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 궁금해하는 한국!

안녕하세요! 시즈오카 통신원입니다. 무더운 한국과 달리 이곳 시즈오카는 줄곧 흐린 하늘과 소나기, 그리고 강한 바람을 동반한 태풍이 한차례 지나갔습니다.^^; 가뭄과 더위가 걱정인 한국에는 비가 많이 내렸으면 좋겠네요ㅠㅠ 가깝지만 이렇게 대조적인 날씨만큼이나 오늘은 한국과 일본 사이의 큰 인식의 차이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읽기 전 손가락을 눌러주는 센스!>

● 일본대학생이 바라보는 한국
한국과 일본은 예전부터 많은 역사적, 지리적 분쟁을 안고 있었던 만큼 사실상 아직까지도 서로를 대할 때, 어떠한 오해나 편견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일환으로 선뜻 민감한 이야기를 꺼내려 하지 않지만, 이렇게 덮어두는 것보다 한번쯤 터놓고 이야기해 보는 것도 현재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여기 일본대학생들이 조심스럽게, 혹은 궁금증 가득한 얼굴로 제게 물어보는 질문 Best 5를 선정해봤습니다!

 5위 Q: 한국인들은 자신의 나라에 대한 역사를 잘 알고 있어? 관심이 많아?

일본대학생들과 비교하자면, 확실히 한국학생들이 역사에 대해 잘 알고 또 관심도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대학생들은 세계사에는 밝지만 오히려 자국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본이란 나라가 섬나라이다 보니 세계사에 초점을 맞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역사를 미화(美化)시킨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계사에서 자국의 역사가 개입되면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일본은 어느 나라도 침략한 적이 없고, 타국의 침략에 대응했던 것이다’라고 알고 있는 학생도 있어서 좀 충격이었습니다.

특히 제가 수강하고 있는 일본사(일본사회 및 세계사)의 교수님은 한반도 역사 전반에 관한 파트를 진행하면서 ‘안중근은 한국에서 이토히로부미를 암살한 영웅이지만, 일본에서는 테러리스트이다.’라고 하거나, 독도는 다케시마, 동해는 일본해로 표기되어 있는 지도를 참고자료로 쓰는 모습에서 어디까지를 관점의 차이로 받아들여야 할지 의문이었습니다. 이 수업에 외국인 학생은 저 한명 뿐이기 때문인지 여러 가지 공격적인(?) 질문 아닌 질문을 받게 되는데요, ‘역시 일본 오기 전에 역사공부 좀 제대로 하고 올 걸.’하는 생각이 들 정도 였답니다^^;

이 질문을 하는 친구들은 대개 두 가지 상반된 입장을 보여줍니다. 일본의 한국침략을 인정하고 ‘식민지는 옳지 않았다’고 하면서 ‘이런 역사적인 면에서는 자신이 일본인인 것이 부끄러울 정도다’라는 측과 ‘오랫동안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지금의 일본과 달리, 과거 아시아의 강국으로 세력을 떨쳤을 때가 대단했다’라며 ‘만약 외국에서 자신이 일본인으로 보여 진다면 자랑스러울 것 같다’라고 생각하는 측으로 크게 나눠지는 것 같네요^^

 4위 Q: 한국도 중국을 안 좋아해?  

최근 일본에서는 중국과의 영토분쟁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한국의 ‘일본인의 반중감정 악화’에 대한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요. 이 때문인지 중국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던 몇몇 학생들로부터 한국도 중국을 싫어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고 있습니다. 보통 한국인이 생각하는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꼽자면 ‘남의 일에 참견하지 않는다’는 관행이 방관주의로 비춰져 방치되는 사고의 희생자들이나, 음식에 관한 사건들, 그리고 한국을 비롯한 IT강국 기업의 제품들을 불법 복제하여 판매 하는 일 정도를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질문을 한 학생 중 한명은 놀랍게도 상하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일본인입니다. 수년간 상하이에서 지내왔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대해 안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되묻자, 상하이 사람들도 자신들은 중국과 다르다고 여기는 것을 느껴서 자신도 상하이 외의 중국에 특별한 애착을 가지고 있진 않다고 하네요.

이런 정황에서 볼 때, 일본은 앞서 한국에서 꼽히는 몇 가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반중감정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닌 듯합니다. 제 생각이지만 중국이 점차 그 큰 국토만큼이나 경제력 등 세력을 넓혀가는 것에 따른 일종의 거부감, 혹은 위기감을 느껴서가 아닐까 합니다. 아시아에서 중국과 가장 밀접한 한자문화권에 속하는 일본의 대학생들이 이런 질문을 해온다는 것이 처음에는 조금 아이러니하게 느껴졌습니다. 오히려 언어가 비슷하면 더 가깝게 느껴질 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저는 이곳에서 중국유학생들과 가깝게 지내고 있는 편입니다. 한국유학생들 못지않게 유학생활 초기에 여러모로 도움을 받기도 했고, 중국계 일본학생도 알게 되어 일본인 친구와 셋이 모이면 아시아 3개국 정상회담을 연상케(?) 할 정도로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합니다. 문화의 차이를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은 이야깃거리가 되고 공부도 됩니다. 한 사람을 그 사람이 소속된 나라에 대한 자신의 감정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독립된 하나의 인격체로 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3위 Q: 가족 중에 어머니 성만 다르다는 게 사실이야?

 왜 이렇게 같은 성을 가진 사람이 많아?

 한류하면 드라마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한국 드라마의 가족애에 대한 얘기를 하다보면 꼭 이런 질문을 받게 됩니다.

‘일본에 비해 그렇게나 가족을 아끼고 챙기는데, 왜 어머니만 성이 달라? 소외감 느낄 거 같아’

일본에서는 여성이 결혼하면 미국처럼 남편의 성을 따라 개명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실제로 결혼 후, 여성은 명함부터 시작해, 여권, 면허증 등 각종 서류를 재신청해야하는 번거로움이 따릅니다. 그러나 대부분 이렇게 같은 성씨를 가지게 되고나서야 비로소 한 가족의 구성원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합니다. 물론 이것이 남녀평등에 위배된다고 하여 ‘부부동씨제’가 아닌 한국과 같은 ‘부부별씨제’를 채택해야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게다가 여성은 결혼, 이혼, 재혼과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들이 성씨의 변화를 통해 드러나기 때문에 이에 따른 논란도 적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한 가족에 한 성’이라는 의식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지만, 한국여성이 결혼 후에도 본래 자신의 성을 사용하는 모습을 남녀평등의 한 면으로 보기도 하는 한편, 가족 내 유일하게 다른 성을 쓰는 (소외된) 사람으로 보기도 하는 이중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 성(姓)에 관한 이야기라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호칭문제입니다.
일본에서는 초면이나 회사 거래처 상대를 성씨로 부릅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그런 경우가 있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성으로 사람을 분별하기는 힘듭니다. 같은 성이 많기 때문이죠.^^

‘한국인이었구나. 내가 아는 한국유학생 박씨(박さん)라고 있는데 알아?’      

      
제가 교환수학중인 학교에는 한국 유학생만 거의 100명 가까이 있습니다. 그중에 박씨라니... 한양에서 김서방 찾기 정도는 아닐지라도 제가 알고 있는 박씨가 그 박씨인지는 알 수가 없죠.ㅠㅠ; 이런 얘기를 자주 듣다보니 한국은 성씨로 부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일뿐더러, 성으로 사람을 구별하기에는 같은 성이 많다, 어떤 성이 흔하다. 등을 설명해 주면 의외로 모르는 학생들이 많았어요.^^ 여기에 결혼하게 되어도 한국여성은 자신의 성을 바꾸지 않는다. 라는 얘기 까지 알려주면 더 놀라워했답니다.^^;

한국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을 보고 '그 일이 사실이면 내 성을 간다.'라고 하지요. 그만큼 한국인에게 성은 일생을 두고 지키고 싶은 자신의 뿌리와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반면, 일본에서 성이란 가족이란 테두리로 연결해주는 하나의 매개체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2위 Q: 한국인들은 영어를 잘하지? 

 이번 질문만큼은 왠지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데요.^^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일본에서 영어는 전공자가 아닌 이상, 필수가 아닌 선택과목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처럼 교양영어라든가, 회화수업은 필수로 이수하게 되어있지만 수업외적으로 따로 심화공부를 해서 공인인증시험을 치고 일정점수 이상을 취득해야 하는 압박감은 없는 것 같네요. 대기업에서는 영어검정시험을 지원자격요건으로 두고 있는 곳도 있지만 모든 부서가 그런 것이 아니라 관련 직종에만 한정된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일본 역시 글로벌 기업의 이미지를 추구하는 회사가 늘었고 실제로도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다 보니 영어가 가능한 신입사원의 수요가 늘었다고 합니다.

 '한국은 세계화의 이미지가 강해, 다들 영어공부 열심히 하고 또 잘하니까' 이런 말을 들으면 한편으론 으쓱해지기도 하지만, 전공공부 만큼이나 공부해야할 다른 과목들이 많은 것 같아 울적해지기도 합니다. 국어가 곧 국력을 나타낸다는 말이 있어 안타깝기도 하구요. 일본은 확실히 한국처럼 만능을 요구하진 않기 때문에 오히려 영어를 포함한 학업성취도나 면학분위기가 다소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까지 말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또 일본어의 발음체계 특성상 영어발음(흔히 버터발음 이라고들 하죠)이 어렵기 때문에 이 면에서도 한국인들은 굉장한 부러움을 사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물론 원어민 못지않은 실력을 가진 일본 학생들도 있습니다^^) 영어를 비롯해 언어란 발음보다 의사소통이라고 생각하지만, 역시 네이티브가 아니고서야 발음이 분명하지 않을수록 청해에 어려움이 따릅니다. 한국에서 익숙하게 들어온 영어발음의 정석에서 상당부분 벗어난 일본식 영어를 듣고 이해하는 데에는 꽤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았어요.

언어적인 면 외에도 일본은 서구인의 문화나 특징 등을 동경하는 학생들이 많아 보입니다. 그 단적인 예로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는 것을 꼽을 수 있는데요. 한국에서도 염색은 보편화되어 있지만 일본만큼 샛노랗게 염색을 한 경우는 보기 드물었습니다. 어느 샌가 저도 금발머리하면 서양인보다 일본인을 떠올릴 정도로 한국의 번화가나 유명관광지, 대학가에서 노랗게 염색한 일본인들을 숱하게 마주쳐 왔습니다. 이런 얘기들을 들려주자, 역시나 샛노란 머리 모습은 서양을 동경하는 데서 온 것이란 대답이 가장 많이 돌아왔습니다.

  1위 Q: 한국여자들은 진짜 성형 많이 해? 정말 성형이 일반적이야?         

드디어 대망의 1위! 예상하셨나요? 이 질문은 남녀학생을 불문하고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이었습니다. 성형관광, 성형원정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외국인들이 성형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고 있습니다. 이는 물론 한국 의료기술의 발전이 밑바탕이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고, 지금도 또한 의료산업 신장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역시 외국인에게 이렇게 널리 알려졌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인들이 성형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세계10대 미녀 도시로 서울이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9위를 차지해 순위권 안에 든 것이 화제가 되었는데요.(지난 2월에 실시 된 같은 조사에서는 6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미의 기준은 동서양이 다르고 또 개인차가 있으므로 이 조사 결과를 객관적으로 보기는 힘들 것 같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9번째라니 좀 더 기쁜 마음(?)이 들기도 하네요. 또 한편으론 이것이 자칫 성형대국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으로 여겨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듭니다. 아마도 일본이 순위권 안에 들지 못한 것을 질투해 그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이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으니까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영향력으론 한류, 특히 K-POP의 중심인 아이돌 그룹의 성형사실이 대두된 것이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에 자연미인은 드물다고 봐. 알고 보니 다 성형한 거잖아.'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발끈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수긍하게 됩니다. 실제로 K-POP 아이돌 그룹의 팬인 몇몇 친구들은 이들의 성형사실을 알고 약간의 배신감 같은 걸 느끼기도 했다고 합니다. 원래부터 예쁜 줄 알고 동경 해왔는데 속은 느낌이 든다고 까지 말합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 연예인들이 성형사실을 숨기지 않고 도리어 당당히 밝히는 것이 좋은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성형사실 공개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한국인으로서는 '거짓말보다는 솔직함'이라는 의미인 반면, 이곳 일본학생들에게는 '성형은 부끄러운 일이 아닌 당당한 일, 밝혀도 큰 논란거리가 되지 않는 일반적인 일'로 보여 지는 것 같아요.

저는 한국 연예인하면 가지런하고 하얀 치아가 먼저 떠오릅니다. 꼭 연예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심미적 혹은 치료의 일환으로 교정을 많이 하는 추세입니다.(중,고등학교, 대학교까지 한반에 꼭 한두 명 이상 교정 중인 친구들이 있지 않나요?^^)그러나 치열이 고르지 못한 편인 일본인들 중에서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도 교정을 한 사람은 매우 드뭅니다. TV방송만 봐도 금방 알 수 있죠.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까 할 정도인 경우에도 교정을 하지 않은 모습입니다. 한국에서 교정이 일반적인 것도, 성형이 점차 대중화 되고 있는 것도 어느 정도 TV출연중인 연예인의 모습이 어떠냐에 따라 좌우 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런 맥락과 더불어 한국인도 그렇지만 일본인들이 더욱 성형에 큰 거부감을 갖고 부끄럽게 생각하는 이유는 돈과 시간을 들이고 아픔을 견뎌가며 부모님이 주신 소중한 신체를 함부로 대하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일본은 개성을 추구하려 하고 한국은 유행을 따르려 한다는 점에서 이런 인식의 차이가 발생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상으로 제 나름대로 뽑아본 한국유학생이 많이 받는 질문 Top5였습니다^^ 지역마다 개인마다 또 연령대별로 관심사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대학생이 받을 만한 질문으로 제가 예상했던 것들이 많았습니다. 이글을 읽는 분들은 어떤 질문을 가장 많이 예상하셨는지, 다른 유학생 분들은 어떤 질문을 가장 많이 받으셨는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