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도 어린이도 아닌 나이, 열세 살

 

 열세 살 이라는 나이는 어른도, 어린이도 아닌 나이로 아이들 조차 혼돈스러운 나이가 아닌가 싶다. 어린이라 하기엔 너무 크고, 어른이라 하기엔 너무 어리고... 어른과 어린이 그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6학년이란 학년 역시 초등학교에서는 가장 상급 학년으로 무서울 것이 없는 학년이기도 하고, 머지않아 중학생이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달게 될 학년이기도 하다. 무서울 것이 없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무언의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고, 이에 더불어 반항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시작하는 학년. 

나의 열세 살 시절로부터 20년이 채 안되게 흘렀지만 왠지 그때의 우리 모습과 지금 이 책속의 아이들의 모습이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절의 우리보다 조금 더 과감한 면이 있긴 하지만 아이들의 내면 심리는 어쩌면 이리 똑같은지 참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의 큰 줄거리는 서영이네 반으로 전학 온 한채린이라는 소녀가 아이들을 휘어잡고 그 반의 여왕으로 군림하다가 불미스러운 사건을 계기로 캐나다로 이민을 가게 된다는 것이다.

어떤 그룹에 소속되고 싶어하고 그 그룹에서 떨어져 나오면 왕따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친구가 잘못하고 있는 일임을 알면서도 그걸 따라서 할 수 밖에 없는 여학생들의 심리를 잘 표현한 책이다. 주인공인 김서영은 이 책을 읽는 독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의 아이이고, 한채린이라는 캐릭터 역시 학교마다 한둘은 있을법한 아이이니 열세 살 아이들이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나는 감정에 참 많이 좌지우지되는 사람이다. 어느 날은 기분이 매우 좋고 행복하다가도 어느 날은 우울하고 슬픈 느낌이 든다. 그 어떤 이유도 없이 그냥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드는 그날의 기분이 나의 하루를 좌우한다.

의욕도 기분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많아서 기분이 좋고 행복한 날은 의욕이 넘치고, 우울하고 슬픈 날은 무기력해지고 한없이 잠만 자고 싶어진다. 그러다보니 무얼 시작하더라도 항상 3일을 넘기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결국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최근에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무조건 커피를 한잔씩 마시기 시작했다. 카페인을 섭취하고나면 그나마 기분이 좋아지고 무언가 하고싶은 욕구가 생긴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면 약을 먹듯이 항상 커피를 마시는데 이렇게 카페인에 의존하는 내가 싫어서 카페인이 없이도 의욕이 넘치게 하는 방법은 없나 고민하던 찰나에 이 책을 만났다.

 

	'그래, 해보는 거야!'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 의욕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의욕은 오래가지 않는다. 무엇이든  꾸준히 오래하는 사람은  의욕이란 '금세 식어버리는 것'임을 알기에 식어버리지 않도록 끊임없이 궁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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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욕이 넘치는 사람은 늘 그 사람의 특성상 항상 그렇게 넘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책의 첫 부분에서부터 나는 머리를 한대 맞은 듯 한 기분이 들었다.

내안의 의욕을 깨어나게 하기 위해선 그것을 깨우고 유지되게 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세상의 어느 것도 노력이나 의지 없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있으면서도 의욕만은 왜 항상 스스로 알아서 생겨나는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작성중)

 

미치앨봄의 신작 발간 소식을 들었을 때 이번엔 어떤 내용의 책을 썼을지 너무나 궁금했고 기대되었다. 대학생이던 시절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매우 의미 있게 읽었던 기억이 떠올라 꼭 읽어보고 싶었다. 대학생이던 나는 막연하게 '죽음'이라는 것을 두려워 하던 시기였는데 어떻게 죽어야 할지를 알아야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알수 있다는 모리의 말을 혼자 여러번 되뇌여 보았던 것 같다.
삶과 죽음을 어떻게 맞이하고 또 어떻게 대하느냐는 아마 모든 사람들에게 주어진 인생의 숙제일 것이다. 혼자서는 어떠한 답도 내어놓을 수 없는 인생의 숙제들을 다룬 미치앨봄의 작품이 그래서 나는 좋았다. 그의 책을 읽고있으면 자연스럽게 어떠한 깨달음이 느껴지는 듯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작품도 나는 그 어떤 망설임 없이 집어들게 되었다.

 '도르와 함께한 인생여행'이란 책에서 다루는 것은 '시간'이다. 어렸을 매우 길게만 느껴지던 하루가 성인이 되니 점점 짧게 느껴지는 경험은 누구나 해 보았을 것이다. 시간을 쪼개 활용하라는 시간활용법에 대한 자기계발서들은 서점 곳곳에서 발견되고, 또 많이 팔려나가고 있다. 모두가 다 1분 1초를 헛되지 않게 보내려 노력하고 있는 이 세상에서 이 책은 가장 근원적인 물음을 던져준다.

'시간을 재지 않던 예전에는 어떻게 살았을까? 시간이라는 것이 생겨난 이후로 인간의 삶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그리고 시간을 재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잃은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세 사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인류 최초로 시간을 재기 시작한 죄로 너무나 많은 시간을 살게 된 시간의 아버지 '도르', 너무 적은 시간을 원하는 '세라', 너무 많은 시간을 원하는 '빅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