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서 사랑 관련된 공연을 많이 보게 되네요. 옥탑방 고양이를 시작해서, 광수생각, 우연히 행복해지다, 그리고 이번 공연 ‘달콤한 원나잇’
‘원나잇’이란 말 자체가 남자들에겐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라 ‘교수와 여제자’인가 하는 연극처럼 야한 게 아닐까라는 기대심리에 예매를 하긴 했지요.
여자친구와 같이 보는데 수위가 너무 심하면 안되기에 기존 후기를 살짝 보니, 야한 건 아니라는 말에 다행이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약간의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공연이 재밌다고 해서 기대심에 5월 21일 공연이 기다려졌답니다.
토요일 오전까지만 비가 온다고 하더니 오후가 되어도 비가 그칠 줄을 모르더니, 아닌게 아니라 차가 무지하게 막히더군요. 특히나 갤러리아 근처에서 거의 죽음.. 시간은 흘러가서 10분 정도 남았는데 간이 타들어가는줄만 알았습니다.
다행이 4시 정각에 도착했지만 여자친구도 1km를 남겨두고 차가 막혀서 오지 못하는 바람에, 공연 관계자 분들께 말씀을 드리니 표 1장을 맡겨두고 먼저 보라고 말씀도 하시고, 정 늦으면 7시 반 공연으로 늦춰주시겠다고까지 배려해주셔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관계자분들의 배려 덕분에 조금은 늦었지만 무사히 공연장에 들어가서 공연을 보게 되었지요. 맨처음이 무지 재밌다고 말씀하셔서 앞 장면이 무슨 내용일까 살짝쿵 궁금하긴 했지만, 공연의 묘미가 또 상상하는 것이니 앞에 안 봐도 무슨 내용일지 혼자 상상했답니다.
아무튼.. 여배우와 감독의 캐스팅 면답하는 장면부터 시작했는데, 여배우의 섹시하지만 모자란 연기를 어쩜 그리도 능청맞게 잘하는지 대사 하나하나에 빵빵 터졌습니다. 한편의 개콘 코너를 보는줄만 알았다는..
여배우가 퇴장하고 나서 뽕필 감독 (이름에서 ‘복면달호’가 생각 나는건 왜일지…)의 본격적으로 옛 첫사랑 수지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첫사랑이 짝사랑이 되었든 둘이 사랑하는 것이든 시간이 지나면 애틋하기도 하고, 다시 만나게 되면 잘되지 않을까라는 기대심이 누구에게나 있는게 아닐까요.
이 두 주인공도 그런 마음으로 서로 약속을 정하고 만남을 가진게 아닐까 싶어요.
전세계에서 잘나가는 영화 감독과, 애가 3명 딸린 주부라는 현실의 벽이 높게 가로막고 있어도, 과거를 같이 회상할때면 다시 그때 당시로 돌아간 순수한 선남 선녀로 둘 사이엔 아무런 방해물이 존재하지 않게 되겠지요.
그래서 둘이 마음을 열고 그때의 마음으로 서로 달콤한 키스를 나누게 되지만, 다시금 지금 처한 현실을 파악하는 수지가 계속적으로 봉필의 애정행각을 피하게 되고 다시 현실로 돌아가려고 하지만, 내면에 존재하는 마음으로 계속 다시 돌아오면서 고민하게 되는..
과거엔 순수한 청년이라 손을 잡지 못하고, 자신의 꿈을 위해서 사랑하는 여인과 헤어지지만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녀에 대한 마음이 편치 않아서 성공한 후에 그녀와 행복한 사람을 살고 싶어서, 남자만의 방식으로 그녀에게 접근하지만 그 또한 높은 현실을 알게 되지요.
마음 같아선 둘다 모든걸 포기하고, 같이 외국으로 살고 싶었겠지만 과연 그렇게 첫사랑이 실제 결혼까지 이어진다면 그 둘은 행복해질까란 생각을 해보았어요.
애틋한 마음은 현실 세계에선 그냥 정으로 바뀌어서 목포 결혼 생활처럼 무미 건조해지지는 않았을련지. 과거 남편에게 배신을 하고, 적응 안되는 미국 생활에 또다시 방황하지는 않으련지.
그래서 첫사랑은 그냥 첫사랑으로 남아야하는게 아닌가라는 혼자만의 결론을 내리게 되었답니다.
웃자고 본 연극에 이렇게 진지하게 혼자 생각을 하다니…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