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여행관련 서적의 매력에 푹 빠져 살아가고 있다. 여행관련 서적을 읽을 때면 항상 기분이 좋아지는 내게 비타민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스페인하면 투우, 축구, 플라멩코, 무적함대, 정열의 나라 등이 떠오른다. 이번에 읽게 된 올라 투명한 평화의 땅, 스페인은 1980년대 담다디로 일약 스타의 자리에 오른 뮤지션 이상은씨가 저자로 스페인 여행 중에 그녀 마음의 변화와 느낌을 상세히 보여주면서 독자와 함께 여행하는 느낌을 최대한 살린 여행에세이를 보여준다. 이 책은  EBS의 다큐멘터리 세계테마기행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그들과 함께한 세비야 등 안달루시아 지역에서의 15일간의 스페인에 대한 진솔한 느낌과 표현이 담긴 모습과 카메라에서 벗어나 자유여행을 통해 저자의 눈으로 보고 생각한 것을 표현한 스페인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이전의 여행 서적과 차이점이라면 여행경로, 맛집소개, 교통수단, 숙박지 소개 등 단순한 여행 정보는 배제하고 있다.

 스페인의 꾸미지 않은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으며 역사적인 이야기와 스페인 문화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등 마음을 통해 여행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가 진행된다. 우선 카메라와 함께 한 여행지 소개에서는 저자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적은 경비와 빡빡한 일정으로 인해 힘들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카메라 없이 떠난 그녀만의 자유로운 여행 속에서는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자신의 마음과 생각이 가는대로 충분히 휴식을 취해가면서 여행에 대한 느낌을 한층 솔직하고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다. 그녀는 돈에 이끌려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스페인 사람들의 여유 있고 활기찬 모습을 비교하면서 우리들도 스페인들처럼 좀 더 여유 있는 모습으로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또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정말 우리도 스페인 사람들처럼 좀 더 여유 있고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없을까 생각해 보았다. 

 스페인은 오늘날까지 옛 것을 잘 보존하여 잘 관리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매우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각각의 여행지에 대한 상세한 묘사와 함께 느낌을 전해 주면서 여행서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진들을 보여주는데 사진의 크기가 책 한 두 페이지를 모두 할애할 정도로 큼지막한 사진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하였고 많은 사진들이 수록되어 있다. 사진의 특징은 스페인의 명소의 멋진 모습위주로 찍은 것이 아니라 스페인 사람들의 순박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 그들이 살고 있는 집, 골목 등 스페인의 사소한 것들에 대해서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바라본 스페인의 모습을 통해 나의 느낌을 비교해 보기도 했고 역사적인 소개도 충실히 하고 있어 역사 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저자 이상은이 추천하는 스페인 12곳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스페인 여행은 일상에 지친 우리들의 마음을 치유하면서 느림의 미학을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처음 이 책의 표지를 보았을 때 어린 시절 바람개비를 손에 쥐고 달리면서 가지고 놀았던 기억이 났다. 또한 바람개비 같지만 독특한 표지에 끌려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주인공인 브렌트는 고등학생으로 아버지가 회사에서 진급을 하자 그간 살았던 애틀랜타에서 시카고로 이사를 오게 된다. 어느 날 친구 조나단이 자신의 친구 파티에 함께 가자고 해서 브렌트 집 차로 파티 장에 가게 된다. 사실 자신이 그동안 좋아했었던 브리아나를 볼 수 있는 기회이기에 매우 들떠있었다. 그러나 파티 장에 도착해서 브리아나가 혼자 있는 틈을 타 작업을 걸려고 했다가 그녀에게 거절을 당하는 모습을 그곳에 모인 많은 이들이 보게 되었고 파티장의 주인인 체즈에게 심한 모욕을 당하게 된다. 브렌트는 파티 장을 빠져나와 도로를 질주하면서 자살을 결심하고 핸들을 쥐고 있는 손을 놓고 두 눈을 감는다. 

 사춘기 시절 한 때의 이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뜻하지 않게 자신 또래의 한 소녀가 자신의 차에 치여 사망하게 된다. 그 충격으로 브렌트는 학교도 가지 않고 낯선 이들의 시선이 두려워 외출도 하지 않는다. 즉, 패닉상태에 빠지게 된다. 얼마 후 음주운전과 살인 협의로 기소되지만 다행히 소년원 대신 보호관찰을 선고 받는다. 며칠 뒤에 죽은 소녀의 어머니와 이 사건에 대한 보상 문제를 여러 사람들과 함께 논의하게 되는데 이때 죽은 소녀의 어머니는 브렌트에게 제안을 하게 된다. 그것은 브렌트에게 죽은 딸을 닮은 바람개비 네 개를 만들어 미국의 워싱턴과 캘리포니아, 플로리다와 메인주 네 끝단에 세워주기를 부탁 받는다. 브렌트의 부모님은 아직 어린 나이에 혼자서 그 일을 해내는 것이 무리라고 반대하지만 브렌트는 자신이 처한 지금의 상황을 도피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자신의 죄를 속죄할 기회이기도 하여 선뜻 받아들인다. 그리고 긴 여정을 시작하는데…….

 브렌트는 난생 처음 하는 혼자만의 속죄의 여행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조금씩 세상 속으로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바람개비를 다 만들었을 때쯤에는 긴 여정을 시작할 때의 철없던 사춘기 소년의 모습에서 한층 성숙된 모습으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게 된다. 그리고 그가 만든 바람개비는 이내 공부밖에 몰라 자신을 꾸밀지 모르고 사랑을 잊고 사는 여학생에게 사랑을 선물해주고 거리의 청소부에게는 깨달음을 느끼게 해주고 한국에서 미국의 부모에게 입양되어 부모님의 기대에 힘들어 하는 이에게 휴식을 마지막으로 임종을 앞둔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소녀에게는 희망을 전해주는 도구가 된다. 브렌트는 자신 속에 죄책감은 잔재는 영원히 남아 있겠지만 이번 속죄의 여행을 통해 다시 현실로 돌아와 세상과 어울려 살아갈 자신감을 얻게 된다. 브렌트가 만든 바람개비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누군가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는 도구가 될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동생의 대학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의도하지 않았던 살인을 저지르게 된 형과 평생 살인자의 동생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힘들게 살아가는 형제에 대한 이야기로 진한 감동과 함께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편지를 통해서이다. 나중에 히가시노 게이고가 추리소설의 대가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자신의 주 종목이 아닌 장르에서도 이렇게 감동적인 이야기를 썼다는 것에 놀라며 추리소설도 읽어보았는데 기대만큼의 재미를 주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부성애를 다룬 소설 도키오를 만나게 되었다. 이야기는 주인공 미야모토 다쿠미가 레이코를 사랑하여 결혼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특이하고 치명적인 유전병 인자를 갖고 있다. 결혼 후 계획에 없던 아이가 생기자 유전병을 갖고 태어날 수 있기에 불안했지만 아이를 낳게 된다.

 도키오는 17살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병원에서 그레고리우스 증후군 판정을 받게 된다. 그 후 병원에서 지내다 이 병의 마지막 단계인 의식 장애 증상을 보이고 의사로부터 앞으로 의식이 돌아올 가능성이 없음을 도키오의 부모는 알게 된다. 의식이 없는 도키오의 모습을 보고 도키오의 아버지인 미야모토 다쿠미는 20여 년 전에 만났던 어는 한 소년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의미 없는 삶을 살아가는 어느 날 도키오라는 17세의 낯선 소년을 만나게 되었고 그 소년은 자신의 친척 정도 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다쿠미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둘은 함께 살기 시작한다. 한편 다쿠미는 치즈루라는 여자 친구가 있었고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집을 처분하고 갑작스럽게 사라진다. 얼마 후 정체모를 남자들이 찾아오고 다쿠미는 직감적으로 치즈루가 위험에 빠졌음을 알게 되고 그녀를 찾아가기로 마음먹는다.

 그녀를 찾아가는 길에 임종을 앞둔 다쿠미는 생모를 찾아가게 된다. 그 후 온갖 어려움을 헤치고 여자 친구인 치즈루를 찾게 된다. 그 후 다쿠미는 도키오와 함께 버스를 타게 되었는데 중간에 휴게소에 도착하여 미래의 도키오의 엄마를 보게 되고 도키오는 다쿠미에게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이라며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를 타고 사라져 버렸고 조금 뒤 버스를 타고 가다가 고속도로 터널에서 교통사고를 목격했었던 장면을 떠올린다. 잠시 후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돌아온 다쿠미는 아내에게 20여년 전에 도키오를 만나게 되었고 도키오가 자신을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 준 것에 대해 감사했다는 말을 전한다. 아내는 다쿠미에게 자신도 20여 년 전 그 휴게소에 있었고 터널 사고가 나기 직전 터널 앞에 이르자 어떤 소년이 터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 자신의 오토바이로 차를 세우게 했고 잠시 후 터널 안에서 엄청난 사고가 발생했었다고 말하고 이야기는 끝이 난다.

 17세의 나이에 죽음에 가까워진 도키오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자신을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어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당시 23살의 아버지 다쿠미는 자신을 버린 어머니의 증오와 원망의 감정을 안고 불우한 자신의 성장배경을 탓하며 살아가고 있었고 어느 날 한 소년을 만나 함께 하면서 그로인해 부모에 대해 지금까지 품어왔던 증오와 원망의 감정이 용서와 화해로 변모하게 되고 인생은 자신이 만들어 간다는 것을 느끼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변모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책에서 도키오가 미래로 돌아가 자신의 아버지를 도우려 하는 설정은 상당히 비현실적인 내용이지만 꽃다운 나이에 병으로 인해 생을 마감해야 하는 한 소년에게 과거 여행을 통해 아버지와의 멋진 추억을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매끄럽게 잘 전개되고 있어 가슴이 찡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부성애의 진한 감동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현대사회의 사회구조적 병폐가 만들어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