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와 함께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
듣기만 해도 신앙인을 숙연하게 만드는 사막교부들의 삶.
그들은 ‘하나님 앞에 선 단독자’가 되기 위해 죽음의 땅으로 들어갔다.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그들과 나 사이에 보여 지는 치열함과 나태함,
절박함과 여유, 거룩과 세속을 깨닫게 된다.
제 1장 초대교회와 사막 - 생명을 찾아 사막으로 간 사람들.
로마의 황제숭배로 인해 기독교인들에 대해 박해가 찾아왔다. 많은 사람들은 순결한 신앙을 지키기 위해 순교의 길로 자신을 던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교회의 지도자들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 사막으로 피신을 떠나게 된다. 황량한 사막이 오히려 그들에겐 생명의 땅이 된 것이다. 박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숨어들어간 사막에서 그들은 무엇을 찾을 수 있었을까?
본문에서 나타나는 표현이 눈에 띤다.
“그분(하나님)의 이름을 지키고자 모든 것을 버려두고 이 곳 사막에 숨어 들어왔던 이들에게 가장 큰 소원은 하나님과 함께 동행 하는 것이었다.”
‘하나님 앞에 선 단독자’로 그분과 동행하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 경험은 분명 그들에게 아주 중요하고 은혜로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때문에 그들 중 몇몇은 박해가 끝난 상황에서도 사막을 떠나지 않았거나 도시로 들어간 후에도 다시 사막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그들은 박해가 끝나, 안정되고 제도화되어가는 교회의 상황 속에서는 사막에서 경험했던 것을 얻지 못했다. 교회는 안정되고, 교세는 확장되고 있지만 한 마디로 등 따시고 배부른 상황에서 오히려 영적인 갈급을 느낀 것이다.
박해가 끝나고 “영광된 신앙”의 모습이 주어진 상황 속에서 그들이 느꼈을 갈증은 무엇인가? 그 갈증은 치열한 수도의 삶이었다. 안정된 삶이 신앙의 목표는 아닌 것이다. 초대 교희의 신앙은 피 흘림이다. 추상적인 의미의 피 흘림, 죽음이 아니라 실제적인 죽음이었다. 순교였다. 더 이상 순교가 없어진 상황에서 신앙을 위한 죽음의 길을 들어선 사막의 사람들. 그들이 죽음을 다짐했다. 사막의 삶은 그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왜 하필 사막인가?? 한 표현이 그것을 답해주고 있다.
“고독하고 가난하며 하나님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는 피조물, 그 자신과 창조주 사이에 어떤 중요한 계획도 끌어들이지 않는 피조물의 필연적 거주지”라는 표현은 사막이 하나님과 독대할 수 있었던 자리임을 보여준다. 그곳에서 그 수도자들은 “바람과 모래와 함께 살았다. 바람과 함께 살다가 자신들의 기도소리와 찬송소리가 바람이 되고, 모래와 함께 살다가 자신들의 몸이 죽어 모래가 되어 버렸을 뿐이다.”
모래와 함께 살면서 자신의 삶을 하나님과 함께하길 바랐던 이들은 치열한 신앙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그들에게 신앙은 안락함이 아니었다. 온 생을 하나님께 드리고자 하는 결단이고, 타협할 수 없는 삶이었다.
2장 사막 삶의 시작 - 두렵고 떨림.
사막에서의 삶을 시작하게 된 인물들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사람은 안토니와 파코미우스이다. 이들은 수도원 운동의 아버지로 불리는 사람들로서 특히 안토니는 사막 수도원운동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다. 한 사람인 안토니에게 아버지라는 칭호를 준다는 것은 수도원 운동 자체가 어떤 조직적인 제도에 의해 시작된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수도자에 의해 시작되었고 그의 추종자들에 의해 발전된 것임을 보여준다. 또한 이는 수도라는 것이 공동생활 가운데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 앞에 선 단독자로서 생활해 나가는 것에서 이뤄지는 것임을 알게 한다. 이렇게 단독으로 수행을 쌓아간 사람 중에서 남을 가르칠만한 인격과 삶이 준비된 사람은 남자는 아바(abba) 여자는 암마(amma)라 불렸다.
어쨌든 사막에서 수도하는 사람들에 의해 수도원이 발전해 나간 것임은 분명하다. 초기 수도사 중에는 안토니와 파코미우스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각각 독수하는 수도, 군대식 공동생활을 통한 수도로 특정지어진다. 이 중 안토니는 독수생활을 하긴 했지만 수많은 추종자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안토니를 보며, 그와 닮게 되길 소망했다. 멀게만 느껴지는 “예수를 닮는 것”보다 가까이에 보이는 “안토니를 닮는 것”이 가능성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개중에는 안토니를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하곤 했다.
초기 수도사들에 대한 이야기들은 몇몇 문서를 통해 후세에 전해지고 있다. 아타나시우스가 쓴 『안토니의 생애』 팔라디우스의『라우수스의 역사』를 비롯해『파코미우스의 생애』『사막교부들의 금언』들이 있다. 이 문헌들 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수도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다.
3장 훈련의 기쁨 - 악의 관성을 끊어 내라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 적과 싸우기 위해선 전투훈련이 필요하고, 시험에 성공하기 위해선 공부훈련이 필요하다. 수도의 길도 마찬가지로 훈련이 필요하다. 그것이 수도원의 삶이다.
수도의 훈련은 혹독하다. 그것은 악이라 규정된 모든 관계를 끊는 것이다. 그것은 살아오면서 쌓아왔던 많은 노력일 수도, 애착일 수도, 열정일 수도 없다. 이전까지의 삶이요 습관이다. 그것을 끊는다는 것은 엄청난 고통을 동반하는 것이다. 물리적으로도 관성을 이기기 위해선 에너지가 필요하다. 마찰이라 불리는 그 에너지는 물체의 질량과 가속도가 크면 클 수록 더 많이 필요하다. 우리 삶의 습관이 크면 클수록 그것을 끊기기 힘든 것이다.
훈련은 자기 자신에게 폭력을 가하는 일이다. 악의 관성이 워낙 강해서 자연적인 능력으로는 도저히 고치기 힘든 어려운 병을 가지고 있다. 끊임없이 기도하면서 자신을 쳐서 복종하게 만드는 폭력이 아니고서는 고치기 어려웠다. 수도사들의 폭력은 자신의 육체와 삶에 대한 폭력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자기 육체와 삶에 붙어서 괴롭히는 악의 세력들에 대한 폭력이 되는 것이다. 그 고행을 위해 수도사들은 사막으로 도피해 들어갔다. 남들에게는 미친 짓이거나 너무한 일 같아 보이는 일이지만 이들 수도사들에게는 그것이 하나님에게로의 비상이라고 믿어졌다.
이것을 위해 수도자들은 낯익은 것과의 결별해야 했다. 우선 가정으로부터 어머니에게서 떠나는 것이다. 아바 포이메노스와 그의 어머니 일화는 자기 자신에게 얼마나 엄격히 행동 했나 알아 볼 수 있다. 그는 인간으로서 가장 끊기 힘든 어머니와 자식 간의 정을 끊는 모습을 보인다. 자식이 보고 싶어 수도원으로 찾아온 어머니를 “다음 세상에서 보자”라며 돌려보내는 모습은 냉혹하다 싶을 정도로 단호한 자세를 보여준다.
이러한 점에서 현대교회 사람들은 수도원적 삶이 단지 개인의 이기적 구원이라고 쉽게 오해한다. 그러나 사막의 삶이란 인간 속에서 인간과 함께 인간이 하는 일을 하며 인간을 사랑하는 것이다. 수도원 운동은 사랑의 삶을 훈련하고 실천한 운동이었다. 폐쇄된 수도원에서 어떻게 사랑을 실천할 수 있나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수도원은 폐쇄된 공간이 아니라 열려있는 공간이었다. 『사막 교부들의 금언』에 의하면 수도자들은 자주 시장에도 나갔고 상거래도 했다. 그들은 그곳에서의 만남을 통해 지혜를 구하는 이에게 지혜의 말을, 경제적인 어려움을 당한 사람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영적인 갈등이 있는 이에게 영적인 조언을 주었다. 또한 사막 수도사들은 그들의 영웅적인 삶의 모습을 전해 듣고 상담하고자 찾아온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사랑에는 훈련이 필요했다. 자신의 욕심을 억제하지 못하면서 이웃에게 자기의 것을 나눠 주기란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영적 훈련을 통해 죄 된 생각으로 모가 난 부분을 잘라내야 했으며 또한 그 곳에 새로운 살이 솟아나게 해야 했다. 이 훈련은 삶의 덕목을 훈련하는 것이다. 특히 혼의 문제(감정)를 다스리는 훈련이 필요했다. 수도사들은 어떤 경우에도 화내는 것 자체를 금했다. 설사 정당한 이유가 있더라도 화를 내는 순간에 자기감정의 체계가 흔들리고 불필요한 감정이 쏟아져 나온다고 보았다. 이러한 훈련의 저변에는 영적 훈련과 인격의 변화를 별도로 보지 않는다는 생각이 있었다. 육체에 습관을 들이고 감정을 다듬어 바르게 생각하는 훈련이 곧 영적인 훈련의 일부라고 생각하였다.
말은 쉽지만 이러한 훈련을 그러나 아무리 봐도 고통을 수반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은 본능에 반하여 강제적으로 목표에 도달하도록 물리적이거나 정신적인 힘을 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수도자들은 훈련 뒤에 오는 기쁨을 안 사람들이다. 오히려 훈련의 과정 그 장체에서도 즐거움을 느끼던 사람들이다. 그들이 기쁨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고통 가운데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느꼈기 때문이고, 훈련 가운데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하나님과의 만남에는 늘 새로운 성장이 있는 것이다.
제4장 육체의 훈련 - 과연 정욕은 어떻게 해결 했을까?
사막의 수도사들이 어떻게 수도를 했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자세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사막교부들의 금언과 같은 자료에서 그들의 수도 모습을 가늠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수도사들의 수도방법은 우선 육체의 훈련부터 시작한다. 그들은 육체의 훈련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영적 훈련을 이끄는 것은 육체를 다스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때문에 수도사들은 육체를 통해 들어오는 사단의 유혹을 이기기 위해 훈련을 하였다. 먹는 것은 가장 최소한의 음식을 먹었다. 물은 사막에선 매우 중요하지만 이들은 물과의 거리도 멀리하면서까지 훈련했다. 때문에 그들의 삶은 척박하다 못해 혹독하다. 먹는 것 조차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안정된 삶을 살 수 있겠는가? 수도사들은 육체적 안락이 전혀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식을 통해 자신을 절제하는 훈련을 쌓았던 것이다. 그들에게 금식을 했다고 해서 보식을 하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고, 아프다고 해서 특식이 주어지지 않았다.
초대 교회에서 성은 두 가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어거스틴이 언급했듯이 가정을 이루기 위한, 즉 출산을 위한 성은 장려되었지만 쾌락을 위한 성은 죄악으로 여겼다. 교회적으로 보면 성은 두 가지 측면에서 시사점을 가진다. 성을 통한 형성 및 유지와 성의 금욕을 통한 헌신의 중요성이다. 수도사들에게도 성의 문제는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예나 지금이나 본능을 이겨낸 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들은 정욕을 이기기 위해 두 가지 방식을 사용했다. 첫째로 정욕에 대해 경계의식을 가졌다. 그들은 정욕을 품을 수 있는 가능성을 주는 모든 것을 경계했다. 심지어는 얼굴이 예쁜 수도사도 경계해야 했다. 둘째로 육체적 노동을 해서 이런 생각을 죽이는 일이었다.
수도사는 청빈한 삶을 원칙으로 했다. 탐심은 더 갖기 위해 하나님을 멀리하는 것이라 여기며 경계한 것이다. 그들은 탐심 중에서도 물질적 탐심을 가장 경계했다. 이것을 이기기 위해 첫째는 자급자족의 원칙, 둘째는 남의 이익을 위해서 일한다는 것, 셋째는 무소유의 삶을 사는 것이다. 이 같은 훈련을 통해서 아바들은 남을 위해 일 할 수 있었고, 자신의 재산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눠주는 삶을 통해서 남과의 인간관계를 바로 가질 수 있었고, 나아가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제5장 감정의 훈련 - 그것이 슬픔이었구나
감정은 사람으로 하여금 하나님께 이르도록 하기도 하고 반대로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 때문에 수도사들은 훈련과정에서 감정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감정의 종류는 무척 많지만, 이것을 다스림으로서 무정념 상태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무정념의 상태에 대해서는 한 아바의 가르침이 잘 설명해 주고 있다. 한 아바가 하루는 제자들에게 바위에 가서 욕을 하고 오라고 했다. 그들이 욕을 하고 오자 다음날은 바위에게 칭찬을 해 주고 오라고 했다. 그리고 나서 제자들에게 물었다. “욕을 할 때나 칭찬을 할 때나 바위에 변화가 있었느냐?” 제자들은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아바는 그 바위처럼 되라고 가르쳤다.
인간의 감정 중에서 분노는 인간관계에 해를 가하는 악이다. 그것은 어떤 면에서 보면 살인보다 더 무서운 것이다. 화를 내지 않는 일은 피나는 훈련이 필요했다. 아바들은 감정을 가라앉히기 위해 침묵의 훈련을 했다. 감정이 평정을 유지하고 있으면 화가 날 일에도 감정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분노를 이기기 위해 남을 판단하지 않는 훈련을 했다. 또 한편으론 어떤 모욕에도 분노치 않고 이겨낼 수 있는 모욕 훈련도 했다. 그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벌레만도 못하다고 생각하는 훈련을 하고 있었으므로 모욕을 받는 것은 좋은 훈련 방법이었다.
수도의 삶 이면에는 수많은 눈물이 담겨 있다. 육체와 싸우면서 흘리는 눈물 감정과 씨름하면서 삼켜야 하는 눈물, 지신을 들여다보면서 쏟아내는 눈물 등등. 그들의 삶은 인간적인 연민을 피해갈 수 없는 것이었다. 때문에 그들은 슬픔의 감정을 경계했다. 이 슬픔 뒤에는 자기 연민의 문제와 죄에 대한 문제가 깊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이 두고 온 과거의 것들을 회상하며 ‘내가 수도사가 되지 않았다면’하고 느끼는 슬픔. 그 가운데는 자신의 형제, 자매, 부모에 대한 그리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슬픔이 나쁜 슬픔일 수는 없다. 다만 수도를 함에 방해가 되는 슬픔을 경계한 것이다. 수도사들은 이러한 슬픔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이길 수 있었다. 하나님의 사랑은 젖은 사랑이다. 그것은 외면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내면으로 젖어드는 것이다. 수도사들은 비록 외면으로는 감정이 메마른 것처럼 훈련했으나, 내면에는 생수의 샘이(하나님의 사랑) 넘치고 있었다.
무기력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의 상태로 인해 삶의 모든 영역이 게으름에 빠져 있는 것을 말한다. 무기력에 빠진 수도사들은 그들의 삶의 모든 규칙이 무의미한 것으로 보이게 된다. 이러한 무기력은 침묵이나 겸손 속에 교묘히 숨어들 수 있다. 수도사들에겐 무기력이란 마음의 불꽃을 꺼뜨리는 일이었다. 수도의 삶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는 무서운 감정이었다. 때문에 훈련을 통해 극복해야 했다. 무기력을 이기기 위해 첫째는 자기 방에서 벗어나지 말며, 둘째는 부지런한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제6장 생각의 훈련 - 질투는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사막 수도사들은 사람의 감정이 죄로 빠지는 것은 지성의 결정에 따라 정해진다고 생각했다. 이 지성을 말함에 있어 중요한 단어는 ‘로기스모스’이다. 로기스모스는 특별히 무언가에 관심하거나 집중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생각을 뜻한다. 아바 포이메노스는 우리 육체가 살기 위해 매순간 호흡을 하는 것처럼 로기스모스는 우리 생각에 들어온다고 보았다. 이렇게 쉬지 않고 들어오는 로기스모스가 감정과 연합하면 곧 행동을 만들게 된다. 그 과정은 제시(어떤 생각이 스쳐지나 가면서 그 일을 하면 어떨까? 생각함)-협조((그 생각을 받아들여 함께 일을 도모)-동의(가능성을 타진한 다음 죄 인줄 알면서도 그 쾌락을 이기지 못함)-내적갈등(쾌락과 마음의 싸움)-노예상태(격정의 노예가 됨)의 과정을 거쳐 습관이 되는 것이다. 수도사들은 훈련을 통해 인간을 노예상태에 이르는 3가지 생각을 경계하도록 했다.
질투는 남과 바르지 못한 비교에서 온다. 그다지 경쟁할게 없는 수도사들에겐 그다지 질투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명예욕은 하나님이 은혜로 주신 능력을 자기 것인 양 생각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물질적인 것을 내세울 것도 아닌 수도사들에게 있어 명예는 그들이 의지 하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것일 것이다. 그만큼 유혹의 기회도 많았다. 그러나 수도사들은 이것에 빠지지 않았다. 수도사들은 자신의 이름을 나타내는 사람은 아바가 될 수 없다고 한다. 일부 수도사들은 유명해지는 것을 피해서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교만은 이제까지의 훈련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잊는 것이다. 안토니는 이에 대해 유일한 방법은 겸손이라고 했다. 이 겸손을 견지하기 위한 태도를 아바 마토에스는 다섯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첫째, 자신의 허물과 잘못을 인식하며, 둘째, 남에 대한 판단을 멈추고 나를 남의 발아래 두고, 셋째, 마음대로 말할 수 있는 자유에서 스스로 멀리할 것. 넷째, 혀와 배를 통제할 것, 다섯 째, 다른 사람과 논의 할 때 그 사람이 옳으면 맞습니다하고 틀리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알고 계시죠라고 하면서 논쟁을 피할 것을 제시하였다.
제7장 영성의 훈련 - 삶으로 성서 읽기
영성은 하나님과 배타적인 관계에서 얻게 되는 영적 힘과 그 힘과 능력에 따라 사는 특정의 삶의 방식을 말한다. 영성은 훈련에 따라 그 성격을 달리한다. 그러나 이 영성 훈련의 기본은 기도와 말씀의 묵상이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수도원 운동은 이 두 가지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수도사들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기도의 방법에 보다 많은 시간과 관심을 두었다. 기도는 도움을 청하는 일이며, 칼날 위에 서는 것이며, 실천 신학이며, 하나님과의 일치의 장소이며, 무기이다. 기도의 방법에는 묵상과 공동 기도가 있다. 묵상기도는 홀로 기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묵상기도를 하는 자들은 주로 침묵 속에서 일어서서 했다. 공동기도는 주로 시편낭송을 함께 하는 방법이었다.
수도사들의 목표는 새로운 삶을 추구였다. 새로운 삶은 하나님과 함께 하는 새로운 삶이다. 그런데 그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 그들은 무엇을 지침으로 삼았을까? 그것은 말씀이다. 그러나 당시에 성서의 수량이 많지 않고, 수도사들 가운데 문맹이 많았기에 성서 읽기는 쉽지 않았다. 때문에 성서 암송을 통해 마음으로 읽도록 교훈하였다. 그것은 암송된 머리와 가슴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 듣는 차원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또한 수도사들은 성서를 읽는 차원에서 끝내지 않고 실천하는 방법으로 승화시켰다. 그들은 자신들이 성서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경계하였다. 때문에 그들의 성경읽기는 마음으로 읽는 방법이다. 그것은 성서에 전인적인 참여가 요구되는 것임을 의미한다. 마음의 순수성으로 성서를 읽는 것은 성서의 글자를 매개로 직접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이 된다.
제8장 공동체의 훈련 - 멘토를 찾아서...
수도사의 보기에 어려운 훈련들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살기 위함이다. 그들은 하나님 사랑이 이웃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구체화 시키면 이웃 사랑이자, 공동체 사랑이다. 개개인은 훈련을 통해 하나님 앞에 홀로 서지만, 사랑으로 공동체를 세우고자 했다. 먼저 자신을 훈련하여, 자신을 비워나갔다. 나 자신을 비움으로 인해 이웃을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훈련을 통해 자신을 비우고 하나님의 사랑을 채운 자만이 이웃에게 사랑을 온전히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부족함으로 이웃에게 전하는 사랑을 언젠가 고갈되기 마련이고 이웃에게 어떤 대가를 요구하기에 이를 수도 있다.
수도원 삶의 기본은 나눔이고, 이들의 기본 신학은 나눔을 가르치기 위한 신학이다. 이러한 공동체 안에서 같이 성숙하길 원했기에, 먼저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었다.
이 공동체의 형성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스승과 제사 사이의 관계성이었다.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형상을, 스승은 그리스도를, 제자는 스승을 닮아가는 것이었다.
모래와 함께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의 마지막 장을 읽으며 우리 교회를 생각해 보았다. 공동체 훈련 과정에서 사막의 수도자들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바혹은 암마라 불리는 스승들과 그 추종자들. 그 관계는 절실한 물음과 그에 대한 성실한 답변으로 이뤄진다. 그 제자들은 스승께 신앙의 절박함과 치열한 물음들을 한다. 그리고 그 스승들은 그 순간에 필요한 답을 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수도를 함에 있어서 극복해야할 것이라 생각하는 부분을 집어준다. 수도 전체를 이끌어 주는 것이다. 이것은 요즘 말하고 있는 멘토의 관계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막교부,
영성훈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