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흥미로운 책이었다. 지극히 평범하고 뻔한 이야기였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빠져드는 기이한 힘이 있는 작품이다. 열여섯 살 캡은 무면허 운전으로 경찰에 체포된다. 그리고, 할머니는 나무에서 떨어져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캡은 대안공동체에서 할머니와 단 둘이 살아가는 열여섯 살 소년이다. 소위 히피라고 말하는 대안공동체는 기성 사회와는 단절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특히 캡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학교를 다녀보지 못한 소년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정글북과 같은 야생소년이라는 말은 아니다. 단지 면허증이 없을 뿐이지 운전도 아주 잘하는 소년이고, 학교 수업을 받지 않았을 뿐이지 할머니와의 홈스쿨링으로 인해 또래 아이들 평균 이상의 학업 성취도를 이룬 소년이다. 캡에게 갈런드 농장이라는 공동체는 지극히 평범하고, 안전하고 자유롭고 합리적인 공간이었다. 하지만, 할머니의 불의의 사고로 인해 8주라는 시간동안 갈런드 농장을 떠나야 하는 불상사가 생기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황당한 것은 캡이 지금까지는 단 한번도 다녀본적이 없는 학교라는 곳에를 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로 따지자면 지리산 청학동에 살고있는 떠꺼머리 청년이 서울 한복판의 학교에 나타난 것이다. 상상만으로도 아주 재미난 일이다.

 

캡이 머물 곳은 다행히도 예전에 갤런드 농장의 일원이었던 도넬리 아줌마의 집이었다. 하지만 ,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니면 운명인지 그 곳에는 슈퍼모델인 도넬리 아줌마의 딸 소피가 있었다. 소피와 캡의 운명적인 만남도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다. 둘의 만남은 처음 부터 원만하지 않았다. 긴 머리에 홀치기 염색을 한 옷, 그리고 알수 없는 신발을 신은 남자 아이를 어떻게 좋게 볼수 있을까? 소피는 도시의 세련된 여고생 답게 캡에게 거창한 신고식을 해준다. 그것은 비단 소피의 집에서 뿐만이 아니다. 처음으로 다니게 된 학교에서도 캡을 맞이하는 환영식이 아주 열광적이다. 미국에서도 왕따는 존재한다. 특히 캡이 다니기로 한 학교에서는 전교생 중 가장 왕따를 당하는 학생이 학생 회장을 하는 아주 독특한 전통이 있었다. 좋게 말해서 전통이지 고도의 집단 따돌림 이다. 캡역시 이 학교의 오랜 전통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학교에 첫 발을 내 딛은 순간부터 아이들의 레이다망에 걸려 결국에는 학생회장 무슨 일을 하는 자리인지도 모른 채 학생회장에 당선되고 만다. 이 때부터 캡의 파란만장한 학교 생활은 절정에 다다르기 시작한다.

 

캡은 학교를 다니지 않았고, 도시의 아이들처럼 문명에 노출 된 아이가 아니다. 단지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를 뿐이지 결코 틀린 사고와 행동을 하는 아이가 아니었다. 오히려 모든 사람들을 평등하게 대하고,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순수함이 가득한 아이였다. 상대방을 대할 때 순수한 마음이 처음에는 어설프고 어색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 태도가 일관되었을 때에는 상대방의 마음도 움직이는 법이다. 전교생의 이름을 외우는 것이 학생회장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 캡은 천 명이 넘는 전교생의 이름을 또박 또박 다 외우는 열의를 보이기도 한다.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줬을 때  한 낫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것들이 동시에 거대한 꽃밭이 되어버린것이다.

 

처음 본 텔레비젼에 심취해 버리는 캡. 아무것도 모른 채 헬로윈 파티를 준비해 가는 과정. 학교 공금을 자선단체에 모두 기부해 버리는 캡. 자신을 괴롭히던 아이들과의 극적인 반전. 그리고, 소피와의 은은한 로맨스까지...... 꼭지별로 화자가 바뀌는 형식의 이 책은 빠른 전개와 함께 작은 에피소들의 연결로 흥미롭게 진행되어간다.인근 라이벌 학교와의 미식축구 게임장에서 벌어진 사고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학교를 떠냐야 했던 캡. 그일로 인해 캡과 그를 싫어했던 모든 학생들 사이에 서로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리고, 오랜 시간 준비한 헬로윈 파티장에서 또 한번의 극적인 반전이 이루어진다. 처음에도 말했듯이 아주 단순하고 지극히 결말을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책이었다. 하지만, 좌충우돌 하는 캡의 도시 생활이 웃음을 자아내게 했고, 순수한 그의 행동에서 흐믓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학교]라는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 주는 작품.올바른 교육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심각하지 않게 고민할 수 있는 유쾌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도넬리 아줌마네 집과 평균C 중학교에서의 생활은 할머니와 내가 일군 갈런드의 삶과 무척 다르다. 하지만, 다르다는 게 나쁜 건 아니다.

 

그래도학교, 미래인, 히피

몇 년전 꽤나 오랜기간 동안 베스트셀러의 맨 윗자리에 있었던 책으로 기억한다. 기묘한 표지가 먼저 떠오르는 빅 픽처. 평범하지 않은 표지를 보면서 단순한 사진에 관한 이야기는 아닐것 같다는 예상을 했었는데 역시나 책을 읽으면서 사진 뿐만이 아닌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는 책이라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모멘트라는 영화로 더 알려진 작가인 듯 하다. 물론 나는 모멘트 라는 인기 영화도 보지 못했고, 그의 작품은 더더욱 읽어 보지 못했다. 근 500쪽에 달하는 두꺼운 분량에 압도 되기도 했지만, 일단 책을 잡으면 손에서 쉽게 놓기가 힘들 정도로 흡인력이 매우 강하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기욤뮈소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밝은세상 출판사 역시 기욤뮈소의 책을 출판하는 곳이었고, 이 작가 또한 기욤뮈소 또한 프랑스인들이 매우 열광하는 작가라고 한다. 미국인 이면서도 유럽 그중에서도 특히 프랑스에서 인기가 많다는 것이, 반미적인 성향 때문이기도 하다는데, 이 책에서는 그다지 반미적인 성향을 엿볼수는 없다. 단지 사진에 대한 박학한 지식이 매우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

 

학창 시절 사진에 심취한 벤. 그는 막연하게 사진가의 길을 걷고자 한다. 하지만, 예술가의 길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되고 그 가운데에는 벤의 아버지가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벤에게는 아쉽게도 현실과 맞서 싸울 천부적인 재능또한 가지지 못했다. 아버지의 강압에 못 이겨 법대에 진학한 벤은 결국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에서 상속 전문 변호사로 부와 명성을 갖게 된 벤. 하지만, 그에게는  끝내 펼치지 못한 사진가의 길에 대한 막연한 아쉬움을 갖고 있엇다. 그리고, 그의 부인 또한 소설가의 길을 열망하는 문학소녀 였지만, 벤과의 결혼에 이은 출산, 육아로 인해 꿈을 펼치지 못하는 동변상련의 입장이었다. 두 아이의 부모가 된 벤과 그의 아내. 사진가와 작가의 길을 위해 서로의 길을 걷고자 하지만, 끝내 벤의 아내는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한다. 그리고, 그 것이 모두 벤과의 결혼 때문이라고 생각하게된다. 그 순간부터 두 사람의 사이에는 치유될 수 없는 틈이 벌어지게 된다. 끝내는 두 사람의 사이에 게리라는 새로운 남자가 등장하게 되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게 된다.

 

언제부터인가 아내를 의심하게 된 벤. 심증은 있지만 물증을 잡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중에 아주 우연히 불륜의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그런데, 아내의 불륜 상대는 어이없게도 두 사람이 평상시에 그렇게도 경멸했던 이웃 게리였다. 사진가라는 이름으로 수도없이 자신을 모욕했던 인물. 아버지의 유산인 연금으로 연명하는 처지에 예술가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속물 취급했던 인물. 벤은 그 순간 이성을 잃은 채 게리를 죽이게 된다. 그리고, 벤은 게리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이때부터 벤은 변호사의 치밀성을 발휘해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것이다. 실제로 죽은 것은 게리가 아닌, 벤이었다. 순식간에 벤의 아내는 현재의 남편과 미래의 남편을 동시에 잃게 된 것이다. 게리는 (실재로는 벤이지만) 자신의 정부인 벤의 아내에게 치명적인 모욕을 남긴 채 잠적해 버린다. 이제 벤은 게리라는 인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변호사가 아닌, 자신이 그렇게도 꿈꾸던 사진작가의 새로운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세상의 시선을 피해 조그만한 도시에 정착한 벤. 벤은 게리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사진가의 길을 걷게 되는데 거기서 자신의 숨겨진 천부적 재능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어느 순간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진작가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주변에는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고 있었다.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펼치는 것은 행복한 일이었지만, 유명해지는 것은 자신의 신분이 노출될 것 같아 그다지 달가운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성공에 비해 자신을 숨기려고 하는 태도는 다른 이들에게 천재적인 예술가의 겸손 또는 결벽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이제 벤은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예술가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드디어, 자신의 꿈을 이루게 되었다.하지만, 성공한 사진작가는 벤이 아닌 자신이 죽인 게리였다.

 

추리 또는 스릴러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이 책은 치밀한 이야기의 틀을 짜 놓고 그 안에서 독자들을 희롱한다. 중간 중간에 설치 해 놓은 아주 작은 장치들이 나중에는 거대한 결말을 초래하게 된다. 아주 잘 짜여진 이야기의 틀을 하고 있다. 마지막에는 대단하지는 않지만, 꽤나 충격적인 반전도 준비해 놓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많은 분량에 비해 쉽게 잘 읽히는 작품이다. 기욤뮈소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작품 또한 충분히 좋아할 만한 매력이 있다. 자신의 꿈을 위해 인생을 바꾼 남자의 이야기. 그리고, 사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중간 중간 끔찍한 장면을 눈감고 버틸 만큼 충분히 매력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더군다나. 지금은 서서히 더워지기 시작하는 여름 아닌가?

빅픽쳐, 더글라스케네디, 밝은세상

 

 

흥선이의 아빠는 유명한 마술사 입니다.  엄밀히 따지면 흥선이의 눈에만 그렇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동네 찜찔방을 전전하면서 활동을 하는 생계형 마술사 이니까요. 하지만, 흥선이 눈에는 세상 어느 마술사보다 훨씬 훌륭한 마술사 입니다. 그의 이름도 유명한 알렉산더 리. 중요한 것은 아빠나 흥선이 모두 마술사라는 직업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흥선이의 이름또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마술사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하니 아빠의 마술사랑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비록 동네 찜찔방에서 얼마 안되는 사람만을 모아 놓고 마술을 하지만, 아빠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마술 연습을 하고 공부를 하는 착실한 마술사 입니다. 흥선이 또한 그런 아빠를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자신 또한 막연히 마술사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는 아이입니다. 하지만, 흥선이는 아빠의 신기한 마술로 인해 자신이 우쭐해 보이는 순간이 기분좋은 어쩔 수 없는 어린 아이이기도 합니다. 비록 넉넉하지 못한 살림이기는 했지만, 흥선이네 집은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었습니다. 찜질방에서 마술 공연을 하던 아빠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평상시에 무수히 많이 했던 마술인데 갑자기 아빠의 눈이 이상해 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눈에 초점이 없어지고, 절대로 하지 않던 실수를 범합니다. 결국 아빠는 마술을 끝내 마치지 못합니다. 흥선이는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그런 아빠가 부끄러웠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엉터리 마술사라고 놀리는 것이 싫었습니다. 흥선이는 결국 아빠를 뒤로 한 채 집으로 먼저 돌아옵니다. 아빠의 마술이 끝나면 실컷 자랑을 하려던 참이었는 데 실망이 이만 저만 큰게 아닙니다. 그런데, 왜 아빠가 그런 실수를 했을까요? 그리고, 그 순간에는 평상시의 늠늠하고 자랑스러운 멋진 마술사가 아닌 듯 했습니다. 도대체 아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걸까요? 

 

처음으로 마술 공연이 엉망이 된 날. 흥선이가 아빠를 뒤로 한 채 먼저 집으로 도망쳐 온 날. 흥선이 아빠 알렉산더 리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진걸까요?  아빠는 마술이 끝난 뒤에도 집에 바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경찰서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달려간 엄마와 흥선이의 앞에는 지금까지와의 아빠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앉아 있었습니다.  길을 잃어버렸다는 아빠. 전화번호도 집주소도 생각나지 않는 다는 아빠. 그 곳에는 흥선이가 평소에 그렇게 자랑스러워 했던, 멋쟁이 마술사 알렉산더 리가 아닌, 치매에 걸린 초라한 환자만이 앉아 있을 뿐이었습니다. 

 

치매라는 병은 원래 나이가 많으신 분들에게 걸리는 병인데, 흥선이의 아빠처럼 많지 않은 나이에도 걸리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초로성 치매. 이제 흥선이의 아빠는 더이상 멋진 마술사 알렉산더 리가 아니었습니다. 마술은 커녕 흥선이와 엄마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지경이 되어 버렸습니다. 매일같이 먹는 것만 탐을 내고,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어린아이가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끝내는 집에 불이 나게하는 커다란 사고를 치게 됩니다. 흥선이는 그런 아빠가 무척 부끄러웠습니다. 더이상 멋진 마술도 하지 못하는 아빠. 자신과 엄마를 알아보지 못하는 아빠. 먹을 것에만 욕심을 내서 뚱뚱보가 되어 버린 아빠. 지금 아빠의 모습에서는 평소에 그렇게 자랑스러워하던 멋진 마술사의 모습을 찾아 볼수가 없었습니다. 흥선이는 아빠가 부끄럽기도 하고, 아빠 때문에 더 힘들어진 엄마가 불쌍하기도 했습니다. 친구들과 같이 어울려 놀지도 못하는 것이 모두 아빠 때문인 것 같아서 아빠가 미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는 그런 아빠는 필요 없다는 나뿐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아빠의 잦은 실수로 인해 흥선이네는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더이상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흥선이네가 선택할수 있는 방법은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거나, 아빠를 요양소에 보내는 것 이었습니다. 아픈 아빠와 함께 이사를 간다는 것이 불가능해진 지금 흥선이네는 결국 아빠를 요양소에 보내기로 결심합니다. 가끔 정신이 돌아보는 아빠 또한 그런 결정을 받아 들입니다. 그리고, 흥선이와 엄마에게 무척이나 미안해 합니다. 아빠로써의 자리를 지키지 못한 미안함. 멋진 마술을 보여주지 못하는 미안함. 무엇보다도 흥선이에게 자랑스러운 아빠의 모습을 더이상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가장 미안하고 부끄러웠을 것입니다.

이미 흥선이도 그런 아빠를 서서히 이해하게 됩니다. 더이상 아빠가 멋진 알렉산더 리가 아닌 치매환자 이연결이었다고 해도, 그냥 흥선이와 엄마의 곁에 존재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반드시 아빠가 예전의 알렉산더 리로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믿게 됩니다. 마술사가 아닌 그냥 아빠의 존재만을 사랑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은 걸까요? 아빠는 흥선이의 곁을 떠나 요양소로 가게 됩니다. 언제 돌아올지 모를 머나먼 길을 떠나게 됩니다. 흥선이가 학교에 간 사이 아빠는 엄마와 함께 요양소를 가기로 합니다. 교실에 앉아 아빠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흥선이. 아빠를 따라가고 싶어 어쩔 줄 몰라하던 흥선이앞에 갑자기 멋진 마술사가 등장합니다. 바로 동남아 공연을 방금 마치고 돌아온 마술사 알렉산더리 였습니다. 요양소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아들에게 예전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보여주고 싶었던 아빠의 배려였습니다. 비록 예전의 멋진 알렉산더 리는 아니었지만, 정말 오랜만에 보는 아빠의 모습에 흥선이는 무한한 자랑스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이제부터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아빠의 마술공연이 펼쳐집니다. 첫번 째와 두번 째의 마술을 모두 무사히 마칩니다. 아이들은 무척이나 신기해 합니다. 흥선이 또한 그런 아빠의 모습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세번 째 마술을 시작하는데 아빠의 모습이 갑자기 이상해집니다 또다시 아프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빠는 마술을 마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찜질방에서 그랬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또다시 흥선이는 그런 아빠가 많이 부끄러울지도 모릅니다.마지막 마술을 미쳐 마치지 못할 위기에 처행 있는 순간 갑자기 새로운 마술사가 등장합니다. 바로 흥선이였습니다. 아파서 더이상 마술을 진행하지 못하는 아빠를 대신해 흥선이가 나선 것입니다. 친구들에게 많이 부끄러울수도 있을텐데, 아빠가 엉터리 마술사라고 불리는 것이 부끄러울텐데,흥선이는 아빠에게 다가가 마술을 무사히 마칩니다. 새로운 알렉산더 리가 탄생한 순간입니다. 그리고, 흥선이는 그 순간 새로운 것을 깨닫게 됩니다. 아빠는 자신에게 언제나 훌륭한 마술사 였다는 것입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아빠는 흥선이에게는 가장 훌륭한 마술사 입니다. 자신의 곁에 존재한다는 것 만으로도 아빠는 훌륭한 마술사 입니다. 세상의 모든 아빠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모두 훌륭하고 멋진 마술사임에 틀림없습니다.당분간은 흥선이의 곁을 떠나야 하는 아빠. 그제서야 아빠의 고마움을 알게 된 흥선이. 조금 늦었지만 흥선이는 아빠가 세상의 가장 훌륭한 마술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흥선이 또한 이 세상의 가장 훌륭한 마술사가 되기 위해, 아빠의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어느 순간 예전의 멋진 모습을 하고 다시 돌아올 알렉산더 리를 위해 흥선이는 멋진 마술사가 되어 잇을 것입니다.  

아빠들은 이 세상 가장 유명한 마술사보다 더 훌륭한 마술사 입니다. 눈물을 딛고 웃는 법을 가르쳐 주니까요. 커다란 나무가 되어 비,바람,뜨거운 햇빛을 막아 주니까요. / 작가의 말 중에서

마술사, 우리아빠는알렉산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