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경제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물건을 사고 팔거나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것이기에, 사람 간의 관계로 이루어지는 활동이 중심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활동이고 돈이 걸린 것이기에 제대로 된 의사결정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게 아니라는게 이 책을 통해서 엿 볼 수 있다. 사람 자체가 불완전한 것이기에 사람이 하는 행동이나 경제 활동 역시 불완정한게 아닐까 싶다.

예전에 교육 관련된 내용에 대한 세미나를 들었을때, 자식에게 뭔가 대가를 제시하고 행동하는걸 하지 말라고 했는데, 예를 들어서 1등하면 mp3를 사주겠다거나 뭘하면 그것에 대한 보너스를 주겠다는 말 등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만일 자식이 1등을 못했을 경우, 자신이 mp3 보다 더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뭘 하기 위해서 항상 대가를 바라는 마음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예로 든 것이다.

마찬가지로 경제 활동에서 바라봤을때 과연 일에 대한 성과로 주는 인센티브나 보너스는 항상 좋은 것일까? 고액의 보너스가 오히려 경제 활동하는데 방해가 된다면?

최고 CEO라고 최고의 인센티브를 주는게 옳은건가? 그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저자는 인도 학생을 대상으로 재밌는 실험을 한다. 이 실험에서 너무 많은 인센티브는 오히려 일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 외에도 복수를 하는 것에 대한 심리를 분석하고, 왜 이케아에서 만든 허접한 자신의 물건을 그토록 아끼는 지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얘기를 풀어내고 있다. 경제 심리학자의 실험 방식을 보니, 사회과학자나 자연 과학자나 사물을 바라보고 실험하고 자신의 생각을 증명하는 과정이 같아서 약간은 의외였다. 단지 어떤 대상을 가지고 하는가에 차이이지 과학적 절차는 완전히 같아서 그런 사실이 사뭇 재미있었다.

또한 9장의 동정심의 진화의 측면에서 늘 사회 현상에 대해서 의문을 갖는 것도 어느정도 그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세상의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건 알면서도 꿈쩍도 안하다가, TV 프로그램이나 신문에 어려운 사람의 소식을 전해 들으면 물밀듯이 그 사람을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을 보면서 참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결국 그 사람은 자신의 기대에 넘치는 사랑과 후원을 받아서 자립을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나머지 99%의 인생은 달라지는게 없는데, 후원하는 사람은 한 사람의 어려움을 해결했다는 뿌듯함에 다리 뻗고 잠을 자겠지. 그에 대한 후원을 한 개인에게가 아니라 사회 구조를 바꾸는데 쓰는게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는데 왜 사람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었다. 7가지 습관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관심의 영역과 영향영의 영역의 차이가 아닐까?

경제라는게 꼭 합리적인 사람들의 의사 결정으로 이루어지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경제라는게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이니 사람 심리에 대해서 아는 것도 중요하겠지. 이 책을 통해서 좀 더 똑똑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결국은 사람에 대해서 좀더 알게 되고 그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으니..

p.s. 과학자가 결코 해서는 안되지만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 행위가 여기 저자도 마찬가지로 행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자신이 처음 가정한 생각을 증명하기 위해서 실험을 수행하고, 그 실험 결과를 보고 분석을 하는데, 그 결과를 분석하는 사람이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유리하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실험 결과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다르게 받아드릴 수 있는데, 예를 들어서 똑같은 실험을 자신과 교수가 수행하고 그 결과를 다르게 바라보는 게 본문에 나온다. 비록 짧게 언급하고 넘어가지만...

사회 현상에 대해서 의문점이 생기면 그것에 대해서 작은 실험 대상을 만들어서 증명하는것도 사뭇 재밌는 것 같다. 늘 이미지나 문자 데이터만을 가지고 증명하는 거랑은 다른 신선함이라고나 할까? '용기 있는 추남이 미녀를 얻을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 실제 온라인 채팅 사이트의 사용자들이 어떤 사람에게 접근을 하고 실제 어떻게 성사가 되는지 살펴보는 등.. 여러가지 의문에 대해서 그 궁금증을 풀어가는 스펀지 시리즈를 보는 것 같이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