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무심코 내 뱉은 한마디는 밤새 뒤척이게 만드는 수면 방해제가 되고 후회의 폭풍으로 씩씩대고 있지만 이미 먹은 떡볶이는 배속에 안착해 스트레스를 마구 뿜어 댄다. 나는 이렇게 잘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대를 보면 인간관계의 허무함이 느껴지고 세상은 괜찮다 잘했어란 응원과 지지보다는 더 잘할 수 없나?란 비난만을 쏟아내고 그속에는 나는 이리저리 비틀린다. 마치 현대 사회에 익숙해진 이가 갑작스런 사고로 무인도에 무방비로 방치된 것 처럼 우리는 아무런 준비 없이 어느 시점이 되면 심리적 무방비로 낯선 인간관계의 숲에 던져진다.
무방비의 관계는 수 많은 상처를 불러오기도 하지만 문제는 상처받는 원인도 모를뿐더러 해결책 또한 알지 못하니 스스로를 상처투성의 상태로 방치해 두게 된다는 것이다. 아파도 아픈줄 모르고 고통스러워도 참고 견디는 악순환의 반복으로 심리 상태는 피폐해지고 고달픈 나날로 채워가는 하루하루는 힘들다. 행동이 표출되는 것은 그 안에 감정이 바탕이 되고 그 내면에 심리가 있기에 행동이 눈으로 보여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감정을 엿보고 감정을 엿보기 위해서 심리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왜 상처를 받고 있는지, 왜 후회할 행동을 하는지, 왜 인간관계를 맺을 수록 회감이 드는지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행동을 파악한다면 상처를 완화 시키고 덜 아픈 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고통과 인내의 굳은살이 생겨야만 또 다른상처에 무뎌진다고 한다. 하지만 치유하지 않은 상처를 방치한채 굳은살이 되기까지 기다리기에는 상처로 이미 목숨이 위협받는 것만 같다. 작가는 상처에 취약한 이유를 부모님 즉 엄마의 존재에서 심리적 원인을 짚는다. 끊을 수 없는 엄마와의 정서적유대는 긍정적은 측면도 있지만 때로는 끊을 수 없는 족쇄가 아픔에 일조한다는 것이다.

"어머니의 무관심으로 유기된채 자란 딸들은 심리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다. 가장 가까운 가족과도 친밀한 관계를 맺어본 적 없기에 낯선 사람과 원활한 관계를 맺는게 쉽지 않다." P22

인간관계에서 쉽게 상처받고 아픈이유중의 하나가 아닐까? 싫어도 참는 법을 알아야 하고 부정적인 말은 해서는 안된다고 배워왔던 그 시간들 속에서 감정의 무관심과 유기는 심리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심리적 위로와 안정감이 턱없이 부족한채 자란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불안정한 상태 그대로 자라고 그로인해 나타나는 문제들로 아파한다.
엄마를 탓하자는 것은 아니다. 엄마와의 관계에서 잘못 된 점을 찾아내어 더 이상 아파만 하는 것이 아닌 그 해결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벗어나지 못한 엄마의 굴레속에서 갇혀 있지는 않은지 그 굴레가 족쇄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야만 문제 해결에 한발 다가갈 수 있다.

"인생을 한방에 바꿀지도 모르는 중요한 일을 한 방에 해결하고 홀가분해지고 싶은 마음, 그럴수록 스스로를 돌아보고 근본적인 원인을 먼저 찾아 해결해야 한다."p191

너무도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우리는 누군가를 밀치고 앞장서 나가는데 몰두한다. 내가 밀친이가 어떤 상처를 받았는지는 알 겨를도 상처를 줬는지도 자각할 겨를이 없다. 이런 세상에서 당장의 결과를 원하고 당장의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감정은 이미 저멀리 배제되어 있다. 나보다 앞서가는 사람을 보면 불안하고 뒤쳐지는 자신을 보며 원망으로 스스로를 괴롭힌다. 당장에 무엇인가를 해결하고 싶은 조급한 마음이 드는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불만족 스런 자신의 모습을 바꾸기 위해 성형과 다이어트로 원하던 모습으로 변했을지언정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어떤 변화에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만을 느낄 뿐이다.
결국 심리적 허기, 정서적 결핍의 충족이 필요하다. 너무도 뻔한 이야기지만 스스로를 사랑하고 스스로를 믿고 불쑥불쑥 찾아오는 감정들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 심리적 허기와 결핍을 채울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가시 돋힌 말에도 상처를 받지 않는 사람들, 자신의 행동에 후회하지 않는 이들, 많은 관계속에서도 늘 한결같은 이들을 보면 그저 부러움을 대상일뿐 그들이 가진 그런 능력들은 살펴보지 못했다. 또 그들과 반대되는 나를 보며 내안에 문제가 있을 거라는것 또한 알지 못했다. 내면에 숨겨져 있는 감정과 정서들이 우리가 살아가는데 무수히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스스로의 감정과 심리를 들여다 보지 않는다. 그래서 작가는 스스로의 내면을 보라고 도와주고 있는것만 같다. 감정을 제대로 읽고 그 심리안에 감춰진 진짜 감정을 찾아내어 자신에게어떻게 영향미치는지 알라고 말이다.
단단한 내면은 어떤 외부의 공격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상처 받지 않는 이들의 비밀, 우리가 심리를 들여다 보는 것은 내면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함인 것이다. 누구의 편이 아닌 스스로가 자신의 편이 되어 조금더 단단해져 세상에 맞서 상처에 무너지 않는 자신을 만들어가야 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부터 우리는 수 많은 감정들의 소용돌이 빠져든다. 일어나야 할 시간을 넘어 일어난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솟아 오르는 짜증, 늦을 꺼라 생각 했지만 제시간에 탄 치하철로 인해 안도감을 느끼고 생각지 못한 주변인들과의 관계 부조화로 무기력함의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우리는 이렇게 한정된 시간안에서 다양한 감정들의 변화를 겪는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들의 변화가 종잡을 수 없이 잦아 지고 주변인들을 넘어 자신에게 까지 피해를 끼치는 일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폭력을 휘두르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으로 치닫는일이 잦아 지고 있는 것이다.
감정을 통제해야 하는 나는 사라지고 감정에 통제 당하는 나만이 덩그라니 남아 있다. 감정의 주도권을 갖고 있음에도 적정 범위를 넘어서는 스스로를 주체하지 못해 때론 자책을 하고 때론 후회속에서 아파하는 일이 반복된다.
변화무쌍하게 일어나는 감정을 스스로 통솔 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심호흡 세번이라는 우스갯소리의 방법론이 아닌 감정의 변화로 인한 반복되는 상처를 떨쳐 내기 위해서라도 스스로의 감정에 대해 알아야 필요성이 절실하다.

어느날 친구나 직장 상사 혹은 지인들에게 충고와 조언이 들려온다. 그러나 상대방의 충과와 조언이라는 목적과 달리 이를 듣는 나는 아픈 상처가 될때가 있다. 상대의 말로 인해 끊임없이 내 행동을 곱씹어 보고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 원인의 상황을 머릿속으로 수도 없이 재생하며 하루종일 꼬리처럼 그 말을 머리속에 가슴속에 무거운 돌덩이처럼 담아 놓는다. 끝도 없이 추락하는 기분에 기운마저 빠진채 집에 돌아오니 별안간 눈물이 쏟아 진다. 별 변화 없던 감정이 누군가의 조언으로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더니 끝내 분노를 넘어 눈물이 된다. 그렇게 눈물로 모든 감정을 털어내고 나면 민망함과 후회가 밀려온다. 내가 왜 그렇게 감정적으로 굴었을까? 이렇게 하루종일 기운빠질 일이 었나?란 자책과 함께 스스로 조절하지 못한 감정변화에 답답함을 느낀다. 이는 타인의 이야기가 시발점이 된 원인이 있지만 감정의 주체가 나 임에도 불구하고 멋대로 불쑥불쑥 표출되는 감정에 끌려 다니느라 바쁘다. 물론 인간에게 감정의 변화가 없을 수는 없다. 허나 그 변화 속에서 자신의 감정에게 우위를 내주게 되는 것이 문제를 발생시키게 되는 것이다.

내속에는 내가 너무 많다는 이런 감정의 변화로 인해 고통을 겪는 이들의 다양한 모습들이 담겨 있다.
사랑을 갈구 하면서 다가오는 사랑에 두려움을 느끼는 이, 잘못에 대한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며 스스로에게 상처를 입히는 이 등등 만족하지 못하는 삶속에서 드러나는 감정의 변화로 고통스러워 하는 이들의 사례가 가득하다. 작가는 이를 경계성 성격장애라고 말하며 이들이 겪는 문제점 사회, 가정, 유전적 요인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원인을 찾는다.

경계성 성격장애는 고독을 견디지 못하고, 의존성과 독립성 사이에서 적정할 균형을 잡지 못하며 타인의 평가에 예민하고 낮은 자존감을 지닌 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심리 상태이기에 어떻게 보면 인간 모두가 잠재적인 경계성 성격정애를 가질 수 있는 이들인지 모른다.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정도가 되었다면 전문가의 치료를 받은 것이 급선무지만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감정을 지속적으로 돌아보며 관리하는데 조금의 시간이라도 할애 해야 한다.
스스로의 감정을 제멋대로 분출하는 감정에 내맡긴 채 방관만 했던 것은 아닌지 한번쯤은 돌아 봐야 한다는 것이다.
급속하게 변하는 세상속에서 그 만큼 많은 감정의 변화를 겪으며 살아가고 있지만결국 스스로를 돌보는 것이 내 속에서 일어나는 감정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을 가장 효과적으로 예방 할 수 있는 것은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책에는 경계성 성격장애를 가진 이와의 대화하는 방법과 치료방법이 다소 많은 부분 담겨 있다. 물론 대화와 치료방법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소용돌이 치는 감정을 다스리고 문제로 발전하기전에 자각 할 수 있는 방법 처럼 스스로가 자신을 들여다 볼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었다면 조금더 유익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