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리틀제이 대학생기자단 박수영입니다. 모두들 “세살 버릇 여든 간다.” 라는 속담 기억하실 텐데요. 저는 첫째라서 엄마에게 어렸을 적부터 “ 동생하고 사이좋게 지내라”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일본의 아이들도 우리와 비슷하게 어릴 때부터 부모, 친지 그리고 사회의 여러 구성원부터 교육을 받아 그 사회에 있어서 올바른 사회의 한 구성원이 되어 간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교육들을 시쯔케 라고 하는데요. 오늘은 시즈케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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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본인을 이해하기 위한 일본 문화

 이번 동일본 대지진 사태에서도 일본인은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보통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사람들이 서로 살기위해 아우성이고, 질서가 무시되기 쉽습니다. 새치기를 하거나 언성을 높이거나 물건을 훔치거나 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규모 9.0의 대지진이 동일본을 덮친 대참사 앞에서도 새치기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한국인의 생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런 문화는 과연 어떻게 생겨나게 된 것일까요? 

(게임 속에서도 줄을 서는 일본인의 질서의식)

 일본 문화를 한단어로 표현한다면  '和(와)'입니다. 일본 국민의 사고방식이나 생활태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와’이고 안정된 사회를 이루고 이 구조가 깨어지지 않도록 하려면 각자에게 자신이 자리 잡은 위치를 분명히 정해줘야 하고, 각자가 자신의 자리에 정확하게 자리 잡음으로써 사회는 ‘와’가 유지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와’ 가 중요시 되는 사회에서 자신이 자리 잡을 위치를 정확히 자신의 분수를 아는 것이 중요하고 그 분수를 아는 것이 일본인의 기본자세가 될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러한 문화가 남에게 신세지거나 폐를 끼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자신의 몫을 충실히 해내야 하게끔 교육받아왔습니다. 남에게 신세지거나 폐를 끼치는 것을 메이와쿠(迷惑)라 하여 즉 남에게 폐가 되는 일을 하지 않고 인간관계가 원만하려면 일일이 얘기를 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서 신경을 써주는 태도가 중요한데요, 이것이 일본인을 이해하는 열쇠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자신의 몫을 다 한다.' 라는 의미로 이치닌마에(一人前)를 완벽히 해내도록 훈련받게 됩니다.

 2. 시쯔케(仕付け)란?

 시쯔케(仕付け)는 인간과 인간간의 예의범절을 포함하여 가정생활, 사회생활을 해 나가는 데 있어서 배우고 교육받아야 할 모든 것 그리고 가르치는 행위까지를 포함합니다. 그 아이가 어떻게 자라고 무엇을 몸에 익혀야 하는지, 또한 가족이나 사회가 기대하고 있는 것을 그 아이가 자주적, 자발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교육해 나가는 과정, 그리고 기대되는 행동이 습관이 되어서 가르치지 않아도 자연히 그렇게 되도록 하는 모든 과정들을 시쯔케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좌석을 혼자 차지하지 말아주세요. / 도쿄 지하철 매너 캠페인 포스터)

 그래서 일본의 시쯔케는 한 인간을 독립적이고 개성 있는 사회인으로 양성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하게 잘 길들여진 사회인으로 길러내는 데 그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한국인, 중국인 그리고 일본인이 같이 있으면 물론 외양으로도 구분할 수 있지만, 각기 다른 예절이나 몸짓으로도 구분할 수 도 있습니다. 특히 일본인은 처음 대면했을 때 상대방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격식과 예의를 차리고 절대로 상대방에게 폐를 끼치거나 미안한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합니다. 이런 부분에서 일본인의 정형화되고 규격화된 시쯔케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3. 일본사회에 있어서 시쯔케(仕付け)

 시쯔케는 그 시대의 문화나 가치관등에 의해 내용이 바뀐다고 해도 그 기본적인 틀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 중에 대표적으로 일본의 부모들이 아이를 교육시킬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기본으로 삼는 것은 바로 '他人に迷惑をかけるな'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입니다. 이치닌 마에 원칙에 따라 자신의 몫을 다하고 남에게 메이와쿠(폐)가 안 되려면 자신에게 허용된 영역을 절대 벗어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데요, 그래서 일본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철저하게 교육받습니다. 특히 남의 집에 갈 때 각별히 조심하도록 교육받는데요, 밥을 먹고 가라고 권해도 폐를 끼치는 것이니 그러지 않고, 신발을 아무렇게나 벗어놓으면 그 집 어머니가 정돈해야 하니 폐가 되므로 벗은 신발부터 가지런히 정리하라고 교육받습니다. 그리고 과자나 음료수를 대접받으면 깍듯이 감사하다고 말씀드려야 실례가 아니고 화장실 사용도 반드시 허락을 받고 사용하지 않으면 폐가 되고, 큰소리로 이야기해서도 안 된다고 철저하게 허용된 영역을 넘지 않도록 교육을 받게 됩니다. 일본의 어디서든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 있는데, 아이가 공공장소에서 조금이라도 장난을 치면 엄마가 아이에게 "다른 사람한테 폐가 되잖아. 하면 못써."라고 하는 말을 곧잘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4. 드라마 속에서 나타나는 '시즈케'

5. 오아시스 운동

 
 예절 교육의 가장 기본은 인사예절이며 이를 위해 '오아시스(o,a,si,su) 운동'이라는 것이 있는데, 일상생활에서 아래의 4가지 인사를 잘할 수 있도록 하자라는 운동입니다. '오아시스(o,a,si,su'란 아래의 밑줄 친 일본어 인사말의 첫 음절을 따서 지어졌습니다.

 おはようございます。(o-ha-yo-u- go-za-i-ma-su, 안녕하세요.)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a-ri-ga-to-u-go-za-i-ma-su, 감사합니다.)

 しつれいします。(si-tsu-re-i-si-ma-su, 실례합니다.)

 すみません。(su-mi-ma-se-n, 미안합니다.)

1. 봉사활동 피해현장

 이와테대학교에서는 YMCA와 연합하여 동일본 지진 피해지역의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봉사활동에 필요한 물건은 학교에서 모두 지급을 해주며, 봉사활동자들의 보험도 전액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봉사활동은 매주 토요일 또는 일요일에 실시되며, 봉사활동을 하는 장소는 이와테현 미야코시 라는곳입니다. 첫 번째 기사에서 쓰나미 밀려오는 사진 보여드렸었는데 바로 그 지역입니다. 쓰나미가 방파제를 넘어와서 마을 전체가 큰 피해를 입었는데요,  복구공사가 한참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도 무너진 집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사진에서 처럼 여러 집들이 쓰나미에 의해서 쓸려갔습니다.)

(쓰나미로 인해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어느 마을)

 이와테현 미야코시의 해안가에 위치해있는 어느 마을입니다. 쓰나미로 인해서 마을 전체가 다 쓸려서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사진을 잘 보시면 예전에는 이 마을이 주택단지 였음을 알수가 있습니다. 지금은 흔적만 남게 되었지만요. 일부 주민들은 다시 여기에 새롭게 집을 짓게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하지만 아직 가끔씩 여진이 발생하고, 다시 그 지역에 지진과 쓰나미가 오지 않는다는 법이 없어 일본정부가 고민하는 문제 중의 하나입니다. 처음에 봉사활동을 시작할때는 피해복구현장에 가서 잔해들을 치운다던가 이런일을 할줄 알았지만, 잔해들은 이미 모두 치워져서 한쪽에 쌓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직접 복구작업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대신 주민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진행했습니다.

2. 봉사활동 현장상황

 그나마 이렇게 형태가 남아있는 집도 있긴 하지만 많이 파괴되어서 더이상사람이 살 수는 없다고 합니다. 다만 형태라도 남아있으니 다시 수리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설주택)

 미야코시의 어느 마을에는 주민들이 이런 가설주택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 가설주택은 말 그대로 임시로 지었다고 하여 ‘가설’ 이며, 여진에 의해서 쓰나미가 다시 밀려올지도 모른다는 가정 하에 조금 높은 고지대에 주로 지어져 있습니다. 말이 주택이지 컨테이너로 지어 진 집이라서 여름에는 매우 덥고, 겨울에는 매우 춥습니다. 주민들이 언제까지 이렇게 불편하게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인지..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속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저는 다른 봉사자 15명과 주말에 시간을 내어 피해지역을 방문했습니다.

3. 타키다시(炊き出し)

1) 야키소바 만들기

 저희는 이번 봉사활동에서 타키다시(炊き出し)를 했는데요, 타키다시(炊き出し)는 글자 그대로 음식을 만들어서 내놓는다는 의미입니다. 저희 팀은 많은 음식 중 야키소바를 만들기로 했어요. 그래서 미리 준비해온 재료들을 셋팅하고 서로 돌아가면서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날 날씨가 조금 더워서 음식을 만드는데 땀이 좀 나긴 했지만 그래도 서로 도와가면서 음식을 만드니 즐거웠습니다.

열심히 재료를 요리해서 짜잔~!

 이렇게 야키소바를 만들었습니다. 이날 저희가 만든 야키소바는 총 150개로 넉넉잡아 120인분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꽤 오래 걸렸습니다. 지글지글 양념 볶는 소리에 일본학생들과 저도 배가 많이 고팠는데요, 저희도 주민들과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야키소바를 먹어습니다. 야키소바는 편의점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시간 내어 만들어준 저희들에게 주민들은 몇 번이나 감사하다는 인사를 해주셨습니다.

2) 모찌쯔키(餅つき） : 떡 찧기

 점심시간을 끝으로 오전 활동은 모두 끝나고 오후 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오후활동은 모찌쯔키(餅つき）라는 떡을 찧는 일이었는데요, 야키소바도 처음 만들어보지만 떡도 처음 찧어보는거라 쉽지가 않았습니다. 실제로 해보니 방망이가 정말 무겁더라고요. 그래서 떡을 때려야 하는데 절구통을 잘못 찧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떡을 찧어보았는데요,

 저희도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떡을 다 찧고 나서는 그 떡과 시원한 맥주와 음료를 마시며 주민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떡이 금방 찧어서 그런지 아주 쫄깃쫄깃 맛있었어요. 저희들은 피해지역에 봉사활동을 하러 왔는데 오히려 먹기만 하고 가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저런 것을 다 떠나 주민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위로의 말이라도 한마디 전 할 수 있어서 정말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들이 악몽의 시간을 얼른 떨쳐버릴 수 있도록 마음속으로 기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4. 위로 공연

 봉사자들은 마을 주민들을 위해 합기도를 준비했습니다. 한국에도 합기도 도장이 많은데 일본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합기도 도장에서 운동을 많이 배운다고 해요.

 쓰나미로 인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주민들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항상 웃는 얼굴로 지내시는 주민들의 모습에 정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러 간 것이 오히려 저희가 더 많은 것들을 받아서 돌아온 것 같아 정말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완전한 복구까지는 아직 많은 비용과 시간이 걸릴 것 입니다. 그때까지 주민들이 모두 힘을 합쳐서 전화위복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