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말하자면, 평소에 판타지 소설을 그리 즐겨보는 편이 아니라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로 제작된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그런데 이게 왠걸?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NUMBER 4의 새로운 힘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모가도어 인들에 의해 지금은 멸망한 행성, 로리언에서 살아 남은 19 중 하나이다. 지구인이 아닌 만큼 막강한 힘과 스피드를 갖추었다.

 뿐만 아니라, 레거시라는 일종의 진화과정을 통해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능력이 생기고 강해진다. 그가 첫 째로 가진 레거시는 무서운 화염 속에서도 뜨거움을 느끼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읽는 내내 그가 강해지고 새로운 힘을 키울수록, 덩달아 슈퍼우먼이 되는 기분이랄까.

 나중에는 샘과의 우정도 있고 아름다운 소녀 세라와의 사랑도 있다. 도망다녀야 하는 입장에서 불가능해 보이던 인간과의 우정과 사랑, 그 속에서 찾는 또 다른 희망이 피어난다.

 더 자세히, 로리언 인들은 레거시를 가진 ’가드’와 보호자 ’세판’으로 나뉜다. 19명 중 하나는 우주 조정사, 각각 9명의 가드와 세판만이 살아남은 것이다. 멸망한 행성에서 살아남아 여전히 쫒기고 있는 이 19명, 아니 이미 죽은 넘버 1,2,3과 세판들을 제외한 나머지의 하루하루는 고통의 연속이다.

쫒는 자(모가도어 인)와 도망치는 자(로리언 인)의 치열한 긴장감은 읽는 나를 숨막히게 만들기까지 한다.

 이렇게 로리언들이 지구로 와 인간들과 같은 모습으로 생활하며 숨어지내는 이유는 단 하나, 다시금 아름다운 행성 로리언을 되찾기 위해서 이다. 그들은 로리언 행성의 산 유산이므로 레거시를 연마 해 모가도어 인과 싸워 승리 할 목적이 있다. 모가도어 인들 역시 고갈되어 가는 행성 에너지를 보강하고자 로리언을 횡무지로 만들었고 다음 표적는 지구다. 그들은 지옥에서 나온듯한 파괴력과 잔인함으로 똘똘뭉쳐있다. 
 잔혹한 모가도어 인들과 맞설만큼 레거시가 완벽해질 때까지, 추적을 피해 도망다녀야 하는 넘버 포의 노력은 눈물겹다. 넘치는 힘과 능력을 숨긴 채, 눈에 띄지도 너무 이상하게 보이지 않게 지내야 한다. 당연히 깊은 인간관계도 못 맺는다. 눈에 띄면 바로 거처를 옮겨야 한다. 새 이름, 새 집, 새 학교에 적응하는 삶에 염증을 느낀 넘버 포에게 어느 날 첫 레기시가 찾아오고 그 날부터 운명은 달라진다.

 영화 스파이더 맨의 명 대사 "강한 힘에는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를 기억하는가?
 
 모든 영웅들이 겪는 고통의 근원이자 모토이다. 얼핏 보면 다른 판타지와 비슷해 보일 수 있으나 IAM NUMBER FOUR는 다르다. 모가도어 인들과의 불꽃튀는 전투에서 넘버 포와 그의 친구 샘, 처음엔 앙숙이었던 마크, 너무나도 사랑하는 세라의 도움없이는 승리할 수 없었을테니 말이다. 이로써 넘버 포의 외로운 싸움이 아닌, 그들의 싸움이 된다.

이미 멸망했지만 그 중심부엔 희망이 살아 숨쉬는 로리언 행성 그리고 지구의 운명을 거머쥔 넘버 포의 이야기!

이 이야기가 영화에서 어떻게 구현될 지 정말 궁금하다. 어쩌면 트와일라잇의 에드워드와 벨라의 사랑처럼 로리언 인과 지구인의 강렬한 로맨스를 보여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느낀점은, 내용 안에 담긴 에너지 문제에 대한 물음과 살아있는 생물에 대한 깊은 애정이었다. 작가는 오늘 날 수면위로 떠오른 기후 변화문제와 더불어 앞으로 닥칠 에너지 전쟁을 말하고 싶은게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