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사진출처 : 야후재팬 )

(사진 출처 : 네이버)

 아쿠타가와'의 유년시절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1892년 3월 1일 도쿄의 교오바시구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아쿠타가와가 태어난 지 7개월밖에 되지 않았을 때 어머니인 후쿠는 정신이 미쳐버렸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아쿠타가와가 태어나기 전에 장녀 하츠를 잃은 것을 자신의 책임으로 깊게 느꼈던 점, 가장 신뢰하고 있던 자신의 친오빠의 죽음 등이 원인이라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어린 아쿠타가와는 어머니가 미쳐버린 이후 양가에서 자라게 되었고, 10살이 되던 해인 1902년 어머니는 정신병을 치료하지 못한 채 미쳐버린 상태로 죽음을 맞게 되었습니다. 이때 어머니의 죽음을 지켜봤던 어린 아쿠타가와는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언젠가 자신도 어머니처럼 미쳐버려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공포의 속에서 살게 됩니다.

2.  동경제국대학으로의 입학, 그리고 소설가로서의 시작

(사진출처 : 네이버)

 이후 1913년 동경제국대학 영문과에 입학한 아쿠타가와는 1914년 키쿠치 칸, 야마모토 유조 등과 함께 <신사조>를 발행하며 문학창작 활동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1915년부터 1년 동안 나쓰메 소세키의 문하생이 됩니다.

 1) <라쇼몽>

 
(사진 출처 : 야후재팬)

 <라쇼몽>은 아쿠타가와가 柳川隆之介라는 필명으로 1915년 제국문학에 발표한 작품입니다. 초기 작품이어서 발표 당시에는 좋은 평을 받지 못했지만 이후에 주목을 받은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날 주인에게서 해고당한 하급 무사가 비가 내리고 있는 황폐한 라조몬의 아래에서 비를 피하고 있었습니다. 해고를 당해 살 길이 막막해지자 이대로 도적이 될까라고 생각하며 라쇼몬 위로 올라가자, 사람의 기척을 느꼈습니다. 거기에 있던 사람은 생활하기 위한 양식을 얻기 위해 나쁜 일인 줄 알지만 어쩔 수 없이 죽은 사람의 머리카락을 뽑는 노파였습니다. 그녀는 하인에게 그것을 자신이 살기 위해서이며, 여기 죽은 사람도 생전에 살기 위해 악을 저질렀으니 머리카락을 뽑는 것을 용서해 줄 것이라 말합니다. 노파의 행위에 대해 정의에 불탄 하급 무사였지만 그 말을 듣고 결심하여 노파의 옷을 빼앗습니다. 그리고 "나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굶어 죽을 몸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칠흑의 어둠 속으로 사라집니다.
 이 작품은 아쿠타가와 작품의 특징 중 하나인 에고이즘(이기주의)을 잘 표현한 작품입니다.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모두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 라 말하며 인간의 추악하지만 어쩔 수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쿠타가와도 이 작품에 대해 자부심을 지니고 있어 첫 단편집의 이름을 <라쇼몽>이라고 짓고 이 작품을 제일 처음에 게재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8~9페이지 정도의 짧은 단편이라 금방 읽을 수 있으니 여러분도 시간이 되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저도 이 작품을 읽고 한동안 멍해져서 많은 생각을 했었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구로사와 아키라'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재탄생하기도 했습니다. 소설과는 좀 다른 줄거리이지만요.

 검색해보니 이미 영화 <라쇼몽>에 대한 기사가 블로그에 있었네요! 아래 링크를 따라 가시면 영화 <라쇼몽>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실 수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japansisa/110095134267 

2) 코(鼻)

 
(사진출처 : 야후재팬)

 나쓰메 소세키의 문하생이 된 후 아쿠타가와는 1916년 단편 <코>를 발표하여 나쓰메 소세키의 칭찬을 받게 됩니다. 이것을 계기로 아쿠타가와는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동시에 소설가로서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코>는 <今昔物語(옛날 이야기)>를 원전으로 한 작품으로 보통 사람들과 달리 턱 아래까지 오는 긴 코를 가진 승려 나이구의 이야기입니다. 나이구는 승려로서 그 누구보다 세속적, 물질적으로 초월해야 하지만 자신의 코를 다른 사람들의 코와 비교하며 남들과는 다른 자신의 코 모양에 집착하게 됩니다. 그러다 자신의 코를 치료할 기회를 얻게 되어 남들과 똑같이 작은 코를 얻게 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정상적인 코로 돌아온 나이구를 보며 그저 비웃기만 할 뿐입니다. 그래서 나이구는 자신의 코를 고친 것을 후회하게 됩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나이고의 코는 예전처럼 다시 길어지게 되고, 자신의 길어진 코를 보며 나이고는 싫어 하기는 커녕 ‘이제 아무도 나를 보고 웃지 않겠지.’라 생각하며 만족합니다. 이 작품은 외부에 대한 강한 의식이 역으로 외부에 대한 냉정한 관찰이나 판단력을 잃게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자신의 콤플렉스를 의식하며 현실을 왜곡하여 바라보는 모습이 마치 우리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 같아 약간 찔리기도 하네요.

3) 어느 바보의 일생(或阿呆の一生)

(사진 출처 : 야후 재팬)

 이 작품은 아쿠타가와가 죽기 한 달 전에 완성되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유서라고도 할 수 있는 작품으로, 이 작품에서 아쿠타가와는 자신의 삶과 예술을 ‘패배’라는 말로 종지부를 찍고 자살했다고 합니다. ‘어느 바보의 일생’은 1장부터 51장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모든 장에는 제목들이 붙어있습니다. 시대, 어머니, 집, 도쿄… 등과 같은 식으로 장들의 배열이 연대기적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직접적으로 아쿠타가와라고 나와 있지 않지만 각 장의 제목들과 내용들을 통해 그의 일생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작품에서는 ‘인생은 한 줄의 보들레르만도 못하다.’ 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이 구절 속의 보들레르는 프랑스의 시인으로써 그의 작품은 청년 아쿠타가와에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보들레르의 시 한 구절이 한 인간의 인생보다 우위에 있다고 말하며 그에게 있어 예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구절입니다. 그 이유로 이 구절은 아쿠타가와의 예술주의적 사상을 나타낸 대표적 구절이라 칭해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위의 작품들이 그의 작품세계를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하여 작품 소개는 이쯤에서 마치겠습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작품들은 괴기한 묘사, 인간의 에고이즘(이기주의)을 거침없이 표현하지만 광기에 비슷한 예술 주의적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는 그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우울함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그의 성격과 정신 상태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3. 정신 쇠약, 그리고 죽음

 아쿠타가와는 제가 앞에서 소개드린 작품 이외에, 많은 문학작품 활동을 하며 소설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합니다. 하지만 그의 원고료는 생활하기에 턱없이 부족하여 생활고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어릴 적 어머니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 예민하고 암울했던 정신 탓에 신경쇠약을 앓게 되고 건강도 쇠약해지기 시작합니다. 그 증세는 1926년부터 불면증과 환각증세 등이 나타나며 극심해지기 시작하였고, 작품에서 또한 그의 정신상태가 고스란히 드러나게 됩니다. 계속해서 정신병을 앓으며 망상, 환각 등을 겼던 아쿠타가와는 1927년 7월, 수면제를 먹고 자살하고 맙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생애는 처음부터 끝까지 불행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이러한 환경들과 그의 생각들이 그의 문학작품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입니다. 아쿠타가와는 자신의 문학 활동을 통해서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던 걸까요. 그는 자신의 광기를 천재성으로 바꿔 문학 활동을 통해 죽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죽음을 뛰어 넘으려고 했다고 생각합니다.

4. 아쿠타가와 문학상 

* 문예춘추 홈페이지에 있는 아쿠타가와상 소개 페이지

(사진출처 : http://www.bunshun.co.jp/award/index.htm)

 아쿠타가와의 죽음 이후, 그의 오랜 동료였던 기쿠치 칸은 아쿠타가와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아쿠타가와 상'을 제의했고, <문예춘추사>에서 이 상을 제정했습니다. 봄‧가을 2회에 걸쳐 수상하는 상으로 현재 일본에서 '나오키 상'과 더불어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중에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제 1회 수상자인 이시카와 다쓰조를 비롯해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무라카미 류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이시하라 신타로의 '태양의 계절'，와타야 리사의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 등의 수상작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외에도 '다듬이질 하는 여인'의 이회성, '유희'의 이양지, '가족 시네마'의 유미리, '그늘의 집'의 현봉호 등, 재일 한국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도 수상하여 우리에게도 뜻 깊은 문학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 전통 종이공예, 'からかみ(카라카미)'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일본 교토통신원 김보은 입니다. 오늘은 여러분에게 일본의 전통 종이공예를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일본의 전통종이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 중 우리나라의 한지와 비슷한 일본의 'からかみ(카라카미)'에 대해 설명해 드릴게요. ^_^

1. 카라카미 공방

 저희 학교와 같이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는 카라카미 공방은 1976년창업을 시작하여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공방입니다.

 일본의 전통적인 소재 '종이'를 이용하여 현대 생활 속에서 일본의 전통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오고 있답니다. 카라카미는 목판을 이용하여 종이에 문양을 내는 공예를 말하는데요. 이 목각은 모두 손으로 직접 조각을 하여 목판의 경우에 따라 200년 이상 된 목판도 있다고 하니... 정말 오래된 전통공예임을 알 수 있습니다. 카라카미는 종류에 따라 다양한 곳에 사용이 되는 데요 사찰이나 일본의 전통가옥의 벽지라던가 책등의 문구류에 사용된답니다.

2. 카라카미는 어떻게 만들어 질까요?

 우선 종이를 만드는 방법은 우리나라 한지를 만드는 방법과 같습니다.

 저희가 체험한 과정은 이미 재료(닥나무)는 준비가 되어 있었기에 앞부분의 과정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드릴게요. 재료는 닥나무 이외에도 다양했답니다.

 닥나무 채취 >닥나무 삶기 > 건조 > 틀 제작 > 틀 작업 > 열을 이용한 건조작업

 우선 종이가 될 재료(다양한 재료가 있지만) 닥나무를 채취합니다.

 그 후에 닥나무를 물에 넣고 7~8시간정도 팔팔 끓여 삶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런 뒤에 껍질을 햇빛에 말려 건조시키는데요. 어릴 때 한지공예체험을 가 보신 분들은 아마 기억 하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재료와 비슷한 비율의 풀이 필요합니다. 재료만으로는 종이를 만들 수 없겠죠? 물속에서 닥나무재료들이 서로 엉키지 않고 예쁘게 나올 수 있게끔 점성을 지닌 풀을 재료와 함께 섞어 줍니다. 보관에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라고 하더군요. 습기가 있으면 풀이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관리가 필수!

그런 다음 원하는 사이즈의 나무틀과 한지를 만들기 위한 망을 틀 안에 끼워 재료와 풀이 섞인 통에 여기가 정말 중요한 작업!!! 한 번에 재료들이 골고루 퍼지게끔 자신의 배 쪽을 향해 샤샤샥 넣었다가 빼줍니다. 말이 쉽지... 크기가 클수록 순간 물에 들어갔다가 나올 때의 압력 때문에 한부분에 재료가 몰려 볼록 튀어나온다던가 해서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그런 다음 커다란 열판에 건조! 건조 시킬 때 젖어있는 종이에 모양을 내면 그대로 건조되어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답니다. ^_^

 카라카미는 여기서 끝이 아니랍니다. 여기서 끝나면 그냥 일본의 전통종이 わし(와시)!

 카라카미는 모양을 내는 게 관전 포인트인데요

 그 방법에 대해 소개해 드릴게요.

 위에 앞서 목판으로 만드는 기술 이외에도 금분을 이용한다던가 금박을 이용한 다양한 작업이 있답니다.

 우선 금분과 약간의 안료를 섞어 붓 끝에 뭍혀 줄무늬를 내는 기법입니다. 컴퓨터로 작업한 줄무늬가 아닌 손으로 줄무늬를 넣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맛이 느껴지는 작업이예요.

(안개의 몽환적인 느낌이 나지 않나요?)

 3. 카라카미 작품 소개

그럼 저희가 작업한 목판 작업으로 만들어진 카라카미를 소개할게요.

(다도무늬)

 물과의 관계가 깊은 무늬예요. 소용돌이 문양은 발생과 동시에 손실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하네요. 끝없는 시간을 의미하는 벽지문양이랍니다.

(파도무늬)

 파도는 보는 일을 할 수 없는 우주의 힘을 시각화 한 의미가 있답니다. 그 우주의 힘을 장대하게 표현함으로써 선인들의 기량을 엿 볼 수 있는 무늬랍니다.

(격자무늬)

 무늬하면 격자일 정도로 옛 부터 직물무늬의 기본으로 자리하고 있는 무늬입니다. 단순하지만 가장 기본중의 기본이 되는 무늬라고 할 수 있네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표현한 작품이에요.각 계절의 도장을 만들어 긴 종이에 목판작업을 하였답니다. 강렬하지 않은 색으로 특히 하늘에서 내리는 비와 눈을 이용하여 계절을 표현하였답니다.

 카라카미를 이용하여 파도를 표현한 작품입니다. 다른 작품과는 다르게 구겨짐을 이용하여 작업을 한 친구의 작품이에요.

 일본의 전통무늬를 낙엽모양으로 자른 카라카미에 표현한 작품이랍니다.

 4. 일상 속 카라카미

 이 밖에도 카라카미는 일본에서 사랑받는 공예중 하나인데요. 현대건물에 벽지는 카라카미로 제작하는 젊은 부부들도 늘어나는 추세이고, 책이나 문구류에도 다양하게 사용되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카라카미입니다.

 위 사진은 카라카미를 이용하여 목판으로 한 장, 한 장 부드럽게 묘사 된 문양으로 인테리어 판넬이랍니다. 교토의 카라카미 전통점에서 구매가 가능하며 따뜻한 일본인의 정서가 묻어나 일본은 물론 서양 등 어떤 공간에도 어울려 다양한 고객이 찾는다고 합니다. 벽지나 인테리어 뿐 만이 아닌 다양한 곳에서 카라카미의 사랑은 꾸준히 이어져가고 있는데요.

 이것은 카라카미를 이용한 청첩장이랍니다. 인생에 있어서 한 번하는 결혼인 만큼 청첩장에 대한 관심도 굉장히 높은데요. 카라카미에 은을 사용하여 문양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더욱 더 정중한 느낌이 들게끔 마무리까지 깔끔한 디자인의 청첩장입니다. 이러한 청첩장을 받게 되면 받는 사람도 존중받는 느낌이 들고,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카라카미로 만들어진 조명 또한 은은한 매력 때문에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한지로 만들어진 조명과 비슷한 느낌이 들지 않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은은한 느낌을 좋아해서 카라카미의 매력에 더욱 빠지게 된 것 같아요. 특히 목판으로 만들어진 카라카미의 은은하면서도 같은 목판도장으로 찍어내도 전부 같지 않은 매력은 다른 공예에서는 볼 수 없는 매력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