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라면 누구나 제일 고민하고, 
도움 받기 원하는 문제들로 묶인 한 권

일단 나는 부모는 아니다. 부모 슬하에서 부모님이 뼈빠지게 번 돈으로 학교를 다니는 학생 신분의 자녀다. 나름 아직도 성장중이라고 믿는 법적 청소년인 것이다. 하지만 때때로, 아니 자주(특히 나의 사랑스러운 어린 사촌동생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들을 하곤 한다. ’아, 난 나중에 애 낳으면 어떻게 키우지?’ 또는 매일 뉴스나 신문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교육 문제, 아이들과 청소년 문제에 대한 이야깃거리들, 교육열풍이 불러오는 부작용들을 보며 남일 같지 않아 혀를 차며 ’정말 애 키울 일이 걱정이다..’라며 이른(?) 한탄을 하기도 하면서.

그래서 이 책은 특히 현 부모들뿐만 아니라 어차피 언젠가 결혼해서 부모가 될 젊은이들이 읽어도 좋을 책이다. 누구든 ’나중에 내가 부모가 된다면...’ 하고 생각해볼 때 가장 걱정되는, 그리고 현 부모들이 전전긍긍 앓고 있는 큰 고민들을 쏙쏙 뽑아 실어놓았다. 물론 아이를 가지는 것이 아직은 먼일만 같은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지금 당장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사례와 실험들을 통한 통계를 재밌게 혹은 놀랍게 느끼며 읽을 수 있다는 점, 읽어두면 좋을 책이라는 것을 미리 일러두고 싶다.

놀라움으로 가득한 실험 사례와 결과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남는 건 ’쇼크’뿐이라면

칭찬 남발이 아이들에게 가져오는 효과, 잠과 타협한 공부의 결과, 바르기만한 이야기가 주는 양면성, 부모에게 배우는 아이의 거짓말… 여타 교육방송이나 신문, 책들을 통해 익히 보고 들어온 해법들도 있지만 여러 실험 사례와 통계들을 통해 구체적이고 좀 더 넓은 가능성 속에서 하나하나의 문제를 새롭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점이 기존의 매체와는 다르다고 하면 다른 점이다.

특히 이 책에서의 실험 사례와 통계가 주는 영향은 정보에 대한 신뢰성을 주는 동시에 쉽게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데 있다. 처음 알게된 사실에 대한 놀라움과 신선함, 때로는 ’우리 애도 이런데?’ 하고 공감하며 책장을 넘길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매번 자녀 교육법에 대한 책이 쏟아져 나오고, 기사들이 나와도 해 뜨기 전에 집을 나서 별 보며 집에 ’자러’ 오는 많은 고등학생들이, 저녁 늦게 학원 마치고 돌아가는 또한 많은 초등학생, 중학생들이 터덜터덜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가는 건 똑같은, 바로 우리네 현실이다. 

그건 그렇다쳐도 나조차도 이 책을 덮고 나서 주변의 친척들이나 여러 아이들을 대하는 데 있어 좀 더 조심스럽고 책임감이 들었고 아이들을 향한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도 이 책이 알려주었던 것을 많이 참고해서 행하려 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무심코 원래의 방식대로 말이나 행동을 해서 ’앗!’하고 뒤늦게 후회하는 게 다반사다. 자신의 자라온 환경과 오랫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던 관념들의 지배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예측불가능한 아이들의 세계로의 한 발자국으로 남기는 소중함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어렸을 적’ 나의 부모님이 해주신 말과 행동들을 돌아 보며 지금의 나의 모습까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거치게 되는 시기지만 여전히 예측불가능에 어떤 돌발 변수가 나올지도 모를, 그래서 아이들을 키우는 해법은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이론적인게 아닌 조금은 실감하게 되었달까. 

이는 우리뿐만 아니라 후대를 이어갈 소중한 생명체 하나 하나가 너무나 다양하고 큰 가능성 속에 유일무이한 존재여서 그런 것 같다. 결국 이 책을 구성하고 있는 많은 실험들도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아닌 ’대다수’가 보이는 공통적인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모든’ 아이들을 키우는 답을 명확히 내놓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제대로 알고 내용들을 적절히 받아들여 도움이 되고자 한 것이 결국 이 책이 주는 진정한 선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