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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善)에는 3가지가 있다. 첫째, 결과와 관계없이 그 자체가 좋아 받아들여지는 선이다. 둘째, 그 자체보다 결과가 좋아 받아들여지는 선이다. 셋째, 그 자체와 결과 모두를 만족시키는 선이다. 소크라테스는 그 중 세 번째의 선을 가장 아름다운 선으로 꼽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어쩔 수 없어서, 또는 보수나 평판 때문에 정의를 선택한다.

그럼, 정의는 무엇이며 그 기원은 무엇인가?

글라우콘는 정의는 타협책이라고 한다. 인간 스스로 정의를 지키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의 인간형이 있다고 하자. 한 사람은 완벽하게 불량한 사람이다. 그는 전문가이고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있고 호감 있는 평판을 유지하면서 선량한 자처럼 살아간다. 다른 한 사람은 완벽하게 선량하다. 그는 부정한 짓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부정한 자라는 악평을 듣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량한 사람이 더 행복하고 손쉽게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어서 불의 대신 정의를 택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소크라테스는 먼저 국가의 정의부터 말한다. 큰 글자가 보인 다음 익숙해지면 작은 글자가 보여지는 것처럼 정의로운 국가부터 파악하면 정의로운 개인의 모습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국가는 사람들의 필요에 의해 생겨난다.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고 살아가려면 의식주가 필요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자의 환경과 소질에 따라 분업을 하면서 국가가 점점 성장을 한다. 이러한 단순하고 건전한 국가의 어디에도 정의나 불의가 없다. 그 국가의 국민들의 생활양식도 건전하고 진실하여 평화롭게 살아간다. 그러나 사람들이 단순한 생활양식에서 벗어나 많은 것을 요구하면서 자원과 국토가 비좁아 지고 결국 전쟁이 일어난다. 이기기 위해서는 국가의 수호자가 중요하다. 국가의 수호자는 천성이 지혜로운데다 기백과 함께 용맹한 힘을 갖추어야 한다.

바람직한 수호자로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한데, 그것은 음악에서 시작해 체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음악에는 문학도 포함하는데, 인격을 올바르게 형성하기 위해서는 신을 참되게 묘사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가(詩歌)교육이 필요하다. 신은 선한 것이고 유익한 것이며 신은 모든 원인이 아니라 일부분의 원인이므로 선한 것만의 원인이라는 것을 원칙으로 시인은 시가를 지어야 한다. 신은 모든 의미에서 완벽하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변화를 가장 적게 받는다. 신이 조금이라도 변화한다면 나쁜 쪽으로 바뀔 수 있지만, 스스로를 내팽개칠 리가 없기 때문에 언행에 있어서도 순수하고 진실하며 남을 속이지 않는다. 수호자는 신의 숭배하고 신을 본받을 수 있는 내용으로 교육받아야 한다. 또한, 수호자의 용기를 저해하거나 용기를 함양하는데 방해하는 내용은 지양하고 절제를 가르치는 내용이 언급되어야 한다.

수호자는 국가의 자유를 수호하는 일 외에는 어떤 한 것도 모방해서는 안 된다. 만약 모방을 한다면 그들의 직분에 적합한 것을 모방해야 하는데 이것은 선량한 자의 표현방식과도 일치한다. 그들은 순수한 덕을 즐겁게 모방한다. 우리가 세운 국가에서도 이처럼 한 사람이 한 가지 일에만 충실해야 한다. 우리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 유덕한 사람만 본받고 수호자의 교육관에 맞는 엄격한 시인이나 작가만 선택해서 교육받게 해야 한다.

수호자를 교육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교육이다. 버려야 할 음악에는 슬픔이나 감상적인 표현, 술자리에 어울리는 가락과 하모니이다. 계승해야 할 음악은 전시와 평화시로 나뉘는데, 전자에는 수호자들에게 힘이 되는 것들, 고난을 극복하고 운명을 개척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고 후자에는 신에게 기도를 하거나 남을 설득할 때, 남의 간청이나 충고를 받아들여 행동할 때, 혹은 용기와 절제가 필요할 때 도움이 되는 것이다. 리듬에 있어서도 품위 없는 리듬이나 하모니는 그 사람의 고약한 성질과 직결되고 훌륭한 리듬과 하모니는 사려 깊고 선한 성정과 직결되므로 어려서부터 음악을 진정한 안목을 즐길 수 있도록 할 때 그의 정신에서 기품 높고 정결한 선이 발아된다.

수호자를 위해서는 체육교육 또한 중요하다. 뛰어난 정신은 육체를 개조할 수 있으므로 정신 훈련을 거친 다음에 육체에 대한 섬세한 배려를 해야 한다. 그러므로 훌륭한 체육은 음악과 비슷한 점이 많다. 단순한 음악은 정신에 절도를 부여하는 것처럼 간단하고 단순한 식사만을 허용하면 절제를 키우면서 건강한 육체를 갖게 된다. 체육은 근육을 발달시키거나 힘을 기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 체육과 음악은 영혼을 위한 것이다. 진정한 수호자라면 음악처럼 부드럽고 유약한 기질과 체육처럼 완강하고 사나운 기질을 함께 지니면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럼 누가 통치자가 되어야 하는가?

우선, 연장자여야 한다. 연장자는 관찰을 통해 타인의 영혼 속에 깃든 악을 식별할 줄 알기 때문이다. 둘째, 국가를 위해 열성을 다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일에는 초연한 사람이어야 한다. 셋째, 시련과 고통에서도 조화로운 품성과 소신을 유지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넷째, 부단히 관찰을 해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들 중, 외침으로부터 국가를 보호하고 국민 상호간의 평화를 유지하는 한층 높은 계급으로만 제한해야 한다. 수호자는 행복한 특권적인 생활이 아니라 공동 주거에서 영위하고 통제된 공동생활을 해야 한다.

이 책은 크게 3가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먼저, 선(善)이다.

사람은 살면서 매 순간 정의와 불의에서 갈등을 한다. 정의를 선택하면 내가 무척 손해를 본 것 같지만 마음 한 편으로는 뿌듯함이 있고, 불의를 선택하면 손쉽게 성취하는 그 무언가가 있지만 내 안에서 다른 사람도 다 그렇다는 식으로 위안을 삼으며 마음의 불편한 짐을 놓으려는 행동을 보인다. 소크라테스는 제자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과정에서나 결과에서나 옳은 선을 추구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이것이 바로 사람의 기본이 아닐까 싶다. 요즈음 시대는 결과가 좋으면 과정이 어찌되었든 다 용서가 된다 생각하고 또 그렇게 행동을 한다. 선과 바보를 혼동하면서 나타난 현상이 아닐까 싶다. 선한 사람은 자기 것을 빼앗기는 사람이고, 선한 사람의 것은 무시해도 좋다는 식이다. 그래서 선 한 사람을 바보로 바라본다. 그러나 가장 기본은 어느 누가 뭐라고 할지라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에 깔린 선함이라 생각한다. 어떠한 문제에도 흔들리지 않는 선함이 있는 자는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행동하며 결국 여기서 말하는 수호자가 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이 선함을 키워줄 수 있는 것은 가정으로 모든 교육의 시작은 가정이다. 부모가 선한 사람은 자식에게 알게 모르게 선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식들 또한 선함을 실천한다. 따라서 국가 형성, 교육을 하기 전 가장 중요한 일은 가정에서부터 선함을 보고 자랄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국가와 수호자이다.

아무리 개인 각자가 정의로운 자일지라도 틀 안의 규칙이 정의롭지 못하면 개인의 선은 발휘할 수가 없다. 정의로운 국가에서 정의로운 개인을 찾을 확률이 높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따로 살 수 없다. 그만큼 나약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각자의 자질이나 특성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렇게 다른 개인을 통솔하여 올바른 국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수호자가 필요하다. 1%의 지식층이 99%의 국민을 지배한다. 그 1%의 지식층이 바로 수호자이다. 수호자가 정의로워야 국가가 정의로워지는 것이다. 현재 사회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정치인의 윤리의식으로 국민수준이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수호자의 인격 형성에 힘을 쏟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셋째, 교육이다.

이 책에서는 특히 음악과 체육교육을 강조한다. 올바른 정신을 바탕으로 올바른 육체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음악교육은 예나 지금이나 영혼을 위한 교육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는 인간, 식물, 동물 등 다양한 실험에서 입증이 되었다. 음악교육에 포함된 시가(詩歌)교육을 중요시 여겼는데, 노랫말에서 음악이 이루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수호자를 위해 어떤 음악교육을 시키느냐에 따라 인격형성에 큰 차이를 이루고 결국 좋은 수호자냐 그렇지 않냐가 결정이 된다. 그래서 교육을 담당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척 크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우리가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어떤 음악교육을 실시하느냐이다. 이 책에 따르면 좋은 음악과 나쁜 음악을 구별해 놓았다. 하지만, 그 당시는 좋은 수호자의 의미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장군과 같은 의미이기 때문에 시대가 변한 만큼 다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현재 수호자의 조건은 올바른 정의로움은 당연할 뿐만 아니라 부유층과 서민층을 조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의 여부이다. 이것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교육의 힘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 중 소크라테스가 말한 것처럼, 음악교육이 그 중심에 설 수 있다고 여긴다. 먼저, 올바른 정의로움은 예나 지금이나 공통분모 역할을 한다. 과거에 했던 음악교육처럼 훌륭한 하모니와 리듬을 가진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책에서는 좋은 음악을 선별해서 교육시키지만, 요즈음처럼 복잡한 시대에서 자신의 소신을 펼칠 수 있는 수호자가 되기 위해서는 분별력 또한 필요하다고 본다. 그것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음악을 접하는 기회와 함께 좋은 음악을 선택하는 기준을 형성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훌륭한 음악 교사가 필요하다.

두 번째, 부유층과 서민층의 조화 여부이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 중 하나도 조화이다. 음악과 체육을 교육시키면서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강하면서도 부드럽고, 사나우면서도 유약한 성정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현재 당면한 문제도 이와 유사하다. 옛날은 수호자가 될 수 있는 계층이 제한되었다. 각 계층마다 생활방식이나 교육방식 등에 차이가 있으면서 소통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부유층과 서민층의 간격을 좁힐 수 있는 유일한 계단은 교육이다. 음악교육은 그 중 가장 넓은 계단일 수 있다. 많은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이 시대에 두 가지 음악-부유층이 행하던 음악과 시민들이 즐기던 음악-을 공유하면서 어려서부터 조화로운 인격 형성을 키워주면 해결할 수 있지 않을 까 싶다.

인간은 다양하다. 다양한 인간은 복잡한 환경과 인격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특성은 국가 또한 복잡하게 만든다. 복잡함을 복잡하지 않음으로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교육이 아닐 까 싶다. 이 책에서 처럼 음악교육을 필두로 하여 인격을 형성하면 좀 더 정의로운 국가가 형성되고, 정의로운 개인이 탄생할 것이라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