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설을 사랑하는 영란이가 생일 선물로 에쿠니 가오리 시리즈를 사주었다. 그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책이 이거란다.' 에쿠니 가오리의 실연을 담은 소설' 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은 아마 대부분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이해 하지 못할, 아마도 일본인들 중에서도 이해하는 이 그리 많지 않을 것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해 가지 않았던 부분이 작가후기와 역자후기를 통해 명확해졌고 끌린다. 한 번으로 덮어버리기에는 감정 이해가 어려운 책이다.

리카와 다케오는 8년을 함께 산 연인 이상의 사이이다. 그러나 어느날 다케오는 리카에게 이별을 선언한다. 이유는 여자였다. 그가 사랑하게 된 하나코는 단 3일만에 8년을 함께 한 여자친구를 버리게 하였지만 정작 그는 그녀를 결코 소유하지 못한다. 하나코는 그 누구의 소유도 되지않으며 심지어 자신마저 죽음으로 내어버리는 존재이다. 사랑하는 사람을결코 소유할 수 없는 다케오의 비극과 단 3일만에 무너져 내리는 사랑을 낙하하는 저녁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리카의 시점에서 전개되어 나가는 이야기는 리카가 바보처럼 느껴지리만큼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지만 공감이간다.

 저자는이 소설을 곱지못한 마음- 미련과.집착과 타성, 그런 것들로 가득한 애정-의 이야기라 했다. 곱지못한 사랑의 흔적의 새로운 사랑의 흔적이기도 하다. 사랑의 상실과 고독과 죽음과 조용히 마주하고, 마침내 받아들이고, 극복하기로 결심하기까지의 시간을 투명한 눈길로 응시한 소설이라 한다.

 나는 책을 읽는 동안 리카의 시점에서 리카의 마음을 중심으로 씌여진 이 책의 주인공이 혹 하나코가 아닌가 했다. 이별의 아픔을 극복해야 하는 리카집에 들어와 리카 주변사람들이 하나코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고 리카의 마음을 힘들게 하지만 리카는 그런 그녀를 이해하게 되고, 그녀를 기다린다. 실연을 담은 소설이라기 보다 사랑하는 이를 소유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욕심을 표출하게 만들고 그 매개체가  하나코가 아닌가? 생각한다.

 

  박완서, 이해인 정현종 등 40인의 마음 에세이라는 부제가 마음에 끌여 충동적으로 구매하여 읽은 책이다.

사실 교만방자하게도 이렇게 씌여진 책을 좋아하진 않는다.  에세이를 좋아하지만 이렇게 대 놓고 '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전개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이 번 책에선 조선일보에 연재한 연재자들의 이야기, 그들의 마음을 터 놓은 마당을 책 속으로 고스란히 옮겨 둔 듯하여 마음이 뜨거워지고, 눈시울이 붉어지며, '피식' 웃음도 났다. 먼저 하늘로 떠난 가족, 봉사, 그림, 심지어 선운사 화장실까지 다양한 소재를 다양한 마음으로 전달해주고 있어 맛깔스럽고 다채롭다.

 

"어쩌면 궁극의 아름다움이란 상대를 향해 고개를 숙이는 바로 그 순간 일지도 모른다."

 

<저물녘의 노래>

저물녘을 걷고 있는 이들이여

저물녘에는 그대의 어머니가 그대를 기다리리라.

저묵녘에 그대는 가장 따뜻한 편지 한 장을 들고

저묵녘에는 그대는 그 편지를 물의 우체국에 부치리라.

저물녘에는 그림자도 접고

가장 따뜻항 눌의 이불을 펴리라.

모든 밤을 끌고

어머니 곁에서

 

이 책은 내가 노무현 대통령 살아 생전에 열렬한 팬이었고 얼마전에 다녀온 봉하마을의 아픔이 생각나 서점에서 보자마자 ' 꼭 읽어봐야지'하고 시작한 책이다. 정치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읽기가 좀 고루하고 어렵겠지만 그래도 정치학을 찌끔 공부했다고 책을 덮고 난 지금 답답한 한국의 실정이 피부로 와락 달려들었다.

 우리 가족은 그 분 살아생 전 부터 돌아가신 지금, 앞으로도 영원한 팬이다. 언론에서 아무리 그분의 도덕성에 흠결을 내고, 마녀사냥, 정치보복으로 일관했음에도 우린 "아니다"라고 생각했었고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마음으로나마 그분을 배신하지 않았음이 위안된다. 그 분은 현 한국의 르네상스를 추구한 조선의 정조 임금 같은 분이다. 정조 임금 때 처럼 어쩌면 너무 시대를 앞서 나간게 노 대톨령을 비참한 죽음으로 이끌었는지도 모르겠다. 강대국도 아니면서 허세 떠느라 양복입고 강대국인냥 양반 노름하며 주변 약소국까지 도와야 하는 울며 겨자먹는 빛좋은 개살구, 대한민국을 그나마 "사람사는 세상"으로 만들고자 잠 못자고, 평생을 넉넉하지 못한 삶 속에서 잘사는 강남공화국인들보다 못사는 서민편에서 서서 부단히 노력했던 분을 아무것도 모르고, 정치인들, 언론인들, 권력에 아첨하는 이들, 목소리 높으면 이기는 줄 아는 국민들까지 가세해서 스스로 무서운 결단을 하도록 만든 민주주의라고는 썩어버린 이 나라는 만들었다. 한국이 혼자 사는 나라가 아니라 여러 나라와 협력하며 지구촌을 살아가야 잘 사는 것을 따져보지 않고 우선 틀리다고만 말했던 수많은 사람들, 지금은 속이 후련할까??? 지금 나라를 개판으로 만들고 있는 현 정부를 올려놓은 사람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기분 어떨까? 실로 궁금하다.

 지금도 그 분이 우리곁을 떠나던 날을 생각하면 참담하고, 막막하다. 타인의 잘못이라 하지않고 '내탓이다' 짊어지고 떠날 준비 하셨을 그 마지막 결단의 순간 얼마나 외로우셨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우리 나라에 앞으로 노무현 대통령가튼 지도자가 다시 나올까? 정조임금이 죽고 거의 200여년만에 노무현 대통령이 오셨으니 우리 나라가 발전하려면 다시 200년은 흘러야 하는 것은 아닌지~~~나라를 짊어져야 할 청소년들은 연애인 쫓기에 바쁘고, 정부는 TV프로그램을 예능, 드라마 등으로 편성함으로써 국민들은 더욱 우민화하고 있는 이 나라의 현실이 실로 걱정된다.

 

 

문재인의 <운명>서론에서

멀리 가는 물

                                       도종환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럽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 길을 가지 않는가

때 묻은

많은 것들과 함게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성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을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