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오감을 통해서 감정의 변화를 느낀다. 특히 시각과 청각을 활용한 감정변화는 가장 쉽게 체감할 수 있는 영역이다. 사람들이 명화와 음악, 영화 등의 감상을 즐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감을 이용하여 치료에도 활용하고 있는데, 시각을 활용한 미술치료의 경우 정신과 치료에서도 많이 활용하는 분야로 이제 대중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다.
그만큼 사람의 감정을 변화시키는데 그림의 힘이 강력하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특히 명화들이 미술치료에 효과적이라 많이 활용되는 것으로 안다. 이 책 역시 이를 바탕으로 선별된 명화들을 수록했고 그림과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냈다. 각 명화들을 통해 심리적인 안정과 위로를 받을 수 있도록 실제 효과가 있는 명화들만을 수록한 점이 이 책의 강점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끌렸던 점 역시 이 점이다.
미술치료를 받으러 온 스트레스 상담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꽃 그림이라고 한다. 책의 표지 역시 최고의 스트레스 해소 작품으로 뽑히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꽃이 있는 농장 정원’이라는 명화로 디자인되어 있다. 책 표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해소가 될 수 있도록 고려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늘 어디에서도 이 그림이 보일 수 있도록 내 주변 가까운 곳에 이 책을 놓아두었다.
크리스티안 롤프스의 ‘블루 마운틴’이라는 그림은 업무 현장에서 다 함께 보면 좋은 그림으로 추천했다. 시원한 파란색과 흰색의 배열과 함께 빠른 움직임이 느껴지는 그림이 감각을 일깨우고 몸의 긴장감을 높여주며 각자가 한데 연결되어 움직이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대인관계에 원만함을 보이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으로 주황색을 꼽는다고 한다. 빨간색처럼 강하지는 않으면서도 에너지를 발산하고 노란색처럼 쾌활하면서 그보다는 편안함을 주는 색상이 주황색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그림으로 이중섭의 ‘해와 아이들’이라는 그림을 추천했다. 이 그림은 특히 산모의 정서에도 좋다고 한다. 이렇듯 사교적 활동을 할 때 스카프나 액세서리 등에 주황색을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노란색은 긴장을 풀어주는 색상이다. 노란색은 두려운 마음과 부정적인 생각을 몰아내고 밝고 긍정적인 사고를 돕는다. 그동안 수많은 화가들이 희망의 상징물에 노란색을 넣어왔다. 폴 고갱의 ‘기도하는 브르타뉴의 여인’이라는 작품에도 노랑의 힘이 강렬하게 느껴진다. 여인이 입은 넉넉하고 풍만한 품의 노랑 옷은 질감도 따뜻한 벨벳처럼 보드라운 느낌이 느껴지는데 이렇게 전해진 시각적인 느낌은 보는 이의 심신 전체의 이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중요한 미팅이나 면접, 시험을 앞두고 긴장을 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그림이다.
이렇듯 이 책에는 일, 대인관계, 부, 시간, 나 자신의 리듬에 관해서 도움이 되는 89종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시각적 감상의 영역을 강조한 만큼 그림에 대한 설명 역시 장황하지 않고 간결하게 풀어놓았다. 인생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가장 향상시키고 싶은 다섯 가지 영역을 다루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그림들을 의식적으로 자주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것만으로도 무의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림을 감상하는 것이 일시적인 감상의 느낌이 아닌 감정의 소통과 치유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고 하니 너무 반가운 일이다.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도 아닐뿐더러 그저 바라보고 순수하게 느끼기만 하면 되니 말이다. 몇 몇 작품들은 직접 따라서 그리고 색칠하기를 추천한 것들도 있는데, 집중력과 창의성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굳이 똑같이 그리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되고 난이도 역시 높지 않은 그림들이라 쉽게 실천해볼 수 있다. 요즘 미술치료가 관심을 받으면서 컬러링 책들의 인기가 꽤 높은데 비슷하게 활용해볼 수 있을 듯싶다.
이 책은 저마다의 삶의 무게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이 책에 담긴 그림들이 많은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해소시키고 삶의 활력을 되찾아주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