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포토를 읽으면 내 마음의 어지러움이나 괴로움도 힐링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왠걸. 그 사람의 마음이 나에게 감정 이입이 되지 않았다.

내가 지금 사막에 있지 않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황량한 사진을 보면서 내 마음이 치유되기를 기대한걸까?

자신은 그곳에서 느끼고 생각하면서 치유되었을지 몰라도 그냥 일기같은 이 책을 읽고 있으려니.. 내가 왜 읽고 있는거지?

아주 유명한 작가라고 해서 글까지 기대한게 잘못일지도.

부피 큰 사진을 보면서 새로운 곳 모습을 보면서 그곳을 동경하는걸로 대리 만족해야할까?

예전에 서울에 연구실에서 학회 참석하러 호텔인가 대학교에 간적이 있었는데, 그때 마침 동시에 다른 강당에서 조선희 사진 강좌 특강을 하는걸 발견했다.

그 순간 땡땡이를 치고 사진 강좌를 들을까 엄청 고민을 했었는데, 혹시나 교수님에게 들켜서 망신을 당하지는 않을까하는 조바심에 결국 듣지는 못했지만 한번은 이런 책이 아닌 강좌로 작가를 만나보고 싶긴하다.

그 작가의 말 한마디는 공감이 간다.

여행을 가기 위해서는 결국 내가 가진걸 버려야한다는걸.

일도, 직장도, 돈도.. 내가 가진걸 버려야 새로운걸 얻을 수 있고, 다시 돌아왔을때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버릴 수 있어야 새롭게 떠날 수 있지 않을까?

모든걸 버려야 새로이 떠난 곳에서 여유를 가지고 찬찬히 바라볼 수 있겠지.

단지 며칠만의 여행으로는 눈도장만 찍고 오기 바쁠테니까..

매번 머리를 식힐때는 사진 관련 책을 찾아서 읽는다.

멋지게 찍은 사진만 봐도 되고, 아니면 그에 곁들인 사진 찍는 노하우도 읽으면서 잠시 일상을 벗어나 다른 곳에 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기 때문이다.

사진 관련 책을 하도 많이 읽다보니 사진 찍는 노하우에 관한 기본 지식에 관한건 이미 다 아는 내용이고, 뻔한 내용이라 재미가 없어졌다.

사진을 비롯한 에세이도 그냥 끄적이는듯한 글을 왜 내가 읽고 있어야하지 라는 생각도 들고.

이번 레시피 책은 다른 책들과 달리 각 케이스별로 핵심만을 설명하고 있어서 지루하지도 않고 필요한 상식적인 거라 많이 도움이 되었다.

사진 찍는 방법에 관한 책도 너무나도 많은 것 같다. 워낙에 사진 찍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접근하기 쉬운점도 있겠지만 아무리 찍어도 고수처럼 쉽게 되지 않는 것도 수많은 책이 나온 이유가 아닐까?

이번 책을 보면서도 느끼는건 그냥 카메라 딸랑 하나만 들고가서 아무렇게나 찍는게 아니라 여러가지 설정에 각종 필터 등 노력이 들어가지 않으면 결코 고수처럼 찍을 수 없다는 사실.

근데 왜 하필 69가지에서 끝이 나는건지…

사진 찍는게 가장 중요한건 바로 늘 곁에 카메라를 두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귀찮아도 가지고 다녀야 좋은 장면이 나올때 바로 찍을 수 있을테니까.

아니면 그냥 일상을 지나치지 말고 눈으로라도 풍경이나 사물을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아닐까? 그걸 사진으로 담아야 좋은 사진이 나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