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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 주리는 ‘노다메’다?

‘노다메 칸타빌레’의 여주인공, 엉뚱하기 짝이 없고 뻔뻔하지만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노다 메구미를 사랑스럽게 연기해준 연기파 배우 우에노 주리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순수하고 밝은 이미지로 우리나라에서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기도 한 그녀는 몇 번인가 내한하여 많은 행사에 참여함으로써 팬들을 더욱 기쁘게 해주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 달에는 ‘노다메 칸타빌레 Vol.1’의 홍보차 내한하여 수수한 공항 패션으로 화제가 되었고, 인기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도 출연하여 인지도를 더 높였지요.

그럼 좀 더 자세한 그녀의 프로필을 보도록 할까요?

우에노 주리(上野樹里)

많은 사람들이 우에노 주리를 과장된 표정에 종종 이상한 소리를 내뱉는, 하지만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여운 ‘노다메’로서 기억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노다메 칸타빌레’ 외에도 드라마, 영화, CM의 경계를 넘어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였고, 그 때마다 캐릭터에 잘 녹아드는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노다메’는 그녀에게 인기, 인지도, 캐릭터 등 많은 것을 가져다 주었지만 동시에 그녀를 ‘노다메’라는 캐릭터에 가둬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노다메 칸타빌레’의 아성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은 그녀의 색다른 면모에 주목해보고자 합니다. 어떤 작품에서도 그녀는 그녀만의 존재감을 강하게 내비치며 반짝반짝 빛나고 있으니 주의 깊게 봐 주세요. 분명 그녀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테니까요^^

1. 차분하고 성숙한 그녀가 보고 싶다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독특한 제목과 절제된 영상미, 여운을 남기는 결말, 그리고 감독 이누도 잇신의 명성이 더해져 은근히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뭐라 평을 내리기가 어렵다, 라는 사람들이 많지요. 그만큼 많이 생각하게 하고 무척이나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매력이 있는 영화랍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다리가 불편한 여주인공 ‘조제’와, 그런 그녀에게 순수하게 다가갔지만 결국에는 물러나고 마는 남자주인공 ‘츠네오’의 이야기를 비극적인 듯 아닌 듯 담담하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여주인공 역할을 맡은 사람은 우에노 주리가 아닙니다. 이 영화가 개봉했던 2003년은 그녀가 아직 파릇파릇한 신인이었던 시절로, 주연을 꿰찰 정도는 아니었지요. 실제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우에노 주리의 스크린 데뷔작이랍니다.
그럼 우에노 주리는 어떤 역할을 맡았냐구요? 바로 남자 주인공 ‘츠네오’의 여자친구 ’카나에’로 등장했답니다. ‘카나에’는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차분하고 여성스런 대학생으로, 우에노 주리를 ‘노다메’와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이 영화에서 우에노 주리의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아요. 또, 여주인공 ‘조제’의 존재감이 너무나 강렬해서 더욱 희미해질 수 밖에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조제’와 ‘츠네오’만을 기억합니다. 하지만 당시 신인이었던 그녀는 최선을 다해, 올곧은 눈빛으로 연기하고 있답니다. 한 번 보면 기억에 남지 않을지 몰라도 한번만 더 보면 그녀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그 뒤로 그녀가 많은 작품에 출연할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요? 이 영화가 없었다면 ‘노다메’로 인기 여배우로 성장한 우에노 주리는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2. 그녀의 보이시한 매력이 궁금하다면, ‘라스트 프렌즈’

라스트 프렌즈는 2008년 4월부터 6월까지 일본의 후지 TV에서 방영된 드라마로 다소 파격적인 내용으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동성애, 불륜, 폭력 등 ‘공중파에서 방영되는 드라마가 이래도 되는거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극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매회 무언가 깨지는 소리, 비명소리, 눈물 등 어두운 장면들이 했지만 동시에 그것이 그 다음화를 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만드는 ‘라스트 프렌즈’의 매력이었습니다. 거기에 화려한 캐스팅,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 또한 뒷받침되어 2008년에 굉장히 주목을 받았던 드라마였죠.

자극적인 드라마 내용만큼이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것은 바로 우에노 주리의 파격변신이었을 것입니다. 그녀는 단발머리에 홍조 띤 볼을 가진 사랑스러운 소녀의 모습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짧은 머리에 거친 말투를 구사하는 소년 같은 소녀 ‘루카’를 연기했습니다. 그 ‘노다메’와 동일인물이 맞는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그녀에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거친 모터사이클 경기에서 신체적 조건에서 훨씬 유리한 남자들을 제치고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은 정말 같은 여자들도 반할만큼 멋있었답니다.

(출처 : http://blog.naver.com/judy_211?Redirect=Log&logNo=120055998943)

어느 날 ‘루카’는 예전부터 쭉 좋아해왔던 소중한 친구 ‘미치루’와 우연히 재회합니다. 하지만 ‘미치루’는 남자친구 ‘소스케’의 비뚤어진 애정과 소유욕으로 인해 폭력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루카’는 ‘미치루’를 돕기 위해 적극 나서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타케루’와 ‘에리’같은 친구들과도 돈독한 우정을 쌓아나가게 되지요. 하지만 ‘미치루’를 너무 사랑해서 그녀를 지나치게 속박하려 하는 ‘소스케’는 끊임없이 그들을 위험에 빠뜨립니다. 자, 이들의 얽히고 얽힌 비극적인 관계는 어떻게 결말을 맺게 될까요?
우에노 주리는 ‘라스트 프렌즈’를 통해 그녀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까지의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다혈질에 솔직하지 못하지만 동시에 진실한 깊이 있는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어떤 역할도 그녀의 색을 입혀 완벽하게 연기해낸다는 찬사를 받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이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3. 전국시대의 여인이 된 그녀를 만날 수 있는 ‘고우 – 공주들의 전국(江~姫たちの戦国)’

팔색조의 매력을 가진 우에노 주리, 이번에는 NHK의 대하사극에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되었다고 합니다. 대하사극 ‘고우’의 주인공 ‘고우’는 전국시대에 무장으로서 그 명성을 높이 날린 오다 노부나가의 여동생 오이치의 셋째 딸로 태어나 도쿠가와 가의 3대 쇼군인 도쿠가와 이에미츠의 어머니가 되기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간 여인입니다. 전국시대는 15세기 중반부터 17세기 초까지의 기간으로 일본 역사상 가장 혼란스러웠다고 봐도 좋을 내란기입니다. 시대적 배경과 줄거리만 봐도 이 드라마에서 우리가 ‘노다메’의 깨방정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은 확실하네요.

                                                   앞 줄 왼쪽에서 세 번째.                                                             가운데
                                                   (출처 : NHK ‘고우’ 공식 홈페이지 http://www.nhk.or.jp/otsu/go/)

‘고우’의 부제 ‘공주들의 전국’은 제각기 다른 길을 걷게 된 ‘고우’의 세 자매의 운명을 잘 나타내어 주고 있습니다. 도요토미 가에 시집을 간 장녀 ‘요도’(미야자와 리에)와 도쿠가와 가에 시집간 ‘고우’는 대립할 수 밖에 없는 운명에 놓이죠. 그 사이에서 차녀인 하츠(미즈카와 아사미)가 평화교섭을 위해 분투합니다. 남자들의 전투만 떠올렸던 전국시대 속에 숨겨져 있던 여인들의 전쟁, 무척이나 흥미로운 전개가 예상되지 않으신가요?

그녀의 사극 데뷔작이 될 ‘고우’는 내년 1월 방영예정이라고 합니다. 과연 그녀가 이번에는 어떤 매력을 뽐낼지 무척이나 기대가 되네요. 전란으로 혼란스럽기 짝이 없는 시대를 강인하게 헤쳐나가는 그녀의 모습이 궁금하시다면 NHK의 50번째 대하드라마로서도 기념이 될만한 작품인 ‘고우 - 공주들의 전란’을 지켜봐주세요.

이렇게 세 편의 작품을 통해 ‘노다메’와는 사뭇 다른 우에노 주리의 면모를 살펴보았습니다. 어떠신가요, 엉뚱발랄하기만 했던 우에노 주리가 이제 조금 새롭게 보이시나요?^^

출처 : 시사일본어사 블로그 (vlog.naver.com/japansi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