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당신도 살아>의 오히라 미쓰요를 다시 만났다.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에서 그녀의 삶이 어쩌면 이렇게 굴곡질까, 그러니 당당히 말할 수 있으리라. 나도 사니, 당신도 살라고... 그렇게 어려움을 겪고 변호사로 당당히 선 그녀에게 감복했고, 이제는 그녀를 잊고 살고 있었는데... 그녀가 다시금 아픈 소식으로 내 앞에 나타났다. 그녀의 굴곡진 삶은 아직도 끝이 아닌가? 누구는 평생 한번도 겪지 않을 불행을 그녀는 왜? 내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아마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중학교 시절 집단 따돌림을 당해 자살 시도, 폭주족과 어울리며 마약과 혼숙을 일삼는 비행 청소년 시절을 거쳐 야쿠자의 아내, 호스티스 생활을 하다 23살에 양아버지를 만나면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29세에 사법시험을 합격, 변호사로 활동했고,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오사카 시 부시장을 역임했다. 2006년 변호사 남편을 만나 결혼해 하루카를 낳는데 아이는 다운증후군과 심장이상을 가지고 태어난다' (책날개에서)
자식의 장애에 대한 엄마의 마음은 어떠할까? 그녀는 말하지 않지만 아마 힘든 터널을 통과했을 것이다. 그 힘든 시기를, 아픈 자식을 잘 키우기 위한 마음이 어렸을 적 아빠가 자주 암송하시던 논어로, 사법연수원에서 만났던 논어로 향하게 했으리라 짐작한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논어를 접하게 되었지만, 아이로 인해 그녀는 자신 또한 논어의 세계가 넓어졌다고 말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논어의 글귀를 접목시킨다. 하지만 아이의 삶에게만, 아이의 교육에게만 논어는 국한되지 않음을 책을 통해서 알게 된다. 그녀의 생활 곳곳에서 논어를 만날 수 있다. 너무나 유명한 논어의 '학이'편을 보면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면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하는 글귀는 나도 무척 좋아하는 글귀이다. 배우고 익혀 내 것이 되는 학습법을 좋아하고, 멀리 있는 친구가 오면 얼마나 즐거운가?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으면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는 아이에게보다 어른인 내가 더 알아야 하는 글귀이다.
이렇듯 논어는 2500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시대를 뛰어넘어 삶의 지혜를 전하고 있다. 집에도 '논어' 책이 있지만 그 뜻이 잘 전달되지가 않았다. 하지만 오하라 마쓰요가 자신의, 아이의 사람됨을 위한 공부로 논어를 선택한 내용과 실제 생활에서의 경험들을 통해 논어의 글귀가 쉽게 다가왔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젊은이는 집에 들어오면 효도하고 집을 나가서는 공손해야 하며, 언행을 삼가 믿음을 주고 널리 사람을 아끼되 어진 사람을 가까이 해야 한다. 그러고도 남은 힘이 있으면 글을 배운다"' (제1편 학이 제 6장)
전에 나는 아이가 공부만 잘한다면 조금 말썽을 부리는 건 용서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이의 어떤 행동보다도 공부를 우선시 한 잘못된 사고였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부모인가? 학부모인가?' 질문을 받으면 우리는 선뜻 부모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만난 공자의 가르침으로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사람됨이 더 중요함을.
그녀가 아이의 인성을 위해 택한 '논어'를 그녀를 통해 쉽게 접해보는 걸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