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란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을 가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나에게 여행은 떠남이고 비움이고 도전이었다. 항상 무엇인가를  더 얻고자 했고, 더 보려고 애닳아 했던 여행이었다. 여행을 떠나 4시간 이상 잠을 자본적이 없으니 계획과 수행의 연속이었다.

이 책에서의 여행은 시간이 멈춘듯 한가롭고  여유로운 일본의 골목 골목을 이야기 하고 있다. 여행의 목적을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보는것도 듣는것도 달라지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다.

오동통한 털복숭이 핑크빛 발바닥을 따라, "그르렁 그르렁" 거리는 숨소리를 따라서 천천히 천천히 걸어보라한다. 상상만으로 따뜻해 지는 그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는 단번도 이런 여행을 해본적이 없다. 신선한 충격과 사진속 고양이들의 표정, 몸짓, 나른함에 미소가 지어진다.

일본의 풍경을 길고양이들의 몸짓을 더해 하나의 스토리로 만들었다. 유난히 사람을 좋아하는 일본 고양이들! 고양이가 길조라니!! 그래서인지 사람을 두려워하지도 공격하지도 않는다.

눈빛마져 평온하고  행복해 보인다. 그래서 더 여유로워 보이는게 아닐까! 한국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길고양이가 사람을 피하지 않고 여유를 즐기거나, 사람과 거니는걸 본적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책을 만든다면, 도둑 고양이와 추격전이란 제목이 어울릴 것 같다.

	히비야 공원의 평온한 하루가 지나갑니다. 호수와 구름과 길고양이. 길고야이 한 마리가 호수 위의 바위에 앉아 열심히 식빵을 굽고 있습니다. 노릇노릇 노랗게 익어가고 있는 길 고양이.
페이지 : 38

 

도쿄, 규수, 나가사키, 교토, 고양이의 천국 아이노시마 등을 여행하며 고양이의 나른한 일상들을 교감하고 그것을 사진으로 담아 정리하고 있다.

책장을 넘길때마다 고양이의 표정, 생김새, 눈망울에 자꾸만 웃음이 난다.

담장에서, 창틀에서, 길 위에서, 바위 위에서 빵굽는 냥이들! 느림의 미학이 이런것 아닐까?

	솔개도 고양이도 사람도 그냥 멀뚱멀뚱 바라보는, 고양이들과 함께 길 한복판에 앉아 쉬어가기. 마치 고양이 카페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되는 아이노시마. 힘든 일은 모두 잊어버리고 길고양이들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아이노시마.
페이지 : 262

 어른이 될수록 더 빠르게, 더 치열하게, 더 조바심내며 살아가고 있다. 무엇에 쫓기며 살고있는것인지,  이 책을 읽으며 시간이 멈춰진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본 일본의 도시들에 이런곳이 있었나?? 나는 너무 빠르게 발걸음을 재촉하며 필요한 것만 찾으려 여행을 했었구나.

조금 천천히 느리게 주변을 살폈다면하는 아쉬움과 천천히 사물을 바라보고 시간을 내려 놓는 연습,  느리게 걷는 연습을 하자고 마음으로 새겨본다. 

내가 키우던 냥이는 마네키네코가 되었을까? 아이노시마 그들의 천국은 시간이 멈춘 마법의 섬일것이다.  사방에 식빵이 구워지고 있는 그곳이 더 궁금해진다.

고양이와느릿느릿걸어요, 일본여행, 박용준

노란집이란 제목만 보면 왠지 모르게 생기발랄 할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황혼의 노란색을 품고있다. 노년의 삶에대한 여유로움과 한가로움 그리고 따스한 이야기들이 작가의 표현으로 작가의 방식으로 빛을 발산하고 있다.

무심한 계절을 통해 나이든 노부부의 일상을 엿 볼 수있고, 나이들어 더욱 서러워 지는 작은 일들과 되돌아 보면 음악처럼 흘러간 옛 일들! 삽화를 통해 독자에게 더 많은 감흥을 자아내도록 구성되어 있다.

나이든 사람의 눈으로 보는 세상, 그리고 그것을 손주들에게 나눠주고 싶어하는 마음, 그마음이 온전히 느껴지는 부분이 많다.

	나이 들수록 오르막길 보다 내리막길이 더 어렵고 발목이나 무릎에도 부담이 더간다. (중략) 제 힘으로 당당하게 걸어 내려오려면 올라갈 때 힘을 다 써버리지 말고 남겨놓아야 한다. 등산에 있어서만 아니라 권력이나 명예, 인기에 있어서도 오르막보다는 내리막에 품위 있기가 더 어렵다는걸 전직권력자들의 언행을 보면서 곰곰이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페이지 : 173

 노년에 대한 또다른 삶의 시작을 작가는 이야기하고 있다. 

 책 중간중간 삽화 역시 책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작은 들꽃에서도 행복을 찾는 섬세함과 일상에 대한 소박함, 그리고 따뜻한 이야기들이 감동을 더해준다.

	들꽃이 예쁘게 보이면 그건 늙었다는 징조라는 글을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다. 맞는 말이다. 산 날은 길고 긴데 살날은 아주 조금밖에 안 남았다는걸 몸으로 느낀다. 이 세상 소풍끝내는 날, 나도가서, 아름다웠노라고 말하고 싶다.
페이지 : 299

노란집은, 작가 자신의 유년시절 추억과 삶, 노년의 일상들이 모두 담겨진 공간이다.

나이듬이 꼭 서럽고 외로운 것은 아닌것 같다. 작은 동화들을 모아놓은 듯 따스함을 담은 책이다.

 

박완서, 노란집

20대에 처음 이책을 접했을때는 비슷한 또래의 이야기! 비운의 책을 보고 감흥을 얻지 못했다.

30대가 된 후 다시금 이 책을 보았을때, 고통에대한 인간의 한계와 한없이 나약한 삶, 가족애, 희망에 대한 의미를 새삼 되새겨보게 되었다.

손가락, 손톱, 작은 눈커플 너무 당연하게 생각한 모든것들에 대해 이렇게 고맙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 20대 순백의 꽃은 커다란 태풍을 지나 옹골진 열매를 맺은것 같다.

이 책은 기도문같은 책이다. 한사람의 인생과 고난 그리고 선물같은 사랑, 그 사랑의 기적을 기도하듯 엮고 있다.

그리고 고통에 그녀의 이야기가 목이 따갑고 코가 찡하도록 아프다. 삶과 죽음에서 삶을 선택한 그녀의 이야기!

	추운 겨울날 아무 희망없이 길에서 꼬부리고 누워 잠을 청해야 하는 노숙자도, 평생을 입이 아닌 목에 인공적으로 구멍을 뚫어 숨을 쉬어야 하는 사람도,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곳에 자라나는 들플도, 이 땅에서의 생명이 허락된 이상 그의 생명은, 그의 삶은 충분히 귀하고 소중하며 존중받아야 할 가치가 있습니다.
페이지 : 51

오까의 글, 오빠의 편지에서 동생을 편히 보내줬어야 했는가 라는 말이 또 코를 찡하게 만든다. 요즘처럼 가족의 붕괴라는 사회적 문제속에서 이런 희생과 사랑이 있구나 싶다.

"끝까지 승리하고 갑시다!" 중환자실에서 그녀가 다짐한 삶에 대한 희망! 우리는 너무 소중한 많은것들을 흘려보내고 있는게 아닌가라고 생각해 보았다.

20대의 이지선을 30대가 되어 회고하듯 적고있었다. 내가 20대엔 그녀의 고통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30대가 되어 되돌아보니 그녀의 말처럼 인사를 건내고 싶어진다.

외모지상주의와 보여지는것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lte시대에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다" 라는 말을 각인시키는 부분이 있다.

	그녀의 겉사람은 조금 상했을지 모르지만, 그녀의 속사람은 놀라울 정도로 계속 아름다워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래서 그녀는 갈수록 세상을 살맛나게 하는 생명수를 계속 뿜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페이지 : 166

 10년의 세월에서 그녀는 더 견고해지고 성숙해진것 같다. 이 책을 볼수록 엄마와 아빠가 그립고 미운 오빠도 조금은 보고싶어진다.

소중한 소소한 모든 일상이 감사하고, 감정표현에 인색한 자신을 꾸짖어보게 된다.

햇살과 바람이 그리고 일상에 모든것들이 너무 감사하게 다가오는 그런 책이다.

 

지선아사랑해