즐거운 날이었음을 기억할 것이다. 막상 학교를 쉬고 집에 있다보면 그렇게 심심하고 할 일이 없는데 학교에 다닐 때에는 그렇게 싫었으니 참 아이러니 하다. 학부모가 되고 아이들을 통해 듣는 요즘 학교는 옛날보다 훨씬 재미있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여전히 구속의 장소로 남아 있는 듯하다.

괴짜스쿨시리즈를 만나며서 행복한 학교를 꿈꿔본다. 특히 2권에서는 교장선생님의 기상천외한 행동으로 학생들이 엄청난 과제들을 풀어나가게 된다. 즐거운 학교생활의 시작이다. 평범하던 학교생활에서 어느날 교장선생님은 전교생에게 과제에 대한 보상으로 엉뚱한 제안을 하게 되고 학생들은 교장선생님의 엉뚱한 제안을 행하는 모습이 궁금하여 일심으로 과제를 해결한다. 교장선생님의 제안이 점점 격해질수록 아이들은 선생님의 위험을 감지하고 이젠 선생님을 보호하려고 노력한다.

책을 읽는 동안 교장선생님의 소탈한 모습에 감격하게 된다.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며 그들의 심리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자발적 동기를 불러 일으키는 리더로 나타난다. 하지만 교장선생님의 제안과 보상에 대한 이야기만으로 끝난다면 자칫 당근과 채찍이라는 편협된 사고를 주입할 수 있다. 이러한 오류에 대해 저자는 학생들이 리더를 생각하고 참다운 판단을 위한 자각을 하는 과정이 책의 후반부에 나타난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선한 동기부여와 외부로부터 흘러오는 일방적 주입이 아닌 스스로의 판단과 행동이 아름답게 나타난다.

책의 삽화도 참 재미있고 책의 내용이 간결하면서도 흐름이 빠르다. 그래서 아이들이 금방 책을 읽게 된다. 반복해서 읽으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아마도 아이들이 내일 학교에 등교하면 교장선생님의 모든 행동을 몰래 훔쳐보지 않을까 싶다. 아울러 우리집에서도 공부만 하라고 강요하기 보다 뭔가 기발한 제안을 한다면 학원과 학교공부에 찌들린 아들이, 딸이 잠시나마 행복해할까 생각해본다

(부즈펌) 소녀 10.5세 여자가 되다

 

피곤했던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서면 딸아이가 쪼르르 달려와서 안기면 모든 피곤이 스르르 물러났다. 몇해전까지 둘째는 아빠인 나를 무척 잘 따르며 재롱을 피웠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어색해하더니 이젠 자기만의 영역을 지켜가려하고 있다. 일기장은 손도 못대게 하고 자기 것에 대해 감추려고 한다. 비밀이 많아지는 나이가 된 것이다. 이제 11살. 내 아이에게도 사춘기가 찾아오려는 것 같고 여자가 되어가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때마침 소녀10.5세 여자가 되다를 만났는데 초등학생 딸을 둔 부모라면 꼭 사서 읽어보고 선물해주라고 권하고 싶다. 책이 너무 쉽고 부모로서 쉽게 꺼내지 못할 이야기들을 잘 적어두고 있다. 함께 읽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면 훌륭한 성장지침서가 될 것 같다.

이책의 가장 큰 특징은 너무 쉽다는 것이다. 어려운 단어가 없이 누가 읽어도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핵심을 잘 살렸다. 뿐만 아니라 삽화가 너무 귀엽고 친숙하게 실려있어 전혀 지루하지 않은 것도 책의 매력이다.

머리 끝에서부터 발끝까지 그리고 심리적인 면까지 세심하게 아이들이 궁금해할 그리고 관심을 가질 주제들을 선정해서 문답식으로 정히하였고 외모와 건강 그리고 성적 발달에 대해 솔직하게 전하고 있어 참 맘에 드는 책이다. 뿐만아니라 단락이 끝날 때마다 상담코너가 있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고민을 카운슬링 하고 있기도 하다.

지금도 초등학교 4학년 딸아이가 너무 흥미롭게 보고 있다. 두껍지 않아 금방 읽어 버리지만 관심이 생길 때마다 단락을 찾아가며 읽어가고 있다. 덕분에 손톱을 자꾸 물어뜯는 버릇이 이번에는 고쳐질 것 같아 절로 흐뭇해진다. 내가 이야기하면 잔소리가 될 뿐이데 책을 통해 스스로 자각하니 스스로 고치려고 한다. 이젠 좋은 책이 부모역할을 반이상 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깜찍한 책표지                   단락이 끝날때마다 등장하는 상담코너

 

저자의 취재노트를 통해 취재 뒷이야기를 알아가는 것은 사람의 호기심에 좋은 꺼리가 된다. 홍차와 바나나라는 가벼운 제목에 손이 갔다. 하지만 자꾸 생각을 반복해볼수록 어둡고 무거운 이미지가 가슴을 누른다. 뭔가 짓눌린 아픔이 책을 통해 표출 되겠구나 하는 두려운 기대가 엄습해온다. 더구나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지구촌의 눈물과  희망메세지라는 부제까지 있으니 말이다.

 

KBS기자인 저자는 3차례의 취재 과정동안 매일 적었던 일기를 정리하여 책으로 발간했다. 1차 취재는 동아시아의 스리랑카를 중심한 전쟁의 상흔과 아픔을 2차 취재에서는 아프리카의 내전과 성폭력의 아픔을 지니고 힘들게 살아가는 여성들을 그리고 3차 취재에서는 남미 에콰도르의 바나나농장과 네덜란드의 공정무역 유통 현장을 통해 공정무역을 조명하고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행복과 인륜을 생각해보게 한다. 어디까지가 삶의 극한상황이고 어디까지가 절망인가 하는 경계에서 희망찾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들의 노력을 저자는 줄곧 찾아가고 있다. 그래서 무겁고 어두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책이 된다. 그래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간다는 말이 이 책의 처음과 끝을 관통하는 구절이 된다. 삶의 끝자락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 행복하다. 그리고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동시대인으로 좀 더 나은 환경의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한다. 착한자본주의를 향하는 공정무역 그리고 생존을 위협받는 형제들에게 있어 우리는 무엇인지 여운을 남기며 책은 마무리를 한다. 이것이 저자가 그토록 힘들고 어려운 취재를 기획하고 감행한 이유에 대한 답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