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있어준다면>의 후속작으로 비극적인 교통사고 후 깨어난 미아와 애덤의 이야기다. 사고 후 3년, 그들은 헤어져 있다. 아무런 말도 없이 뉴욕으로 간 미아는 애덤과의 연락끊는다. 이에 애덤은 극심한 배신감과 좌절에 음악을 떠나 한없이 그를 망가뜨린다.어느 날 찾아온 미아의 친구 킴과의 만남으로 그는 다시 음악을 하고, 그 음악으로 빅스타가 된다. 하지만 그는 예전같지 않다. 밴드 부원들과도 어렵게 지내고, 대중 속에 서는 것이 두려워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며, 사귀는 애인과도 발전이 없다. 그 모든 것이 미아의 부재로 인한 것이다. 그는 여전히 그녀가 떠난 이유가 궁금하고 그녀가 그립다. 미아는 각광받는 첼리스트가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우연히 재회하고, 하룻밤의 뉴욕 여행을 통해 그간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제대로 이별하기 위해, 다시 만나기 위해. 미아가 애덤이 증오스러워 떠났고, 애덤을 내려놓는 순간 편했다고 하는 말에 공감이 갔다. 너무 과한 마음의 짐은 오히려 내려놓을 때 편해진다. 그러나 그 증오는 사랑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너무 사랑하는 마음이 아이러니하게 미움도 커지는 법이니까...

드라마를 보진 않는다. 그저 마땅한 책을 찾다가 익숙한 이름이고 역사소설이기에 골랐다. 이미 영상을 보고 책을 볼 대의 단점은 내가 등장인물을 상상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미 정해진 인물을 그리며 책을 읽다보면 내 나름의 상상력을 방해한다.

세종의 한글 반포전 왕의 소중한 집현전 학사들이 살해 당한다. 이 사건에 말려들게 된 겸사복 강채윤은 어리지만 대범하고, 기지가 있으며, 사건을 바른 길로 볼 줄 안다. 물론 그에게 성삼문, 이순지, 반인 가리온, 윤정후 등 많은 사람들의 지식이 보태지긴 하지만 그의 의지와 뛰어난 머리, 어린 시절부터 전쟁터를 누비며 살아온 특유의 감각이 이 사건의 진실에 도달하게 만든다. 새로운 지식을 갈구하고, 그를 습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세종, 그를 따르는 신하들과 명의 학문만이 세상의 진리임을 믿어 의심치 않고 살며, 새로운 학문으로 인한 그들의 이득을 극구 지키려는 경학파들 간의 싸움이다. 감히 임금의 뜻에 반하기 위해 임금이 아끼는 학사들을 죽이고, 세자빈을 폐서인하며, 심지어 임금마저 죽이려 드는 역심의 무리들이다.

 살인사건의 오행의 순서와 방법으로 진행되며, 이를 푸는데 마방진, 산학, 의학 등 잡학이 총동원된다. 오행의 이치를 설명하고 산학을 설명하는 구체적인 과정은 어려워서 제차 읽어야 하지만 다양한 지식이 어우러진 꽤 흥미진진한 역사 스릴러라 볼 수 있다. 이 소설이 실제인지 어떤지는 알수 없지만 실제 세종임금이 한글 반포 당시 많은 반대가 있었음을 가만하면 아예 없을 법한 이야기도 아니다. 조선의 신하들이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임금도 독살하는 간악한 인간들이니까...아무튼 본인의 침전을 마방진으로 만들어 칼을 갈며 새로운 학문을 추구한 세종과, 우리의 글이 그리 쉽게 세상 빛을 본 것이 아니구나 싶어 새삼 한글이 위대해 보인다.

 

 제목을 보고 조선시대 왕의 얘긴 줄 알았으나 현대물이다. 완전히 제목에 속았다는 느낌이다. 극중 하경이처럼 어릴때 첫사랑 남자가 15년만에 돌아와 다짜고짜 결혼하자고 한다면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생각해보았다. 당황스럽고 어이없고, 기가차다. 그러나 왠지 로맨틱하다는 느낌도 든다. 있지 않겠지만 나만 생각하며, 내게 돌아올 날을 기다리며 돌아왔다면 정말로 황홀할 지경일거다. 윤여사의 "잘못되어도 그저 어깨가 좀 처지는 것 뿐이고 잘되면 웃으면서 돌아올거다. 생이별할 일도 누구하나 죽어 나가는 일도 없다. 기다리고 있으면 언젠가 다들 이 자리로 돌아올 테니까" 란 말을 왠지 모를 위안이 되었다. 살다보면 어려운 일도 있고 기쁜 일도 있는 것을... 너무 고하게 고민하고 집착하여 힘들게 나를 괴롭히기 보다 죽는 일이 아니면 그저 가벼히 생각한다면 모든 일이 순리되로 될 터이다. 갖은 고생과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도 해 본 윤여사의 말이기에 더욱 와 닿았다. 로맨스 소설이라 분류되며 간간히 유치한 소재가 많지만 나름 짜임새있고 긴장감도 있으며, 위트도 있다. "어명이오~~~"라고 시작하는 프러포즈 나쁘지 않다. 강한 의지가 담긴 표현이라 할까...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