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지난 외환위기 이후 가장 추운 겨울이 될 것 같다. 미국에서 시작된 서브프라임 모기기와 더불어 유럽의 금융위기로 전 세계의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현재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가지 금융 지원책이 나오고 있지만 사태는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제는 이 영향으로 인한 실물경제의 위기가 본격적으로 대두 되고 있으며 이미 사회 곳곳에서 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아 소비는 위축되고 자연히 기업들은 생산을 줄이기 시작하고 도산하는 기업이 생겨나고 실업률은 올라가는 등의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얼마 전 세계적인 기업인 리먼브라더스가 파산 하는 것을 시작으로 메릴 린치, AIG가 매각되거나 구제 금융을 신청했고 대량 해고라는 결과를 낳았다. 또 최근에는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3사의 회생여부가 불투명하고 세계최대 뮤추얼 펀드 회사 피델리티가 추가 감원을 발표했고 우리에게 씨티은행으로 잘 알려진 글로벌 기업 씨티그룹은 이미 많은 직원들을 해고 했고 앞으로 10%의 직원을 해고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발표 후 미국정부가 시티은행에 200억을 투입하는 등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기업을 통해 이런 소식을 듣게 될지 모르겠다. 우리는 이미 외환위기를 겪었고 얼마나 힘든 시기를 보냈는지 기억 할 것이다. 비록 우리나라가 외환위기에 처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세계 경제의 축인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 국가들에 위기가 찾아오면서 세계 모든 나라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에 연일 비관적인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어 추운 계절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최근의 경제상황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지식을 얻고자 쇼크 독트린을 만나게 되었다. 이야기는 자신들의 이념과 반대인 사람들의 의식 구조를 쇼크요법을 사용하여 깨끗하게 지워버린 후 새로운 이념을 주입시킬 수 있다는 대단히 끔찍하고 무서운 발상으로 사람들을 끊임없이 실험하는 모습으로 시작되는데 과히 충격적이다. 개인에게 적용되었던 시카고 경제학파들의 쇼크 요법은 국가로 적용 되어 남미, 동유럽, 구소련, 아시아 그리고 최근의 이라크가 그들의 실험 무대가 된다.

 이 쇼크요법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바로 시카고 경제학파 세력들이다. 그들의 배후에는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나라들이 먹잇감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미 정부와 CIA가 존재한다. 시카고 경제학파들의 첫 실험 대상은 남미의 칠레였고 더 나은 경제 성장을 약속하면서 그들의 이념을 바꾸기 위해 국가를 통째로 전복시켜 정권교체를 이루어낸다. 그러나 경제는 이전 보다 점점 더 악화되면서 국민들은 분노하게 된다. 이에 칠레 군부정권의 수장 피노체트는 급작스러운 긴축 정책이 경제에 충격을 주어 건강하게 만든다는 시카고학파의 이론에 따라 쇼크요법을 받아들이지만 결국 국가를 심각한 퇴행 상태로 만들어 버린다. 또한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하는 등 인권을 철저히 유린당한다. 그러나 시카고 경제학파들은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으며 오직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고만 한다. 이런 식으로 시카고 경제학파들의 이론에 의해 많은 나라들이 자본주의 국가정책을 받아들이게 디고 결국 막대한 국가적 손실을 함께 이전보다 훨씬 어려운 경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1997년 아시아의 외환위기가 찾아왔을 때 시카고 학파출신들로 구성된 IMF는 아시아가 좀 더 상황이 악화되기를 기다렸다가 우리나라가 구제 금융을 신청했을 때 여러 가지 조건 즉, 민영화와 구조조정 그리고 정부예산의 축소를 요구했다. 그리고 우리는 이때 너무나도 많은 것을 잃었다. 그 당시에는 나는 단지 국가의 부정부패와 대기업의 문어발 경영의 결과라고 생각했고 구조조정을 통해 튼실한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는 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미국의 세계화 정책의 숨은 의도, 시카고 경제학파의 이론이 도입된 나라들의 경제 상황, CIA, IMF, 세계은행과 같은 기구들의 역할, 각 국의 이해관계, 소수의 부를 위해 다수가 희생을 해야 하는 자본주의 폐해 등 오늘날 위기에 처한 지구촌의 근본 원인과 쇼크 요법에 의한 경제 흐름의 변화 그리고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지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전해준다. 또한 9.11 테러이후 부상하고 있는 재난 자본주의가 전 세계에 몰고 올 후폭풍에 대해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알게 될 것이다.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적으로 국내 실물 경제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역시 현재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연일 뉴스에서는 악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현 상황이 두렵기만 하다. 그 동안 나름 안정된 경제 상황 속에서 현실에 안주하고 살아왔지만 이제는 경기 침체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바로 내 문제이기에 커다란 위기의식을 갖게 되었고 현 시점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면서 최근에는 경제 관련 서적들을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동안 다소 딱딱하고 어려웠던 경제서적을 읽었다면 이번에는 90년대 일본 경제의 버블 붕괴 후 상황을 그리고 있는 경제 소설을 선택하게 되었다. 1997년 뉴욕의 한 회의실 협상 테이블에서 벌크세일을 둘러싼 양측 간의 대화가 오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이야기 속에서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 중 가장 핵심적인 인물 즉, 주인공은 3명으로 압축된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뉴욕의 투자펀드 운영회사 사장 와시즈로 90년대 일본이 버블 붕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일본으로 돌아온다. 와시즈는 뉴욕에서 쌓은 실력으로 일본의 거품 붕괴 후 자력으로 회생이 어려운 부실기업들을 차례대로 매수해 나가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한다. 두 번째 주인공인 와시즈 마사히코 역시 뉴욕에서 돌아와 미쓰바 은행에서 일하게 되지만 부실 경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의 부탁을 받고 그 회사를 맡게 되면서 그 험난한 길을 가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미타도 호텔 오너의 장녀인 미쓰하라 다카코는 아버지가 후계자로 지목하고 일을 맡기려 하지만 자신의 길을 가고자 다른 길을 선택하지만 결국 미타도 호텔로 돌아온다.

 이렇게 3명의 핵심 인물들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 3명은 각자의 주인공 시점에서 당시 붕괴된 일본 기업들을 헐값에 매수하려고 무섭게 덤벼드는 외자계 기업들의 모습과 이를 지켜내기 위해 싸우는 일본 기업들 간의 치열한 두뇌싸움을 박진감 넘치게 그려내고 있다. 이야기의 초반에는 생소한 경제 용어들과 함께 살짝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경제 용어들을 이해하고 주인공들의 대화문들이 많아지면서 속도감이 붙기 시작하더니 후딱 2권까지 읽어버렸다. 기업 매수를 소재로 하는 경제 소설을 처음 읽어봤는데 경제 용어들을 알아가면서 약간의 과장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기업들이 어떠한 경우에 합병되고 인수되는지 그리고 기업을 매수하고 재건하여 다시 되파는지 말로만 들었던 상황들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최근 우리나라는 웰빙 문화와 더불어 와인열풍도 거세지고 있다. 와인열풍에 힘입어 얼마 전 대형 마트의 와인 매출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민주인 소주의 매출을 넘어서기도 했고 와인폰과 와인 화장품이 나오는 등 와인을 이용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와인 드라마까지 제작되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현재 방송 중에 있다. 사실 요즘처럼 와인이 대중화되기 전까지 나의 음주가무의 중심에는 오직 맥주와 소주가 있었다. 그러나 와인 열풍에 힘입어 지금은 마트에 가면 와인을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고 그 후부터 와인을 즐기기 시작하여 지금은 와인 애호가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 와인을 즐기는 편이다.

 그리고 요즘은 각종 모임에서 와인이 자주 등장하고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문득 와인에 대해 정작 아무것도 모르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어 와인 관련 서적을 찾게 되었다. 이 책은 작은 사이즈에 이동하면서 틈틈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기에 안성맞춤 같아 맘에 들었다. 우선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와인의 기원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나무, 가장 오래된 와인, 와인 병의 역사, 병마개, 와인 용어, 와인의 효능, 레스토랑에서 와인 고르기,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 와인과 어울리지 않는 음식, 영화 007에 출연했었던 와인종류 등 와인의 역사에서 시작하여 와인과 관련된 모든 것을 작은 것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고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다 읽고 그것을 다 내 것으로 만들게 된다면 거의 와인 마니아 수준의 지식을 갖추게 될 것 같다.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들 중에 특히 눈에 띈 것이 있다. 바로 와인의 효능에 관련된 이야기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정작 어느 정도를 마셔야 하는지 모르는 채 와인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부분적인 사실 하나만으로 와인을 먹어 왔다. 그런데 그 음용 법에 문제가 있었다. 그 문제는 바로 와인을 한 번에 많이 먹는다는 것이다. 보통 게임을 통해서 벌주로 알코올 도수가 상대적으로 낮고 몸에 좋다는 것만 알고 와인을 많이 마셨는데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도 제대로 알고 먹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또한 와인을 많이 마시고 난 다음날 유난히 숙취가 파도처럼 밀려오는데 이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와인 미셀러니는 와인 마니아 수준의 지식을 원하거나 와인 마니아 분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