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감독 ‘신카이 마코토’ 

 초속 5cm의 감독 ‘신카이 마코토’는 1973년 나가노현에서 출신의, 영상 감독 및 영상 작가 입니다. 게임 회사에 근무하면서 혼자서 제작한 단편 애니메이션 '별의 목소리'를 2002년에 발표하면서 여러가지 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이 작품으로 부터 작품성과 작화의 아름다움을 인정받기 시작 하였으며 2004년에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를 발표 하였습니다. 마이니치 영상 콩쿠르 및 애니메이션 영화상을 수상 하였습니다. 그리고 2007년 '초속 5CM' 를 공개하여, 일본 전국적으로 개봉 및 롱런 상영을 기록하는 쾌거를 이룩하였습니다. 이러한 흥행과 팬들의 기대에 힘입어 2007년 7월에 국내에서도 소규모이나마 개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뒤이어 홍콩과 대만에서도 개봉이 뒤따랐으며, 제작 인원이 10여명 남짓의 60분짜리 단편 영화가 1억 엔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쾌거를 이루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지금까지도 DVD와 BLU-RAY 로서 발매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2007년 한국에서 개봉한 초속 5cm>

2. 초속 5cm 의 세계

 이 단편이 이토록 사랑을 받는데 에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보는 이로 하여금 매 장면 마다 감탄하게 하는 작화입니다. 실로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장소와 지하철 등은 실제 장소를 그대로 묘사한 정성이 돋보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성을 바탕으로 감독의 눈으로 재창조된 장면 하나 하나는 만화영화의 작위성이 아닌, 또다른 하나의 현실로 우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합니다.

(1부의 배경이 된 지하철 1;115 계 전차)

(2부 마지막 장면의 배경)

 3. 그들만의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

"있잖아
초속 5센티미터래"
"응? 뭐가?" 

"벚꽃 잎이 떨어지는 스피드
초속 5센티미터"

1부 앵화초: 桜花抄 (약 28분)
 동경에 살고 있는 초등학생 토오노 타카키와 시노하라 아카리는 서로에게 있어 '남들이 알 수 없는 특별한 기분'을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초등학교가 졸업하는 동시에 여주인공 아카리가 이사를 가게 되어 서로 다른 중학교를 진학하게 됩니다. 그 뒤로 편지와 전화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기분'을 공유하던 어느 날 이번엔 남자 주인공 토오노가 더 멀리 이사를 가게 됩니다. 더욱더 멀어져만 가는 어린 두 연인은 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아쉬움에 그 둘만의 만남을 계획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펼쳐진 것은 혹독한 현실의 문제입니다.
 

2부 코스모나우토 : コスモナウト (약 22분)
 2부의 시점은 고등학교 3학년생인 스미다 카나에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1부의 주인공 타카키를 짝사랑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동경에서 전학온 타카키에 반해버린 카나에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고백을 하려는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어딘가 멀리 바라보고 있는 타카키의 모습에 카나에는 망설이게 되는데...

2부의 주인공 카나에와 타카키, 반전이 존재하는데?

 3부 초속 5cm : 秒速5センチメートル (약 15분)
 사회인이된 타카키의 모습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그 어디에나 있을법한 셀러리맨에 여자친구도 있는 아주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타카키이지만 '1000번을 문자 해도 마음이 1cm 도 움직이지 않았다.' 라는 여자친구의 말에 순간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타카키는...

성인이 된 주인공이 생각하는 것은?

 줄거리는 이와 같이 어린 남녀가 둘이 풋풋한 사랑을 하며, 서로를 아끼다가 갑작스런 이별에 대처하는 것으로이야기가 시작 됩니다. 하지만 이 글로서 이야기를 전부 소개 해드리기 보다는 이 이야기를 접해야할 이유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그것은 바로 현실을 바탕으로 '첫사랑'을 다룬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최근에 '건축학 개론'과 같은 첫사랑을 다룬 영화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켜잡았듯이, 초속 5CM는 첫사랑을 주제로 하며 이 첫사랑이 극중의 주인공을 통해 관철 되어 가는 과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선사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관철 되어 가는 과정이 너무나도 현실적이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첫사랑의 아쉬움과 슬픔을 느끼게 합니다. 누구나가 공감해 보았을 법한 첫사랑의 구도는 크나큰 여운을 남기게 됩니다. 2007년 여름, 한국에서 개봉 할 당시에 처음 이 작품을 접한 필자는 관람객들의 평균 연령이 의외로 높음에 놀라기도 했었지만, 애니메이션이 단순히 아동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청소년 그리고 성인이 되었을 지라도 그 첫사랑에 대한 공감대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이 작품의 줄거리를 다루는 것 보다는 이와 같이 세대와 문화를 넘어서는 '첫사랑'이라는 주제는 그 누구에게나 가슴 깊이 와 닿는 이야기 인거죠.

4. 소설과 만화책으로도 만날 수 있는 초속 5센티미터

(한글판 소설 커버)

 초속 5cm는 애니메이션과 더불어 만화책과 소설책으로서도 발매가 되었습니다. 모두 한국에서 출판하여 잔잔한 감동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필자가 2009년 군대에서 복무 중이던 당시에 국내에 소설이 출시되지 않아, 휴가를 나간 사이에 간신히 소설 원서를 얻어 군대 생활을 하며 몇 번이고 이 소설을 읽으며 그 감동을 곱씹어본 추억이 있기에 소설판에 대해서도 각별한 애정이 안갈 수 없습니다.
 

(한글판 만화책 커버, 전 2권 )

 소설의 구성은 애니메이션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애니메이션에서 마저 다루지 못한 남성 주인공의 결말(!?)을 살짝이나마 다루고 있어서 그 것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고 느껴집니다.

만화책의 경우는 <초속 5cm>를 흑백으로 즐길 수 있는 색다른 기회입니다. 애니메이션이 그러듯이 만화책의 경우도 사물 하나하나 신경 쓰며 세심히 표현된 배경과 주인공들의 미묘한 감정 표현을 잘 담아 내고 있습니다. 이 또한 줄거리가 다르지는 않지만 2부 <코스모나우토>의 여주인공의 뒷이야기를 그리고 있어 색다른 감동을 선사합니다.

(성인이된 카나에가 본 것은?)

 애니메이션의 뒤를 잇듯이 소설과 만화책을 통해 또 다른 여운을 남기는 결말을 남깁니다. 그 결말은 감상하는 우리의 몫이 아닌가 싶습니다.

5. OST

(초속5cm 주제가 싱글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

 초속 5cm 의 주제가로 쓰인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 또한 빼 놓을 수 없는 감상 포인트 입니다. 이 곡은 1997년 1월에 발표된 싱어 송 라이터 '야마자키 마사요시'씨의 곡입니다. 이 곡이 가지는 의미는 상당히 색 다릅니다. 가수 본인이 몇 년간 사랑해온 여자 친구와 만나기 위해 약속 장소로 향하던 중, 여자 친구가 교통사고로 사망해버리고 맙니다. 그 슬픔에 그 사건이 있던 장소의 육교에서 이 곡을 쓰게 되었고 이 곡이 발표 되었을 당시에도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 하였습니다. 그리고 초속 5cm에서 이 곡이 주제가로 다시 사용 되며 싱글 앨범으로도 발매되었는데, 이 앨범이 오리콘 차트 상위권에 오래 머무르면서 대중적으로 높은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물론 극중에 어울리는 이 곡의 조화는 그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입장에서 이루 말 할 수 없는 감동을 가져다줍니다. 

(가수 화인)

 한편 한국에서는 가수 화인에 의해 한글로 번안한곡이 발표 되어 색다른 감동을 전하기도 하였습니다.
  화인만의 방식대로 새롭게 재해석 된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 는 설명이 필요없는 국내 최고 작사가 조은희가 작사를 하여 화인만의 색깔을 낼 수 있는데 많은 기여를 하였고, 이외에도 나얼, 김범수, 이수영 등의 주옥 같은 작/편곡가로 잘 알려진 김민수가 타이틀곡 편곡에 참여 하였으며, 홍준호, 김현아, 최훈 등의 국내 정상급 세션맨들이 대거 참여하였다고 합니다.

6. 마무리

 이 작품을 같이 본 한 사람이 말해 주었습니다. 저 두 사람이 다시 만나더라도 그들은 절대로 행복해 질 수 없다고, 이 말이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지금까지도 확인 해 볼 방법이 없는 필자 인지라 아무래도 이 작품에 대한 애착이 더욱 강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따금 지나간 첫사랑을 떠올리며 그 사람과 잘되었다면 행복 할 수 있었을까 라는 물음에 무엇이라고 확신할 수 없는 망설임에 익숙해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러한 아련함과 더불어 우리들의 인생은 더욱더 가치 있고 아름답게 나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어우르는 ‘초속 5cm’ 만큼의 속도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