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고, 소비하고, 저축하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항상 고민해야 하는 아주 기본적인 경제적 과제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경제적 과제를 적절하게 수행하지 못해서,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본적이 있을 것이다. 정답이 없는 문제이기에 더욱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위에서 언급한 3가지 경제적 과제 중에서, 돈을 소비하고 저축하는 방법에 대해서 그 동안 저자가 강연했던 내용들과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정리한 것이다. 사실 돈을 지속적으로 충분히 많이 벌 수 있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돈을 제한된 범위내에서 효과적으로 소비하고 저축하여 미래에 발생할 수도 있는 여러가지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이며, 저자도 이런 부류의 책을 출간하게 된 것이다.

"경제 습관을 상속하라"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녀가 성인이 되기 이전인 청소년기에 바람직한 경제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부모가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을 통해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부모의 잘못된 경제습관 하나까지도 자녀가 그대로 보고 배울 수 있으니 우선 부모부터 올바른 경제습관을 가지도록 해야 하며, 자녀에게 훌륭한 경제코치가 될 수 있도록 잘못된 경제지식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녀와 솔직하고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공감대를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이나 생각에 대해서 많은 부분에서 공감대를 가질 수 있었으나, 아쉽게도 특별하거나 새로워 보일만한 내용은 발견하지 못했던 것 같다. 무난하지만, 너무 평이한 것이 이 책의 단점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평소 돈을 관리하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이런 저런 자료들을 많이 찾아봤던 독자라면 약간 지루하게 느껴질만한 내용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돈은 중요하다. 하지만 돈에 대해서 잘못된 가치관이 형성되어 있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자녀들에게 좋은 경제습관을 물려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 이전에 돈에 대해서 바람직한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돈을 어떻게 바라봐야하며 어떤 가치관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더욱더 많은 페이지를 할당해서 이야기를 해주었다면 어땠을까라고 하는 아쉬움이 남아있다.

이 책을 한 마디로 소개하자면, 복잡하고 어려운 경제 이야기를 영화 속 장면과 연관시켜서 쉽고 재밌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동일한 출판사에서 예전에 출간되었던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라는 책과 매우 유사한 프레임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두 책의 차이점이라면, 경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사용하고 있는 재료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인문학보다는 더 친숙한 영화를 재료로 하여 경제 현상을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을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와 <경제학자의 영화관>의 뒤를 이어서 또다른 어떤 후속 작품이 기획되고 있지는 않을까?라는 궁금증을 가지며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경제학자의 영화관>은 일반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쉽게 풀어쓴 경제 서적이다. 저자가 한 편의 영화를 소개하면서, 그 속에 감춰져 있는 경제 현상들을 하나하나 끄집어 내서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35편의 국내외 영화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와 함께 유용한 경제 지식까지 덤으로 챙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유익한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영화라고 하는 일반 대중들이 접근하기 비교적 쉬운 소재를 이용해서 어려운 경제 현상들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주는 조금은 독특한 구성의 책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영화와 경제라는 얼핏 보기에는 서로 관련이 없어보이는 두 단어가 잘 어우러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는 했지만 책을 보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를 읽을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지만, 우리가 무심히 관람하는 영화속에도 경제와 관련해서 설명할 부분이 많이 숨겨져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경제라는 것이 사실은 우리 생활 가까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쩌면 주변을 조금만 둘러봐도 곳곳에 경제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요소들을 많이 찾을 수 있는 것은 당연할 것일지도 모른다. 다만,우리가 평소에 유심히 주변을 둘러보지 못했던 것일 뿐이다. 

설 연휴 기간동안에 집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읽었던 책이었다. 경제서적 같지 않은 경제서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분명히 경제 서적이지만 소설 책이나 자기개발서를 보듯이 슬렁슬렁 읽다보니 어느새 한 권을 다 읽을 수 있었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경제 서적을 찾는 독자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무난한 책인것 같다.

이 책은 특별할 것 없던 평범한 주유소가 어떻게 치열한 가격경쟁에서 벗어나서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이런류의 비슷한 마케팅 성공사례를 다루고 있는 책들은 이미 시중에 너무나 많이 유통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책들과 차별성을 가질 수 있을만큼의 어떤 특별함 같은 것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약간은 평범해 보이는 책이었다. 비유를 하자면, 흔한 음식이지만 인공적인 조미료를 전혀 첨가하지 않고 담백하고 자연스러운 맛을 내는 그런 느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최신 경영 이론으로 화려하게 포장된 내용은 아니지만, 저자의 진솔한 경험담과 경영 철학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담백하고 자연스러운 맛을 내는 음식에 비유한 것이다.

저자는 직접 주유소를 경영해오면서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 수 없이 많은 현실적인 문제들과 직접 마주쳐야만 했다. 초기에는 주유소 경영의 어려움을 느끼며 폐업까지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지만, 결국 물러서지 않고 정면 돌파하기로 결심한다. 마케팅 이론으로 본다면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석유 제품은 품질이나 기능의 차별성을 크게 부각시키기 어려운 상품일 것이다. 보통 이런 경우, 고객이 구매를 결정하는데 가격 민감도가 높게 작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경쟁 사업자들끼리 출혈을 감수하고 가격 경쟁을 벌이기 쉽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는 무의미한 가격 경쟁을 중단하고, 주유소를 신규 오픈하는 자세로 주유소 경영에 관해서 원점에서부터 다시 검토하기 시작하여 하나하나 작은 변화들을 이끌어내기 시작한다. 

거창하고 어려운 일들이 아니었다. 주유소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단장하기, 고객에게 큰 소리로 인사하기, 고객을 보다 세심하게 배려하기, 깨꿋하고 단정한 복장의 착용으로 고객에게 호감을 주기 위한 노력 등 어떻게 보면 너무나 사소하고 기본적인 것들이었다. 하지만, 이런 작은 변화들이 모여서 백산 주유소를 고객들에게 가격을 뛰어넘어 확실한 감동을 선사하는 가치 있는 장소로 탈바꿈시키게 되었고, 주유소의 경영은 차츰 안정화될 수 있었다.

저자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직원들이 오랫동안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살맛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 직원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려 했고 처우를 개선해주고자 했다. 특히, 일반적인 관행대로 잠시 일하다가 떠나면 그만인아르바이트 형태로 고용했던 직원들을 정직원으로 채용하는 결단을 내리는 부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직원들이 직급을 부여받고, 직급에 맞는 책임과 권한을 가지게 되면서 일터에 대한 애착도 커지게 되었고 자신의 일에 대한 보람도 찾아가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런 효과들이 고객에게 감동을 전달해서 백산 주유소에 오면 즐겁다라는 만족스러운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하였고, 그것은 곧 백산주유소의 매출과 수익의 신장이라는 놀라운 결과로 나타났다.         

고객에게 가격을 뛰어 넘는 진정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이 백산 주유소의 성공 요인인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당장 실행 가능한 작은 변화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잘 짜여진 스토리텔링과 그 속에 녹아 있는 저자의 경영 철학과 생생한 경험이 잘 어울려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힘들게 사업체를 운영해가고 있는 이 땅의 수 많은 자영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