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중국어에 관심이 생겨서 시사 어학원을 다녔는데 2달 기초를 배우자마자 수강생이 적다고 중국어 회화 강좌가 폐쇄되어버렸다.

그래서 어영부영 있다가 중국에 인턴을 6개월 갈 기회가 있어서 북경에 머무르는데 회사에선 영어로 얘기를 하지만 밖에만 나오면 영어가 전혀 안 통하는게 아닌가.

이러다 굶어 죽기 딱 좋겠다 싶어서 중국어 과외를 일주일에 2번씩 받았다. 그야말로 서바이벌 중국어로, 회화 위주로 살아남기 위한 중국어 말하기 연습을 했다.

6개월 정도 배우니까 어느정도 말은 하는데, 내가 말을 하는게 어순도 틀리고 뭔가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문법 책 중에 가장 쉬워 보이는 이 책을 선택.

이번에 중국어 TSC 말하기 시험을 준비하는데, 1~3부 정도는 그냥 쉽게 말을 할 수 있는데, 4~7부는 완전한 문장을 짧게는 10초에서 길겐 1분 정도 말을 해야하는데 그게 만만치가 않았다.

친구랑 말을 할땐 문법이 틀려서 서로 마주보고 얘기하기 때문에 다시 물어보는 식으로 내가 말하는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데, 이런 시험은 어법이 틀리면 문장이 잘못 전달될 수 있으니, 다시 기초부터 바로 잡자는 마음에서 공부하기 시작한 책.

 

 

책을 읽고 있으면 다시 고등학생이 든 기분이 든다.

중학교, 고등학교 선생님이 집필을 해서 그런지 내용 정리가 잘되어 있는데, 중국어 수업 시간에 칠판에 적은 내용이 그대로 책으로 옮겨진 느낌이다.

특히 비슷한 단어와 비슷한 내용별로 묶어서 설명해서, 비슷한 상황에서 어떤 단어를 써야할지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내용 밑에 쓰여진 중국어로 실제 그 내용이 쓰이는 상황을 이해할 수 있고, 특히 tip은 예외 같은 꼭 필요한 내용이 있어서 중국어를 말할때 드는 의문점 중의 일부가 해결되었다.

 

 

아무리 이렇게 문법을 알고, 아. 그렇구나 이해하고 나서도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것 같다.

말이라는게 원리를 안다고만 되는게 아니라 많이 쓰고 활용을 해야 그 몸통을 제대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듯 싶다.

그래서 ‘책상에 꽂아두고 반복적으로 학습을 하라’는 책 서두의 말을 이제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연습문제 풀면서 마지막으로 복습하기.

 

 

이 책에서 조금 아쉬운 점은 아무리 문법 책이라고 하더라도 여기 나오는 예제들을 mp3로 녹음을 해줬으면 했는데 그 부분은 없었다.

또 조금 더 신경을 써줘서 예제 문제에도 아래에 pinying을 달아줬으면 모르는 단어 어떻게 발음을 하는지 알았을건데, 그 부분이  조금 미흡한 것 같다.

 

하지만 나 같은 초보 학습자들에겐 꼭 필요한 문법책인듯.

이거 하나면 기초적인 회화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지난 한 주 동안 참으로 다양한 감정들이 내 몸 속에서 꿈틀거렸다.

소개팅으로 만난 사람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서 이게 첫눈에 반하는 사랑이란 걸까라는 것을 느끼는 동시에, 연락이 안 되어서 초조함과 불안감 등이 밀려오고,

급기야는 우울함까지 들더니 다시 조급함 등 너무나도 다양한 감정이 들어서 일이 손에 잡히지가 않았다.

다행히 조금 늦게나마 상대방에서 반응이 오고, 마음을 여는 것 같아서 편안함과 행복함도 동시에 느꼈지만…

그래서 이런 감정을 그냥 방치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감정을 다스리는 사람,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이라는 책을 꺼내서 읽어봤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때, 말하지 않고 그냥 물러나지 말라는 말에 용기를 얻고 연락을 해보기도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사실 내용이야 뻔한 내용이고, 피닉스 강좌에서 제일로 중요한 것이 마음의 평화라고 말 한 것처럼 내 마음,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면 어느 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각인시켜주는 내용이었지만

그래도 원래 제일 뻔하고 다 아는 사실을 제일 지키기 어려운게 아닌가.

이 책을 다 읽었다고 내가 쉽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30년간 형성된 마음과 감정이 한 순간에 바뀌지는 않겠지.

하지만 내가 어떤 감정이 자주 들고, 그로 인해 내가 어떻게 힘든지를 아니까 좀더 다른 방법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 같다.

모든건 마음 먹기에 달린게 아닐까?

 

‘말을 해야 맛이다.’ 말하지 않는 마음은 마음이 아니고, 표현하지 않는 감정은 감정이 아니다.

요즘 나에게 가장 절실한 이 말..

요트는 나랑은 거리가 먼 부자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사회의 가장 일반인이라고 할 수 있는 14명이 의기투합해서 요트 여행을 한다는 사실 자체가 나에게 큰 자극제로 다가왔다.

그냥 툭 던진 말 한마디로 우리나라 바닷길을 1년 동안 3000km를 돌아다닌 사람들.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이전 대학교 2학년때 학교 식당에서 친구랑 밥 먹으면서 남들도 제주도 자전거 여행을 한다는데 우리도 할까? 라는 말 한마디로 8월 중순 제일 더운 땡볕에 4박 5일 (3박 4일? 확실치 않다) 한게 생각났다.

부산에서 제주도까지 12시간 걸리는 배를 타고, 멀리고 고생해서 도착하자마자 돌아가는 건 비행기로 바꾸고,

큰 마음 먹고 자전거 일주를 시작했는데 자전거 주인이 알려준 최적의 코스는 스포츠카를 타고 뚜껑 열린 채로 바람을 맞을 때 최적의 코스이지 자전거로 아무런 그늘 없이 여행하는 건 최악의 코스였다.

몇시간 만에 반팔 아래는 벌겋게 익어버리고 껍질이 벗겨지는 일이 발생해서 수건으로 돌돌 온몸을 무장하고, 철물점에서 장갑을 구매한 후에 다시 본격적으로 여행했었다.

8월의 땡볕과 태풍, 폭우 등을 뚫고 어렵게 여행하면서도 그때 마라도, 우도, 기타 해수욕장을 돌면서 느꼈던 감동은 아직도 잊을 수 없는데, 이 사람들의 여행은 내가 경험한 여행보다 100배는 더 멋진 여행을 한 것 같아 부러웠다.

허영만의 사진과 이정식의 사진, 그리고 송철웅의 시 같은 글이 한데 어우러져서, 책을 펼치자마자 그들의 여행기에 빠져들어서 그냥 하루 만에 다 읽어버렸다.

요트 여행으로 일주한다면 무작정 계속 여행을 하는 줄로 알았는데, 짬짬이 3일에서 5일 기간 동안만 정해진 루트를 여행하고, 다시 일상으로 와서 일을 하다 다음 여행 루트로 이동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야말로 1박 2일의 여행처럼 일상과 일탈을 같이 소화해 나가는 게 아닌가.

14명이라는 많은 사람들이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다투지 않고 끝까지 그 일정을 마무리했다는 사실이 존경스럽다.

뱃사람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것처럼 사람이 모이면 의견 차이로 다투기 마련일 텐데, 단합된 힘으로 끝까지 추진하는 힘. 그리고 정말 다양한 분야 사람들이 잘 어울려서 여행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세계 일주만이 아니라 이런 요트 여행도 하나의 목표, 꿈 리스트에 넣어두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