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던 남녀가 헤어진다는 것은 서로 사랑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내 마음은 알지만 상대방의 마음을 들여다 보지 않음으로 인한 오해와 불신이 쌓여 폭발하는 순간이 이별이다. 그러나 남는 것은 지독한 외로움과 후회이다. 공지영님과 츠지 히토나리의 이번 작은 한일 우정의 해를 기념으로 양국의 젊은이들이 사랑을 하고 그로인한 국가적 문제를 풀어보자는 취지에서 씌여졌다. 하지만 난 책을 읽는 내내 한일간의 역사적 문제를 두 젊은이 사이에 껴맞추는 듯한 억지스러움을 느꼈다. 그냥 국적이 다름에서 오는 문화적 차이에만 주목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공지영-"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다고 믿어요?"
홍의 입장을 볼 때 그녀는 일본인을 사랑하기에 가족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일본 사람들에 의해 혐오의 대상이었으며, 일본에 온 학생들마저 그녀를 두고 수근수근대기에 어디에도 설자리가 없다. 그녀에게 우일한 한 사람인 준고마저 바쁜 일상에 그녀와 함께할 시간이 없다. 그에 따르는 지독한 외로움에 그녀는 억지화를 내고 그를 떠나 7년을 잊지 못해 후회속에 산다.
-그리운 사람을 생각하면 슬픈 귀가 열린다.
-헤어짐이 슬픈 건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만남의 가치를 깨닫기 때문일 것이다. 잃어버린 것이 아쉬운 이유는 존재했던 모든 것들이 그 빈자리 속에서 비로소 빛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한다고해서 꼭 그를 곁에 두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느껴졌다. 옷자락을 붙들고 가지 말라고 해서 갈 것들이, 그게 설사 내 마음이라고 해도, 가지 않는 일이 없다는 것을 나는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츠지 히토나리-"후회에 등을 떠밀리듯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준고는 항상 홍이 그와 함께 할 것을 의심치 않았다. 어떤 경우에도 그의 곁을 지켜주는 것이 당연한 듯 여기다 보니 그녀의 고독을 느끼지 못했고, 외로울 때 함꼐 하지 못했다. 그것이 후회로 남아 그는 자신과 홍을 모델로 하여 글을 쓴다. 그 글을 홍이 보고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주고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에서...그녀가 떠난 후 그는 홍이 그랬듯이 쉬지않고 달리고 있다. 달리면서 홍의 마음을 느끼고 그녀를 느낀다.
-"나무가 춤을 추면
바람이 불고
나무가 잠잠하면
바람도 자오 -윤동주<나무>
내가 태연하게 있으면 세상도 고요히 있으려 한다고 시인은 깨우쳐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