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카요시 테레비 - 오해와 진실

 우선 일본방송이 얼마나 개방적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일본의 개방성이라고 하면 성(性)에 대해서 가장 먼저 떠올리실 텐데요, 그보다도 먼저 프로그램 자체만 놓고 봐도 종류가 굉장히 다양합니다. 한번 봐서는 저 프로그램이 단지 일회성 특집인지 고정 프로그램인지 짐작이 가지 않을 정도에요.

 ‘설마 이런 걸 매주 방송 한다고?’ 라는 생각까지 들기도 해요. 물론 긍정적도 있고 부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긍정적인 면으로는 일본인 특유의 꼼꼼함, 섬세함이 돋보여 ‘이렇게 자세히 조사했다면 이 분야에 대해서는 더 할게 없지 않을까, 그러니 고정 프로그램은 아니겠지.’라는 느낌이고, 부정적인 면으로는 역시 선정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본의 개방성에서 나온 프로그램들 중에 최근에도 한국에서 논란이 되었던 ‘나카요시 테레비’라는 프로그램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나카요시 테레비’는 ‘사이좋은 테레비’란 뜻입니다. 그런데 방송 내용을 보고 있자면 아이러니하게도 전혀 사이좋은 모습은 볼 수 없었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중일(일본에서는 일중한 이라고 하네요.) 3개국의 출연진들이 나와 다소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도 서로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매회 다르긴 하지만 보통 주제부터가 자국의 어떠한 것에 대해 소개하고 타국과 비교하는 테마이다 보니 논쟁의 소지가 생겨나게 되는 것이죠. 소개하는 쪽은 소개하다 보니 자랑 아닌 자랑으로 비춰지게 되고, 타국의 출연진들은 또 자국과의 차이를 이야기 하려 하다 보니 충돌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방송 후에는 때때로 논란이 뒤따르곤 합니다.
분명 프로그램의 기획의도가 전적으로 이런 결과를 바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3개국 출연진간의 트러블을 유도함으로써 아시아 3개국의 비슷하면서도 큰 차이를 부각시켜 시원하게 속내를 털어놓는 자리를 마련하려 한 것이라 보입니다. 겉으로만 화기애애하게 이야기하며 ‘화합의 장’을 모색했다고 한다면 저는 오히려 위화감을 느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일본인의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고 하는 것은 가식적인 부분이 전혀 없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는 만큼, 이런 프로그램 자체가 그러한 의식적 틀을 깨는 시도의 하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2. 나카요시 테레비 분석

자, 그럼 직접 사진을 보면서 어떤 프로그램인지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먼저 이 프로그램의 고정출연중인 한국인을 소개하겠습니다. 이 방송을 아시는 분이라면 김교수로 유명한 ‘김선생님’(자막에서도 그렇고 이 방송의 고정출연자로 이렇게 불린다고 합니다.)란 분을 아실 것 같은데요. 유창한 일본어 실력으로 일본과 중국에 맞서(?) 한국의 의견을 거의 대변하고 있습니다. 아래쪽 사진 역시 한국 분으로 사카나짱(물고기 양 정도가 되겠네요^^)이라는 애칭을 가졌는데요, 실제로 점술가이기도 하지만 이 방송에선 출연자들의 앞날을 예언하면서 재미를 주는 개그우먼이란 설명이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사진의 장면은 이 두 분이 티격태격하면서 ‘(같은 나라의 출연진들끼리 협력하는 분위기 속에서) 같은 한국인인데도 견원지간이다.’ 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날 방송에서는 한중일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요, 김교수가 점술로 웃음을 주는 사카나짱의 개그 형식을 비롯해 일본의 개그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고, 이에 오히려 일본 측을 대변해 한국인인 사카나짱이 ‘개그맨이 아닌 사람이 위에서 내려다 보는 듯한 태도로 이야기하니 기분 나쁘다. 나를 비롯해 여기 있는 일본 개그맨들이 당신보다 개그에 대해선 한수 위이다.’라며 맞서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이 프로그램이 전형적인 토론회처럼 그렇게 무거운 분위기도 아니고, 같은 나라 출신이라고 서로 옹호해 주는 분위기도 아니라는 것, 눈치 채셨나요? 미리 짜여 진 각본일 수도 있지만 고정 출연자로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인지 ‘김교수의 일본개그 비하발언’, ‘사카나짱의 일본개그 옹호발언’과 같은 기사가 나와 화제가 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그다지 논란거리가 되지 않은 것 같네요.

 반면에 일본 출연진이 만약 이런 발언을 했다면 어떤 반응이었을까요? 그 중심에 ‘마츠코 디럭스’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13년간 시청률 1위를 차지한 개그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개그콘서트의 한 장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른쪽 상단의 첫 번째 칸에 비춰지고 있는 게 바로 마츠코 디럭스입니다. 옆의 김교수도 그렇지만 상당히 굳은 표정이네요^^; 자신이 모르는 한국의 개그프로그램을 보고 있자니 웃음이 안 나올 법도 하지만, 마츠코 디럭스의 성격이라고 해야 할지, 캐릭터 자체가 워낙 무표정에, 한국의 박명수씨처럼 큰 목소리로 ‘버럭’하며 말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런 캐릭터의 특징을 파악하는 데는 이 사람이 출연한 다른 여러 프로그램들을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습니다. 자국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거리낌 없이 말해, 일본인들의 비난을 사기도 하는데다가 오카마(게이 중에서도 여장남자)라는 점 때문에 한국에서도 많은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그 기사의 사진이 저렇게 무표정한 얼굴을 포착한 것이었다면 더더욱 그렇겠죠.^^;

 자신의 나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니 좀 더 신중을 기해 말할 수는 없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고향 자랑 토론 배틀’이라고까지 불리는 이 방송의 특징 때문인지, 마츠코 디럭스를 포함해 대부분의 출연진이 조심스럽게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모습을 찾아보긴 힘듭니다. 찬반토론처럼 진지하고 열띤 토론을 연상케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그 정도의 팽팽한 긴장감은 갖추고 있어서가 아닐까 해요. 마츠코 디럭스를 포함해 간혹 다른 일본 출연자들이 한국 편을 들며 중국을 비난하는 발언을 하기도 하는데요. 이에 비해 마츠코 디럭스가 유독 비난의 중심에 서게 된 이유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K-POP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탓이 아닐까요?

3.나카요시 테레비 속 개그콘서트

이번 방송에선 특히나 한국의 개그콘서트에 대해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인기가 한창이었던 ‘비상대책 위원회’의 내용을 자막까지 더해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했습니다. 예상과는 다른 대답에서 나오는 반전에 웃음포인트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압도적인 인기를 지속해 나가는 이유로는 ‘감사합니다’ 코너의 리듬에 맞춘 개그에서 그 인기비결을 들기도 했습니다. 같은 방송인데도 이 부분만 보면 전혀 다른 느낌이 들지 않나요? 부분이 아닌 전체를 보는 안목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되는 장면이었습니다. 

4.나카요시 테레비 엔딩

나카요시테레비의 마지막은 항상 이렇게 끝납니다.

 어떠한 결론도 내리지 않고, 마치 싸움이라도 날 것 같은 상황에서 뜬금없이 나카요시 전용 테마곡 <We are The 일중한>이 흘러나옵니다. 가사를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곤니치와 니하오 안녕하세요

(이날 방송에 출연한 하리수씨)

어느 쪽도 전부 좋단 말이야~
I need you 일중한
I want you 일중한

(이날 일본인 부인과 결혼한 개그맨 김현기씨도 출연했습니다.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보이시나요?)

뭔가가 시작될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