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에서 최고급 패러디가 주는 웃음과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있다고 해서 기대를 하고 책을 읽어내려 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첫 페이지부터 기대하지 않았던 성에 대한 내용들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처음에만 약간 자극적인 내용으로 시작하겠지 생각하고 계속 읽어 내려갔지만 아무래도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 연결될 듯싶었다. 내용을 살펴보면 고아인 프란체스코가 주인공이며 열여덟 살이 될 때까지 엄격한 규율을 따르며 수녀원에서 지내게 된다. 그 이후 독립하여 게임 소프트 프로그래머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훌륭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녀는 성 프란체스코의 사랑과 검약정신을 본받아 자신이 살아가는데 있어 조금이나마 실천하면서 살아가고자 한다.
그래서 그녀의 별명이 프란체스코로 불리게 된 것이다. 프란체스코는 오랜 수도원 생활을 경험하고 20대가 지났지만 아직까지 처녀의 몸으로 연애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 어느 날 그녀에게 종기의 일종인 사람의 얼굴을 닮은 인명창이 처음에는 팔에 생겼다가 결국 무릎과 무릎사이로 옮겨 오게 되어 정착하게 된다. 그런데 이 인명창이 말을 한다. 이 말하는 인명창은 오랫동안 처녀를 지키고 있는 여자들을 숙주로 하여 기생한다. 그렇지만 그녀는 이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인명창과의 동거 생활을 시작한다. 그리고 인명창은 그녀와 대화를 할 때마다 그녀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독설을 개그맨 김구라 보다 더 심하게 내뱉는다. 그 독설의 의미는 단순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일에만 전념하고 있는 여성인 프란체스코에게 자신의 삶과 사랑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변화시키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프란체스코는 인명창의 모욕적인 독설을 매일 듣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의 신조를 꿋꿋이 지켜나간다. 얼마 후 그녀는 자신이 사는 집 모퉁이에 있는 방을 새롭게 꾸며 그곳을 연인들에게 빌려주는 일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집에 찾아오는 사람들의 데이터를 관리하면서 서로가 원하는 이성을 소개시켜 주기도 하고 연인들이 헤어졌을 때 조언도 해주는 등의 애프터케어 역할까지 하게 된다. 두 달에 한번 출판사 일로 건네는 것이 전부인 그녀에게 일상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프란체스코는 동거 생활을 하는 동안 인명창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되었고 인명창과의 입을 맞추게 된다. 그러자 잠시 후 그곳에서 거대한 빛이 품어져 나오면서 동상이 튀어나온다.
그 동상은 인명창이었고 자신은 리히텐슈타인의 지그프리트 왕자라고 말한다. 이 책을 끝까지 다 읽는 내내 민망한 표현들이 첫 페이지에서 예상했던 것처럼 계속해서 등장하게 된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 현재 일본의 성 풍속과 문화를 솔직하게 그려내고자 한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갔으나 인명창이 살고 있는 곳이 꼭 신체의 은밀한 곳을 선택해야만 했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저자는 현대인의 잘못된 성문화를 꼬집고 성과 사랑을 잘 구분할 줄 알고 서로가 진실 된 감정으로 상대를 배려 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둔 것 같다. 이 소설은 인명창이라는 생소한 소재로 정말 독특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갔고 지금까지 다른 작품에서 느낄 수 없었던 여러 모습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