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처칠 마을은 사람보다 곰이 더 많은 세계 북극곰의 수도에요. 그곳에 사는 윈스턴은 해마다 11월이 되면

바다 사냥에 나서는데 언제부턴가 얼음이 넉기 시작해서 어려움을 겪어요.

 

캐나다 매니토바 주 처칠 마을에 사는 북극곰, 윈스턴은 용감한 북극곰으로 모든 북극곰을 모아 놓고 연설을 시작합니다.

"얼음이 녹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 곳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 행동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편안하게 있어서는 안 됩니다. 용기를 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얼음이 필요해요. 얼음을 지켜 주세요.라는 열띤 주장을 펼칩니다.

 

얼음이 녹는 건 사람들이 자동차를 많이 타고, 굴뚝에서 연기를 마구 뿜어내고, 나무를 함부로 베어 내서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이란다.

 

지구는 왜 점점 뜨거워지는 걸가?

지구는 태양에서 오는 열이 지구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보호하는 기체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것을 대기라고 해요.

그런데 대기중에 어떤 가스(온실가스)가 너무 많아지면 지구 밖으로 열이 빠져나갈수 없어서 지구가 점점 뜨거워져요.

 

자동차나, 쓰레기, 석유나 석탄, 석유의 사용은 이런 온실가스를 많이 만들어내지만

녹색식물은 온실가스를 줄이고 산소로 바꾸어주지요.

그럼 우리는 뭘 해야 하나요?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변해야하는 것은 우리 북극곰이 아니라 사람들입니다. 사람들을 설득해야만 합니다.

 

이렇게 북극곰을 설득한 윈스턴은 툰드라 관람객들을 향해서 행진을 합니다.

우리가 살 곳을 지켜주세요.라는 구호 아래

사람들이 실천할 수 있는 28가지를 피켓에 적어서 들고 사람들을 설득하죠.

 

보일러 온도 낮추기, 걸어 다니기, 대중 교통 이용하기, 쓰레기 줄이기, 나무를 보호하기, 자전거 타기,

태양열 발전, 전기 아끼기, 일회용품 쓰지 않기, 패스트푸드 덜먹기, 종이컵 쓰지 않기, 물건 아껴쓰기, 물 낭비하지 않기

재활용하기, 쓰레기 분리수거, 내복입기, 등이죠.

 

실제 북극곰은 얼음이 녹아서 실제 사냥할 시간이 줄어들고 있고, 굶주린 북극곰은 새끼를 적게 낳고 오래 살지도

못한다고 하네요. 먹이 사냥을 위해 얼음이 있는 곳까지 체험쳐 가야하는데 얼음이 녹아서 헤엄치다가

바다에 빠져 죽는 북극곰도 실제로 있다고 하니 안타까운 현실이에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어른들이 읽고 실천해야하는 문제인데 우리 아이들에게 어려서부터

무거운 숙제를 내주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는 무감증..에 저도 하나씩 하나씩 실천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아보는 책이었어요.

 

지구온난화라는 무거운 주제와 이치를 간단하고 쉽게 설명해 놓아서 아이들이 이해하기 좋았구요.

어른들과 함께 실천하면서 지구 환경을 지켜야 함도 일깨워주는 좋은 환경책이었어요.

아이와 함께 읽어본 첫번째 환경그림책이었는데 나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답니다.

 

 

요즘 새로 출간된 수학 귀신의 작가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가 펴낸 철학 동화,
빕스의 엉뚱한 소년, 재미도 있고 색다른 그림책이네요.

때로 짜증나고 우울한 빕스, 세상이 몽땅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라고 외치며
직접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며 겪는 헤프닝이 아주 재미있게 표현된 책이에요.

 

 

책 표지를 보면서 아이와 책읽기 전 이야기 추측부터 해봤어요.
빕스의 소원이 무엇일 것 같니? 묻자,,표지사진을 보며 아이가
하늘을 나는 것일 것 같다고 하네요.
그럼 네 소원은 뭐니? 물었더니, 보석을 갖고 싶다나요. ㅎㅎ

 

그림책을 펼치면 등장하는 첫번째 빕스네 집 그림입니다.
이 첫 그림을 보면서 어른도 이야기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입니다.
3층집 세탈실 옆 골방에 화가 나 씩씩 거리고 있는 한 소년, 빕스를 보면서
이야기에 빠져들수 밖에 없더라구요.

어느 날 빕스는 무척 속이 상해요.
소중히 여기던 자전거와 주머니칼을 잃어버린데다가,부모님께 혼나지요.
형은 제멋대로 굴고 방을 쓰레기장으로 만들죠. 학교 숙제는 많지요.
더군다나 비가 와서 좋아하는 수영장도 갈 수 없는 날이었어요.

화가나지만 어떻게 할 줄을 몰라 빕스는 외칩니다.

“세상아, 다 사라져 버려라!”

그러자 신기하게도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사라져버립니다.

그리고 자기 만의 세상을 주문을 통해 만들어가기 시작해요.

빕스의 첫번째 소원이 뭔지 아세요?

"예쁘게 빛나는 풍선껌아,나와라."
아이다움이 묻어나는 소원으로 시작합니다.

이윽고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가, 다시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많은 풍선껌을
감당할 수 없어서 곧바로 풍선껌이 사라지기를 외친답니다.

아무것도 없는 무인상태가 되자 빕스의 몸은 암흑으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하고
공기가 없으니 빕스의 얼굴은 점점 새파랗게 질리게 되죠.
그림은 굉장히 심플하면서도 사실적이고 운동감 넘치게 표현되어 있어요.

이윽고 빕스는 살기위해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것부터 주문을 겁니다.
빛아 나타나라, 공가야, 나타나라, 좀 따뜻해져라..

마치 천지창조의 장면을 연상시키는 듯한 빕스의 세상만들기 장면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세상아, 나타나라!

하지만 아주 작은 세상이 나타납니다.
세상아 더 커져라.

하지만 세상은 거의 텅 비어 있고 필요한 것들을 생각해내서 하나하나 외치는 것이
점점 힘든일임을 깨닫게 되요.

색깔아 나와라, 내 방이 있는 집아 나와라, 침대야 나와라,
주문하다가 지쳐서, 나머지는 스스로 좀 해보라고 야단도 쳐봅니다.

자전거야 나와라, 그런데 바퀴는 마차 바퀴처럼 튼튼했으면 좋겠어.라고 외치자
이런 재미난 장면이 연출되지요.
이 장면에서 아이들은 박장대소를 하더라구요.

지친 빕스는 어느새 잠이 들고 일어났더니 빨래바구니 안이었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전처럼 화가나지도 않았고, 부모님이 빕스한테 미안하다고
사과까지 하십니다.

빕스는 모든 것이 옛날 그래로다 정말 다행이라고 여기며 기분이 다시 좋아지죠.

어른이 된 나도 우울하고 짜증나는 날이 는데 아이들은 스스로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느끼기도 한다고 하네요.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 마음에 안드는 것을 없애버리고
원하는 것을 창조해내면서 간접적으로라도 그 안좋은 감정, 스트레스를 같이 날려버리는 듯한
느낌이네요.
 
빕스가 주문을 외치면 나오는 바보같은 세상에 허둥대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는 과하리만큼 웃던데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니 그런 자유로움이 좋으면서도
쉬운일이 아님을 마음으로 느끼는 듯했어요.

모든 것을 통제하는 마이더스 손이 정말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도 해보며
가끔 힘들고 우울한 일이 있지만 지금이 정말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이야기였어요.

잠에서 깨어났을때 빕스의 마음을 풀어주는 엄마,아빠의 장면으로
이야기는 따뜻하게 끝을 내내요.

아이가 울거나, 짜증내거나 징징되면 옆에서 보는 저도 스트레스를 받곤 했는데
빕스를 통해 우리 아이의 스트레스가 있는 장면을 그대로 인정하고
따뜻한 품음과 함께 아이가 맘껏 표출해내고 풀어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이야기할아버지였던 1세대 민속학자 임석재 선생의 동시가 마치 민요처럼 구절구절
동화속에 녹아드는 신비한 우리 이야기. 그 이야기는 임석재 선생의 손녀 임혜령 작가가
어린 시절 할아버지에게 듣던 아름다운 시와 노래,이야기의 아름다운 장면을 떠올리며
그 세상을 꿈꿔 보며 이야기로 펼쳤다고 해요.

유아들이 읽는 그림책이라기 보다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읽을만한 단행본 크기로
출간되었고, 서로 다른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5편 실려있다.
어린 자녀들에게는 매일밤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한 편씩 읽어줘도 구수한 정감에 빠져
마치 할아버지가 들려주시는 듯한 맛이 나는 책이다.

할아버지를 추억하며 쓴 임혜령 작가의 이야기도 가슴에 와닿는다.

...제 마음에는 항상 눈에 선한 아름다운 풍경이 있습니다.
처마 끝이 멋들어지게 솟은 우리 집 기와지붕, 햇살이 가득 들어 오던 마당,
마당을 향해 활짝 열린 할아버지 방문, 함께 앉아 있는 할아버지와 어린 손녀...

해님과 달님, 꽃과 나무, 까치, 개구리, 베짱이, 강아지, 고양이, 송아지가 제게 자꾸
말을 걸어와 그네들의 이야기를 써달라고 했습니다....

첫번째 이야기 까치야, 까치야.
우리에게 익숙한 까치 노래가 들어 있는 이야기인데요.
어떤 구성으로 이야기와 동시가 어우러져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정겨운
자연친화적인 이야기인지 한번 들어보실래요?

진아네 집에 어느날 까치 한마리가 와서 강아지 진순이의 남은 밥을 다 먹어버립니다.
진아는 그런 까치가 얄미워 내쫓는데 할아버지가 진아를 타이르시며
까치는 반가운 손님이 오는 것을 알려주는 좋은 새니 사이좋게 지내렴.

그때 바람이 불며 진아의 눈에 티가 들어갔다.

"진아야, 너 까치한테 눈에 들어간 티를 빼는 재주가 있는 건 알고 있니?"

진아가 어떻게 티를 빼는지 의아한 순간 할아버지는 시를 읊으세요.

까치야,까치야
내 눈에 티 들어갔다.
모지랑 빗자루로
싸악싹 쓸어내면
낼 모레 미역국을
맛있게 끓여 주마.

시를 읊조리며 할아버지는 진아 눈에 바람을 불어 티를 빼주세요.

이어서 음식을 먹다가 진아의 흔들리던 이가 빠지니
할아버지가 지붕 위로 빠진 이를 던지며 또 시를 읊으세요.

까치야, 까치야
낡은 이 가져가고
새 이를 가져오라..

이 동시는 엄마인 제게도 익숙한 시네요.

가족들은 진아의 새 이가 나겠다고 축하를 해주죠.
그런데 갑자기 진아 손등에 작은 가시가 박혔어요.
이때도 할아버지 까치공신을 내세우십니다.

까치야,까치야
내 손등 가시 빼내라
뾰족한 입부리로
꼬옥꼭 뽑아 주면
...
시를 읊으시면서 족집게로 휙 뽑아주시는 할아버지.

진아가 오늘 까치 덕을 3번이나 보는구나 말씀하시며 웃으세요.

그리고 까치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미역국을 내놓는 진아.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오는 전래동요, 동시가 절묘하게 이야기에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요.

요즘 젊은 엄마,아빠한테 전해들을 수 없는 까치이야기를
이야기 할아버지와 손녀를 통해 구수하게 들을 수 있으니
엄마인 제가 더 반갑네요.

우리 조상들은 왜 까치를 이렇게 고마운 존재로 생각하며 이런 노래를
불렀을까요? 궁금하기도 합니다.

할아버지의 동시가 나오면 글자수가 일정해 전래동요를 부르는 듯한 느낌이
나네요.

개골개골 개골개골
개구리 음악회,

베짱베짱 베짜는 베짱이에서는 베짱이의 아주 부지런히 베를 짜는
성실하고 지혜로운 동물로 표현되서 개미와 베짱이의 안좋은 이미지를 벗게 해준답니다.

해를 불러낸 이야기할아버지에서는 장마철 해를 불러내는데 겪는 이야기를

마지막 이상한 밤에서는 할아버지가 잠든 밤 강아지, 고양이, 송아지 등 모든 동물들의
즐거운 잔치를 이야기해주고 있답니다.

요즘 좀처럼 경험하기 어려운 할아버지의 포근한 마음과 사랑도 담기고
한국적이고 독특한 상상의 세계로 재미와 즐거움을 더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