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의 모든 시리즈들을 넘 사랑하고
무한신뢰 하는 제가 이 책을 보고 그냥 지나칠수가 있어야지요.^^
그래서 결국 만났습니다....
저희집에 사실 전래동화 전집이 있는데요.
그 책과 비교해보고 싶은 호기심도 생기더라구요.
책을 받고 10살 큰딸이 읽다가 문득 발견한 건데요.
넘 잘 읽고 있는 신통방통 시리즈중에서 발표하기 책을 그린 사람과
같더라구요.^^
스토리 분위기가 좀 달라서 그림도 살짝쿵 차이가 느껴지긴 하는데
책이 많다보니 가끔 이렇게 작가나 그린이가 겹치는 책들을 발견하곤 하네요.
두 페이지 정도만 봐도 이책을 그린 작가분의 감각이 느껴지는데요.
비룡소책이 스토리도 물론 좋지만 그림들이
하나같이 스토리와 어울리게 잘 조화를 이루거든요.
파랑과 주황색이 대조적으로 보이면서 페이지마다
상황에 따라서 느낌을 달리 주는 것 같기도 하고 아주 오묘합니다.^^
호랑이가 멀리서 엄마를 쳐다보는 장면에서는 원근법이 제대로 느껴져서
아이들이 보기에 참 유익한 그림들도 많이 보이구요.
엄마를 덮치는 호랑이의 위협적인 모습도 정말 사실적으로 표현된거 같아요.
두 페이지 정도만 봐도 비룡소 책의 일러스트에서 벌써 몰입되는 듯 하네요.
눈 길을 걸어가는 호랑이의 뒷모습과 함께 눈발이 날리는 장면은
스산한 느낌마저 드네요.
일러스트만으로도 스토리의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어서
볼수록 그림이 참 맘에 드는 책입니다.
갖고 있던 전래동화 전집과 다른 부분을 드디어 발견했어요.
호랑이가 엄마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후에
다른 책들은 바로 도망갔다고만 나왔었는데
이 책에서는 그 중간 과정이 들어있더라구요.
호랑이에게서 도망가기 위해서 똥 마렵다고 말하는 오빠의 재치.
호랑이도 계속 내보내려고 하지 않지만 오빠의 대담함과 재치로
호랑이가 있는 방을 자연스럽게 빠져나올 수 있게 되지요.
이 부분에서 진정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거 같아요.
그런데 왜 다른 책들은 이런 내용이 다 빠져있을까요? ^^;;
나무위로 피신한 남매가 우물에 비치는 것을 보고
보이는 그대로 우물속에 있다고 믿는 호랑이의 우둔함이
마치 옛날 힘없는 백성들을 괴롭히던 권력자들을 조롱하는 것 같이 보입니다.
남매를 잡으려고 나무를 올라가는 호랑이의 모습을
좀 더 긴박하게 느껴지도록 세로로 그려진 것도 좋네요.
가로로 읽혀지던 책이 어쩌다 세로로 변화를 주면
신선하고 더 재밌게 느껴지더라구요.
말을 반대로 해서 썩은 동아줄을 잡고 가다가
그만 줄이 끊어져서 수수밭에 떨어져 죽고 마는 호랑이.
그때부터 수숫대에 빨긋빨긋한 점이 있는건
이때 호랑이 피가 묻어서 그런 거라는 전해오는 이야기~~~ ㅎㅎㅎ
옛날에도 이야기에 살을 붙이는 건 여전하네요....ㅋㅋㅋ
스토리가 끝나고 권말부록처럼 <알고 보면 더 재미난 옛이야기> 가 들어있는데
요것도 아주 재미지네요.^^
비룡소의 모든 시리즈들은 단행본으로 한권한권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오랜시간 신경써서 만든 흔적이 느껴지는데요.
전래동화 시리즈도 31권까지 출간을 앞두고 있네요.^^
잘 아는 제목들도 많이 보이지만 제 눈에는 익숙치 않은 책들이 보여서
그게 또 궁금하고 보고 싶어집니다.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박삭"
와~~!!! 이게 최고로 호기심 동하게 하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