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로 보는 세계 미술사
제목에서 이 책의 구성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모나리자를 그리고 있을 때 중국에서는 어떤 예술작품이 탄생하고 있었을까?, 인도에 타지마할이 지어지고 있을 때 아프리카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었을까? 이러한 궁금증들을 쉽게 해결해 줄 수 있는 책이 바로 지도로 보는 세계 미술사이다. 사실 지금까지의 미술사와 관련된 책들은 서양미술사와 동양미술사로 나뉘어 진 것이 많았다. 역사 관련 서적들은 몇년 전부터 동양사와 서양사를 동시대에 무슨 사건이 일어났는지를 소개하는 책들이 출반되었는데, 미술사와 관련된 서적은 이 책이 처음이 아닐까 싶다.
우선 이 책을 받고 책 자체가 고풍스럽다고 느꼈다. 질 좋은 종이에 컬러 사진이 빽빽하게 설명과 함께 나열되어 있어서 마치 백과사전 같은 느낌을 받았다. 사실 이 책을 처음 받고는 읽기 부담스럽게 느껴진 것이 사실이다. 어렸을 때 부터 미술사를 좋아했고, 친구들과 미술관에 가서 다른 아이들은 대충 훑어보고 나올 때 나는 감상하느라 늦게 나오곤 하였지만, 사실 미술 전공을 하는 것도 아닌 나로써는 중, 고등학교 미술시간에 배운 지식들이 전부였다. 그런 내가 이런 전문적인 미술사 서적을 읽게 되었으니 어찌 부담이 되지 않았으랴. 하지만 지도로 보는 세계 미술사를 읽게 된 계기가 앞으로는 미술관에 가서 관람할 때 그냥 단지 ’눈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 미술품에 대한 배경지식을 알고 더 자세히 감상하고 싶었기 때문인만큼, ’제대로 읽어보자’ 다짐하며 책장을 넘기기시작했다. 사실 음악이나 미술은 정말 아는만큼 보인다고 하니까 말이다.
일단 차례대로 선사시대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사실 소설이나 여타 다른 책처럼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고, 르네상스 시기를 보고 싶어 15~16세기의 미술 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나마 잘 알고 있었던 르네상스시기의 서양 미술품들을 보니 더욱 흥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의 모토인 동시대에 다른 세계에서는 무슨 작품들이 탄생하고 있었는지도 알게 되었다. 르네상스 시기에 서양에서는 주로 인물화들이 그려지고 있었는데 동양에서는 산수화가, 아프리카에서는 청동 조각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정말 동시대인데도 이렇게 지역에 따라 소재도 기법도 다른 작품들이 나왔다는 점이 신기할 따름이다. 책을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줄 알았으나 제일 관심있었던 부분을 읽고 그 다음부분 다음부분 순서대로 읽기 시작하니 책을 천천히 읽는 나도 꽤나 빨리 읽은 것 같다. 그리고 왠지모르게 책의 저자가 서양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중국인이 저자란 것을 알았을 때 꽤 신선한 충격이었다.
사실 미술은 그 작품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더라도 작품을 만든 작가가 나타내고자 했던 느낌과 생각을 자신도 느꼈다면 제대로 작품 감상을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보통사람들이 천재라 불렸던, 엄청난 노력을 들인 작품을 몇십초 남짓보고 제대로 감상하는 것은 힘들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미술에 관심이 있고 작품들을 더욱 잘 감상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지도를 따라 흥미로운 미술사 여행을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